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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야를 장악한 것은 검푸른 물결입니다.
수천 개의 빛이 천천히 주변을 떠다닙니다.
당신 역시 그들 곁을 부유합니다.
빛 속에는 우리가 지킬 생명이 존재합니다.
도시, 기계, 인류…
머리 위에서 빛이 넘실거립니다.
..아주 그리운 감정이 듭니다.
눈물이 흐를 법한, 꽉 막힌 듯한.
하지만 절망스러워 포기하고 싶은 감정은 아닌.
포기할 수 있을 리가 없죠.
이제 곧 끝날 일이니까.
……
……
그런데, 무엇이 끝나는 거였지…
…당신은 목 부근에서 답답함을 느낍니다.
호흡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물 속이라서 그런 걸까요.
머리가 어지럽고 숨이 가빠옵니다.
날카로운 것으로 긁어내리는 소음이, 뇌리를 장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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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익숙한 장소입니다.
아가일 발렌티아:
GM:.............
…….
눈앞이 암전되는 동시에,
당신은 긴 잠에서 깨어납니다.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사람과 가장 먼저 시선이 얽힙니다.
그는, 정말 드물게도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안도, 불안감, 의문…
수많은 얼굴들이 스쳐 지나가더니, 그는 한 발자국 떨어집니다.
……
……
당신은 그가, ‘나’의 삶을 거북해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이상하네요.
방금까지 매우 근사한 티 파티에 참여하고 있었던 기분인데.
혀끝에서 아직 달콤한 향이 맴돕니다.
아무튼, 이건 무슨 상황일까요?
GM:아가일, 이성 판정.
아가일 발렌티아:
GM:이성 -1
헤더 린든:
몸이 가볍습니다.
아주 오래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불안한 느낌은 아니네요.
팔다리는 뜻대로 움직이고, 당장이라도 걷거나 뛸 수 있는 상태입니다.
어째서 이곳에 누워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요.
......
당신은 이윽고, 자신의 목숨이 멎어가던 풍경을 떠올려냅니다.
사고 현장이나, 응급실로 실려 가며 들었던 다급한 목소리들.
죽음이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순간에 찾아오는구나- 싶던 그 때.
생명의 빛이 흐트러지던 순간 마지막으로 당신 곁에 있었던 사람이,
GM:상황을 인지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대화가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느리게 손을 쥐었다 피고, 이내 손가락을 말아 주먹을 쥔다. 제 힘을 가늠하는 주먹이 한 차례 바들거리고... 이내 시선을 돌려 아가일을 향했다.)
아가일 발렌티아:(제 눈앞에 살아 숨쉬는 이가 있음에도, 꼭 죽은 이를 목격한 것마냥 드물게 할 말을 잃은 모양새였다. 무감했어야 할 표정에는 미약하나 파동이 존재했고- 적어도 그것은 당신이 얕게나마 기이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차이였다. 그가 결국 입을 여는 데에는 조금의 시간이 더 소요되어야 했다.)
아가일은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이어갑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네가 잠든 이후 도시의 오퍼레이터 자리가 비게 되었어. 사고 때문이었던가.. 그 공석에 내가 지원해서, 합격했다.
헤더 린든:잠깐... 2년이나? 내가? (내륙으로 몰아치는 파도처럼 자신에게 덮쳐지는 정보값들 하나하나 모두 헤더, 그에게 퍽 낯설고 버거운 것들인 모양이다. 그는 영 혼란하다는 얼굴로 미약한 실금이 갔던 아가일, 당신의 면을 뚫어지게 보았다. 장난이냐 되물을 수도 없게 그 음성이 담담했으니, 헤더는 겨우겨우 돌아가는 제 머리를 쥐어잡고 짧게 앓았다. 당장 뭐라고 실감할 수 있겠나.. 다만 밖으로 나가 직접 부딪혀야만 제 위기를 체감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기분이 이상한데... 진작 죽은 줄 알았는데. (제 다리를 뻗어 지면 위로 몸을 지탱해 선다. 익숙하고도 낯선 중력을 이고 아가일에게 두어 걸음 다가서더니...)
아가일 발렌티아:(당신이 제 쪽으로 다가오면 눈동자만 느릿이 굴러 상대를 마주본다. 저와 원인은 다르겠으나, 상대에게서도 혼란이며 온갖 감정이 흘러들고 있음은 어렵잖게 짐작했을 터다. 그럼에도 그는 특별히 말을 얹는다거나, 과거에도 곧잘 하던 것처럼 상대를 제 방식대로 격려한다거나 하는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상대의 존재를 확인하듯 시선만이 또렷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헤더 린든:(그러니 더욱 낯설단 눈으로 상대를 바라볼 뿐이다. 반하게 된다니? ... 이어지는 물음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뗸다.) 우리 외에 사람들은? (기묘하게 도는 한산함이, 대화의 마가 뜰 때마다 선명하게 느껴진다. 느리게 눈을 껌뻑이다 시선을 사선으로 미끄러뜨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네 말에 따르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은데... 바로 타워로 향하는 건가?
아가일 발렌티아:전부 로고스를 착용하고 준비 단계에 들어간 상태야. 네 몫의 로고스가 없는 건-.. 식물인간은 로고스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는 이들이기 때문이고.
헤더 린든:로고스의 질문? ... 부작용이라니. 당장 쓸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지만... . (무엇이길래 넘어가느냐는 듯 되묻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가일 발렌티아:로고스는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정신'을 이송하는 장치다. 지워진 기억과 사고는 각 도시의 상자에 저장되고. 이송할 때마다 로고스는 개인에게 질문을 던져.
헤더 린든:질문이... 하나같이 뭔가 이상한데. (의식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면, 질문 역시 그 의식을 구성하는 것들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더 그럴 듯하지 않나? 삶의 일대기... 이루고자 한 목표나 신념 따위 같은. 우리가 죄의 질이나 횟수 따위로 무엇을 가늠할 수 있을까... 천당과 지옥을 판가름할 것도 아니면서. 긴가민가한 얼굴로 마저 말을 잇는다.)
아가일 발렌티아:(눈 느릿이 깜박인다.) 그런 질문들 또한 포함되어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그런 것 또한 '의식'의 사고 범주 안이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분별해내는 것 또한 그의 일이라고 들었으니.
헤더 린든:그게 가능-... 아니, 맞는 일이라고 생각해? (사람의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특정한 경우를 재고 따져 감산한다니. 당장 실감이 나지 않을 뿐더러...)
아가일 발렌티아:(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입을 연다.) 종말이 목전인 세계 앞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지는 법이지. '의식'은 끊임없이 가능성을 고찰했지만.. 결국 실패했어. 적어도 이 지구에서는. 그렇다면 답은 밖에서 찾는 수 밖에. (그럼 그 전송 프로젝트가 합리적이지 못하므로 이대로 남은 인류 전부가 여기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 또한, 맞는 일인가? 덧붙여 그렇게 물었을 터다.)
……
갑작스러운 상황에 직면한 당신,
헤더 린든:
GM: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바로 출발하려 했지만, 변수가 생겼으니.. (당신을 느릿이 훑다가)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겠지, 네게도. 이쪽도 머리를 비울 시간이 필요할 것 같으니.. 한 시간 정도 뒤에 출발하는 것으로 할까.
아가일은, 이내 머리를 좀 비우겠다며 방에 딸린 욕실로 향합니다.
…살아나서 다행이라는 말 따위는, 결코 하지 않습니다.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 병실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물끄럼 아가일이 지나간 자취를 훑곤 옷가지나 몸에 주섬주섬 손을 댄다. 별 이상할 점은 없는지, 낯선 변화가 있는지...)
GM:평소 자주 입던 겨울옷과 비슷한 종류를 걸친 채입니다.
헤더 린든:(목도리에 손가락을 걸쳐 약간의 틈을 벌린다. 아가일이 한 건가? ... 눈가를 가늘게 찌푸려 왼쪽 손을 쥐락펴락했다. 주사도 아마 아가일이 놓은 것이겠지... 방한용 신발의 위치는 잘 봐두고, 침대를 살핀다.)
GM:방금까지 이곳에 누워 있었습니다.
헤더 린든:... ... (리모컨으로 TV 전원을 켜 본다.)
GM:모든 채널이 같은 화면을 표시합니다.
헤더 린든:(눈가를 찌푸리고 몇 번 더 채널을 돌리거나 볼륨 높낮이를 조절해 본다. 그 후 테이블 위를 살핀다.)
GM:신문이 놓여 있습니다.
헤더 린든:
GM:당신은, 음모론에 가까워 보이는 사설 한 편을 읽게 됩니다.
헤더 린든:
GM:어쩐지, 당신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의식과는.. 그 행동 원리가 많이 달라졌단 생각에 도달합니다.
헤더 린든:(2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수행자 하나가 사임되었다는 것도 그렇고... 어딘가 석연치 않다는 감상을 안고 문을 살피기 시작한다.)
헤더 린든:어... ... (고심...)
GM:커다란 아웃도어 배낭입니다. 앞주머니에는 ID 카드가 들어 있습니다.
헤더 린든:(그가 수행자니, 전진기지에 사용하는 건가 가늠해 본다. ... 뒤질 필요까지는 없겠지? ... )
GM:일반적인 사원증과 비슷한 규격입니다.
......
당신이 병실 안을 돌아보고 있자면,
아가일이 욕실 안에서 앞머리를 정돈하며 나옵니다.
..그의 눈빛에서는 여전히 낯섦이 묻어납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달리.. 더 궁금해졌다거나. 생각난 것이 있나? 이쪽이 아는 선에서는 답해보도록 할 테니.
헤더 린든:글쎄... ... 여기가 원래 내 병실이었나? (다소 뜬금없는 질문이겠다.)
아가일 발렌티아:(생각대로 예상치 못한 질문인 모양이었는지, 의도를 가늠하는 듯 눈이 가늘어진다.) 적어도 2년 전부터 지금까지는, 그랬지.
헤더 린든:그건... 대충 알겠던데. 더 사람이 없다고 했으니까... 그런 것 치고는 주위가 말끔해서. (끔뻑끔뻑 아가일 한 번 본다.) 고맙다고 해둘까. 생색은 아니랬어도... 덕분에 몸이 제 기능을 하는 거겠지. (짧게 마가 뜬다.)
아가일 발렌티아:(짧은 침묵이 이어진다. 당신 목에 여전히 감긴 목도리며 옷으로 잠깐 시선이 가나 싶더니) ..마지막이니 예를 갖췄을 뿐이야. (....)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하지 않았겠지만은.
헤더 린든:(눈을 오래 감았다 뜬 것일 뿐, 한순간이 훌쩍 지났다고 체감만 하다 낯설게 구는 상대를 보자니 의문만이 쌓여간다. 답답함에 입가를 검지 끝으로 톡톡 두드리는데, 한참을 고심하는지 침묵이 길게 이어졌다. 수십 초에서... 분으로 넘어가기까지.) 무슨 의미야? 마치 내가 얌전히 죽길 바랐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 ...)
아가일 발렌티아:(침묵 속에서도 제 자리만을 지켰다. 결국 튀어나온 당신의 물음에 작게 입을 벌렸던가.. 그 틈새로 목소리가 새어나온 것은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헤더 린든:더더욱... 이해를 못 하겠는데. 무얼 위해 수행자에 지원한 거야? (눈가를 가만 누르다 말을 이었다.) ... 봐, 너한테는 내가 2년 만이겠지. 그러니 낯설다는 듯 구는 건,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그냥 낯설다고, 그렇게 낯가리고 있을 사람은 아니잖아, 넌. (... ...) 단순히 시간의 공백에 한정해서 껄끄럽게 구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 그럼 왜 이렇게 구는 걸까, 뭐가 문제길래? ... 네가 수행자에 지원한 데에 내가 일부 계기가 된 것이라면, 이제 와서 너의 시간을 낭비한 원인이라도 되는 건가? (요지는, 결국 난 당신의 어떤 문제가 된 셈이냐는 결론이다.)
아가일 발렌티아:(이전보다도 침묵이 길다. 2년이라는 공백 사이에도 저를 기억하는 목전의 이는 여전하구나 싶었던 탓이다. 그는 천천히 문 앞, 가방이 놓인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의 의문에 해답이 될 만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
헤더 린든:(무어라 덧붙일 생각은 못하고 채비하는 모습만을 멍하니 바라봤다. 분명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서 조급함을 얻어야 할 사람은, 이제 다시 시간이 돌아가기 시작한 자신의 몫임이 확실한데도... 어떤 압박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이젠 너무나 익숙하다는 듯, 혹은 지긋하다는 눈으로 아가일을 짧게 바라보았다.) ... 모든 인구는 서로 부양을 빚으로 묶인 채무 관계가 아니잖아. (그렇게 내뱉고 몸을 돌린다. 확인해 두었던 방한 신발을 마저 챙겨 돌아왔다.)
아가일 발렌티아:(당신의 문장에 눈썹이 까닥인다. 화가 났다기보다는 짚고 넘어가는 모양새에 가깝다.) 강조해서 말해두겠는데- 이건 '내' 선택이야. 내 신조에 따라 행동했다는 뜻이다. 네가 그 과정에 있어 어떤 책임이나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분명히 말한 것 같은데.
헤더 린든:... ... (더 반문할 여력은 없다. 언쟁이 길어질수록 아쉬운 건 착실히 흘러가는 시간을 셈할, 셈하기 위해 요한 의식이 갖춰진 그들이었으니까. 헤더는 몇 번 입을 달싹이고 만다. 다만 한 가지 드는 의문이란, '내' 선택에 나의 의지가 얼마나 순수하게 함유되어 있느냔 것으로. ... 헤더 그는 상황이 선택지를 밀어 놓는다는 것 하나는 알 것 같았다. 2년 전 그때, 옆에 누가 있든 자신은 몸을 내던졌겠지만, 그게 오롯이 자신의 선택이라고 하기엔, 그저 선택지가 그 뿐이었던 탓이다. 가만히 있거나, 움직이거나. 애석하게도 옆에 존재하던 건 아가일 당신이었으니, 결국 움직인다는 선택을 더 재빠르게 선택했던 것 뿐이다. ... 그게 오직 의지로 점칠된 선택인가? 아가일의 사고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헤더는 알 수 없다. 더 넘겨 짚으며 물고 늘어지지 않는 것도, 알 수 없고 구태여 알 필요나 자격도 없을 거라고 판단한 결과였으니, )
......
병실을 나섭니다.
당신은 아가일과 함께 해당 층의 로비로 향합니다.
카운터 위에 골판지 상자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보급 물자라 거창히 말해도 일주일치 식량, 시계, 물, 수건이나 옷가지, 상비약, 자동차 키, 낙하산, 책자 하나, 그리고…
권총이 두 정 들어있을 뿐입니다.
총알은 다행히 가득 차 있습니다.
GM:무기란에 권총이 추가되었습니다.
총은 차갑고, 무겁습니다.
단순한 감상이 스치는 순간–
거대한 폭발음이 들려옵니다.
동시에, 로비 정면의 유리창이 모조리 무너집니다.
유리 파편과 추위가 건물 내부로 밀려듭니다.
눈보라가 몸을 휘감습니다.
헤더 린든:
......
갑작스러운 충격의 여파에 균형을 잃고 주저앉습니다.
바닥이 손바닥에 닿는 와중,
유리조각이 손을 파고듭니다.
GM:체력 -1
건물 창문을 구성하고 있던 모든 요소가 바닥에 쏟아져 엉망이 되어서야 상황이 눈에 들어옵니다.
붕괴의 원인을 알기 위해 천천히 건물 외벽 쪽으로 다가서자,
……
이 세상의 것이라 형용하기 어려운 광경과 조우합니다.
깨진 창 아래를 내려다보면 곧바로 갑작스러운 재난 원인을 알아냅니다.
무언가 불그죽죽한 것들이, 십 층은 넘는 건물 외벽 가득 달라붙었습니다.
‘그것’은 죽어가는 벌레처럼 간헐적인 움직임을 보입니다.
‘그것’은 수백 개의 입으로 낮게 신음합니다.
‘그것’은 하나의 개체가 아닙니다.
녹아내리고, 부패한 살덩어리가 빼곡하게 매달려 창을 부순 것 같습니다.
헤더 린든:
......
누렇고 하얀 액체들 사이에서, 익숙한 형체를 알아봅니다.
검은 헬멧입니다.
검은 모듈러 헬멧이 수박의 붉은 과육에 박힌 씨마냥 듬성듬성 흩어진 꼴이 흉합니다만,
동시에 헬멧이란 어디에 쓰는 도구인지 생각하게 될 수밖에 없군요.
‘그것’은, 오직 이 건물을 오르기 위해 한 덩어리로 질척질척하게 녹아든 사람들입니다.
머리에 헬멧을 쓴 채로…
......
끔찍한 것을 목격한 두 사람,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
GM:헤더, 1d6 굴려주세요.
헤더 린든:5
GM:
......
정신이 희미해지는 당신을 붙잡는 와중에, 아가일은 깨닫습니다.
부조화들은 살아 있는 인간을 찾아 뇌를 탐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곳에 계속 머물다가는 저 유쾌하지 않은 모임에 합류하게 될지 모릅니다.
.....어떻게 하나요?
아가일 발렌티아:(어느 정도 충격이 올 거라고 예상은 했으나.. 의식을 아예 잃은 상대에 순간 눈이 크게 뜨인다. 아무래도 2년간의 공백, 이후 갑작스러운 기상으로 인한 문제인 듯했다. 혀를 차고는 당신 쪽으로 다가가 팔과 상체 쪽을 지탱한 채 부축하고.. 상황 타파를 위해 주변을 살핀다.)
멀리 보이는 엘리베이터 불은 꺼져 있으며,
비상계단 쪽에서도 비슷한 신음이 들려옵니다.
이곳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반대편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것.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부조화 덩어리가 로비 바닥을 천천히 덮어갑니다.
그들은 오케스트라 조율이라도 하는 것처럼,
여러 목소리로 신음하며 사이좋게 접근합니다.
아가일 발렌티아:(산 넘어 산이다. 헛웃음을 흘리고는 챙겨든 보급 물자 안에 있던 낙하산을 떠올려낸다. 다만..)
GM:총 3회, 부조화 및 무너지는 건물 안에서의 민첩 판정을 진행합니다. 부축하고 있는 상대가 있으므로 패널티 다이스 1개가 주어지며, 실패 시 체력 -1
아가일 발렌티아:
GM:아가일 체력 -2
......
무너져가는 건물 안,
스스로 몸을 가누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
헤더, 정신이 드나요?
헤더 린든:... ... 방금이 재수없는 경우였던 건가? (골을 부여잡고 가만가만 제 정신을 가다듬는다.)
아가일 발렌티아:방금이 아니라-.. 지금도, 라고 해야겠지. (의식이 돌아온 상대를 보면 한숨인지 뭔지를 내쉬며 상대를 똑바로 세운다.) ...스플래터 영화에 면역이 없는 편인가? (이런 말이나..)
헤더 린든:간만에 성질이 확 뻗치는 것 같은데... (아가일을 흘겨보더니 낙하산 하나를 채 받아간다.) 액땜한 것일 수도 있지. 이번엔 나쁘지 않을 거야.
GM:낙하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착용자는 도약 판정을 합니다. 어려운 성공 이상이 요구됩니다.
아가일 발렌티아:
헤더 린든:
GM:두 사람 모두, 지면에 착지했을 때 조금 구릅니다.
헤더 린든:1
GM:헤더 체력 -1
……
추락은 수십 초도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슬로우모션처럼 느껴집니다.
하늘을 가르는 거대한 창살이 눈에 들어옵니다.
마치 새장 같습니다.
모든 것을 지우듯 덮어버린 백색, 멀어지는 마천루의 풍경,
2년.
찰나에 많은 것이 달라지고 말았습니다.
거대한 전제에서 하나의 생각으로 파고드는 것처럼, 점차 지면이 가까워집니다.
두 사람은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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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기온은 방벽에 의해 영하 12℃ 정도로 조절됩니다.
지면에 쌓인 눈은 무릎에 못 미칠 정도입니다.
뛰어내린 곳은, 병원 주차장입니다.
주변은 한적합니다.
적어도.. 이전 보았던 괴물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시간을 확인하면, 오후 11시입니다.
..곧 날이 달라집니다.
차에 오르기 전,
헤더 린든:
......
문득, 누군가의 시선을 느낍니다.
출처는 알 수 없습니다.
헤더 린든:
.....
다시 생각해 볼까요?
헤더 린든:(뭐지? 곰곰...)
.............
문득.. 의문을 품습니다.
이 도시에 깨어있는 '사람'은..
당신과 아가일뿐이라 하지 않았던가요?
허나... 꾸물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아가일이 운전석 쪽으로 향합니다.
차에 올라 내비게이션을 작동하면. 30분 후 대교에 도착한다는 안내 음성이 흐릅니다.
아가일은 가방에서 ‘오퍼레이터 매뉴얼’이라 쓰인 책자를 하나 꺼내서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묻고 싶은 게 있으면 확실히 물어. -구역을 골라도 좋고.
헤더 린든:(책자를 몇 번 팔랑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 가장 가까운 구역부터 들릴까? 방금까지 병원에 있었으니... 아직 우리는 제 1구역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으니까. (간극 이후)
아가일 발렌티아:당장... 병원에 들르는 건 무리야. 방금 그것들을 피해서 뛰어내렸는데 거길 다시 들어가자고? (...)
헤더 린든:(아 병원에 있었나.) ... 2구역으로 갈까?
아가일 발렌티아:아마도. 본인들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겠다 믿거나. (더 이상의 말은 얹지 않았다.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내비게이션을 킨 채 2구역으로 향하기 시작한다.)
......
아직도 그 충격적인 광경이 눈앞에서 어른거립니다.
..병원 안에 있는 상자는, 무사할까요?
지금으로서는... 확인할 방도가 없습니다.
찝찝함과 사방에서 깔리듯 닥쳐오는 부담감만을 안은 채,
두 사람은 제 2구역으로 향합니다.
박물관은 거대한 호수 앞에 세워진 건물입니다.
얼어붙은 호수를 넓은 광장이 둘러싼 정경입니다.
한때 봄이 되면 푸르게 피어났을 나무들은 모두 희게 시들었습니다.
이 시대에 열쇠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구식입니다.
차체를 덮은 눈의 양으로 주차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 ... 사람이 더 없을 거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짐작 가는 구석이 있느냐는 듯 본다.)
아가일 발렌티아:(말한 것이 본인이었던지라, 확신에 가까운 사고가 어긋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목도하자 미간을 찌푸린다.) ..이쪽도 들은 바가 없어. 타 구역의 오퍼레이터들인가?
헤더 린든:(아가일 다시 한 번 보고 먼저 시도해 본다.)
......
조금 힘을 주어 열면,
역시 구식인 모양인지 차 문이 쉽게 열립니다.
헤더 린든:(내부를 쭉 훑곤 사진 액자 먼저 살핀다.)
사진 속에서 두 사람이 사이좋게 웃고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처음 보는 얼굴이군요.
헤더 린든:(당연하지만, 모르는 얼굴이군. 이어서 서류철을 살핀다.)
표지에 P사 기업 로고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내부에 프린트를 마친 A4용지 몇 장이 들어있으며, 내용을 살펴보면.. 어떠한 연구 자료의 초안임을 알아냅니다.
「정신 이전과 경계」 집필자는 「I」로 표기되어 있으며, 어려운 전문 용어뿐입니다.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서류철 봄..)
헤더 린든:(아가일 봄)
아가일 발렌티아:(한숨...)
헤더 린든:뇌를... . 로고스와 관련된 실험이었던 것 같지. (정신 이전이라는 말도... 관련해서 의식이 발표했다고 하지 않았나?) 다른 내용은 더 없어? (어디가 성공적이었다든가, 하는... ) (그러며 차 내부를 한 번 더 뒤적거려 본다. 걸리는 물건이 더 없는지...)
아가일 발렌티아:같지가 아니라, 맞을 거다.. P사 사람이라면야 더욱이. (몇 장을 더 넘겨본다.) 성공적이라고 판단했으니 의식이 실행에 옮긴 것이겠지. 이외에 이렇다할 만큼 영양가 있는 내용은 없어.
차 안에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헤더 린든:P사...가 무슨 회사더라? (아쉽군. 더 볼 게 없다면 몸을 뺀다.)
아가일 발렌티아:의식과 협조하여.. 전 세계에 로고스를 보급한 다국적 기업이라 알고 있어. 구체적인건 이쪽도 모른다만은. (차 문을 닫고 박물관 쪽을 바라본다.) 갈까.
헤더 린든:그렇군... . (흠. 가볍게 숨을 들이키며 고개를 주억인다. 먼저 박물관을 향해 한 걸음 뗀다.)
정문으로 다가가면, 열린 상태입니다.
당신은 문 위 간판에서 ‘자연사 박물관’이라는 표기를 발견합니다.
건물 벽에 「특별전: 신세계로부터(From the New World)」와 같은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헤더 린든:
...다시 볼까요?
헤더 린든:(눈 부빗... 고개 돌려 아가일 한 번 보고? 다시 부릅 눈 떠 관찰한다.)
아가일 발렌티아:(할 말이라도 있냐는 듯 눈썹 까닥인다..)
문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누군가 억지로 비틀어 연 듯한 흔적을 발견합니다.
자물쇠가 고장난 채입니다.
헤더 린든:(어깨를 으쓱이고 만다.) 그나저나 자물쇠가 고장났네... 안에 저 차 주인이 들어가면서 부순 것 같은데. (조금 긴장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 마저 들어갈까?
아가일 발렌티아:(당신과 비슷한 생각을 한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목적은 모르겠지만.. 침입에 가까우니 경계하는 편이 낫겠지. (상자에 손을 대려는 셈인가. 작게 혀를 차고는 안쪽으로 발 들인다.)
박물관 안으로 진입합니다.
헤더 린든:(잠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핀다. 로비에 특이점이 있나?)
관람객이나 부조화 따위는 한 명도 보이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모든 조명이 켜진 채입니다.
아름다운 대리석 바닥에 희고 노란 조명이 수십 번 반사되어 눈부십니다.
별자리 그림으로 장식된 로비 천장은 가장 높은 층까지 뚫려 있습니다.
위를 올려다보면 커다란 고래의 뼈 표본이 매달렸고, 조형미가 느껴지지만..
..쓸쓸한 기분이 듭니다.
입을 떼자 넓은 공간 특유의 먹먹한 귀울림이 들려옵니다.
어디서든 희미한 먼지 향이 납니다.
계단 옆의 벽에 4층까지의 안내도가 붙어 있습니다.
안내 데스크에 비치된 리플릿에 휴대용 지도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매표소를 겸하는 안내센터입니다.
헤더 린든:(흩어진 리플릿 슥 살핀다. 모두 동일한 내용인가?)
전시 공간 나열 순서를 읽자니.. 자연 법칙을 준수하는 구성임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땅 위에서 살아가는 인류,
그들이 거쳐온 역사.
머리 위에는 언제나 우주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지하에 대한 설명은 적혀있지 않습니다.
데스크 뒤 역시 정리되지 않아 어수선한 모습입니다.
돌아가서 살피면, 누군가 무언가를 찾느라 어지른 것처럼 서랍이 여럿 열려 있습니다.
열린 서랍을 살피면, 「F1 열쇠」라는 이름표가 붙은 상자를 찾아냅니다.
기대와 달리.. 내부는 텅 비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문화상품점으로 향합니다.
어느 박물관에나 있는 문화상품점입니다.
잠긴 유리문 너머로 여러 색의 기념품들이 보이는 것이.. 스테인드글라스 같습니다.
문 앞의 거치대에 여러 책자가 진열되어 있는데, 정문에서 보았던 기획이 눈에 띕니다.
지구 멸망 이후 시작될 화성 테라포밍에 대한 전시입니다.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하였다고 합니다.
4층의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협력처는 '의식'으로 기재되어 있군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계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바로 4층으로 갈 건가? 아니면 아래에서부터. (리플릿을 펼쳐 보고 있더니 당신에게 묻는다.)
헤더 린든:그럼, 그럴까? 가장 위부터 가서, 내려오며 살피는 게 나을 것 같은데. ..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어느 쪽을 사용하나요?
헤더 린든:음... 아니 2층부터 가자. ( 에스켈레이터 어떠냐는 듯 가리킨다.)
아가일 발렌티아:(고개 끄덕이고 먼저 발 옮긴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은 보이지 않습니다.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
올라가던 중, 계단에서 누군가의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미량의 흙이 남아 있군요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
헤더 린든:사람이라면... 처지가 우리와 비슷한 사람일 수 있지. 차량에 있던 서류도 그렇고... (짧게 입을 다물었다. ...) 사람은... 한 명 뿐이려나.
아가일 발렌티아:아마도. 개인행동을 하는 사람 같았지.. 발자국도 한 사람의 몫인 것 같고. (숙였던 몸을 다시 곧이 세운다.) 우선.. 올라가서 확인하는 것으로 할까.
......
의구심을 뒤로 한 채,
2층으로 향합니다.
환경관의 조명은 밝고, 온실 속에 들어온 것처럼 따뜻합니다.
희미하게 단 향이 풍겨옵니다.
철거 중 시설이 폐쇄되었는지, 전시실 절반은 텅 비었습니다.
관람해 보나요?
헤더 린든:(전시를 쭉 둘러본다.)
아직 철거되지 않은 테이블 위에 책 여러 권이 놓여 있습니다.
헤더 린든:(그러나? 테이블 쪽으로 시선을 돌려 책을 살펴본다.)
참가자 중 한 명이었던 제인 포인터가 실험과 관련된 성공과 실패를 기술한 책입니다.
이 책에서, 철거된 전시의 나머지 부분이나 실험이 어떻게 끝났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책을 살펴보고자 한다면..
헤더 린든:
GM:지능은 어려운 성공 이상이 요구됩니다.
헤더 린든:
......
인간이 화성에 기지를 만들어 거주하기 위해서는 어떤 시설이 필요할까요?
내부 환경을 어떤 방법으로 조성하여야 최적의 효율을 얻을 수 있을까.
해답은, 생태계의 축소판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헤더 린든:(책을 재차 살펴보고 별 다른 내용이 없다면 동물관을 살피러 간다.)
동물관은 어둡고, 어디선가 밤의 벌레 소리와 풀 향이 납니다.
바닥에 드문드문 설치된 둥근 조명이 좁은 복도 사이를 희미하게 밝힙니다.
전시 초반은 생태계에 관한 사진전이며,
복도를 지나 둥글고 넓은 공간에 도착하면 각종 동물 박제가 집합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합니다.
어떤 것은 멸종되었으며, 어떤 것은 현존합니다.
마지막 공간에서 벽 하나를 덮은 그래픽 패널을 통해 다양한 먹이사슬의 형태가 표시됩니다.
검은 배경에, 기하학적인 흰 선으로 그려진 생물들과 그 학명이 사라졌다 나타납니다.
날카롭고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그 순간,
화면에 큰 노이즈가 스칩니다.
동물 이미지와 학명들이 천천히, 천천히 녹아내려...
벽면을 꽉 채우는 문장 하나를 만들어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문장이 구성됩니다.
……
-타이밍 좋게 연락이 끊어집니다.
기이하고 불안하지만, 의식의 계획을 방해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
..누군가 그에게 협박당해 건물 지하에 갇혀 있기라도 한 걸까요?
헤더 린든:리플릿에 지하에 대한 설명이... 적여 있던가? 무슨 상황인지 확인하러 가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 .
아가일 발렌티아:..지하에 관한 내용은 없었어. 로비에서 보이던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또한.. 없었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헤더 린든:그렇다면...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한 채로 고개를 끄덕인다. 더 볼 게 없는 것 같으니 다음 위층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계단)을 통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이동합니다.)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
GM:미량의 흙이 남아있고, 말라붙은 지 하루가 넘었습니다.
헤더 린든:(희미해지는 걸 보면 이쪽이 더 오래된 흔적인가?) 일단... 계속 갈까.
3층 로비로 올라오면, 희미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헤더 린든:
......
다시 들어볼까요?
헤더 린든:
......
천천히, 물이 떨어지는 듯한 음색이 문화관 입구로부터 들려온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문화관은 전 인류의 진화와 발전을 테마로 합니다.
한때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었을 전시실들은 각자 잠겨 있거나, 철거되어 지금은 둘러볼 수 없습니다.
이집트 상설전시실만이 열린 채입니다.
관람해 보나요?
헤더 린든:근처에서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쭉 들러본다.)
이집트의 시대별 의복을 걸친 밀랍 인형, 장신구, 무기, 농기구 등 각종 유물이 함께 전시된 모습입니다.
아가일 발렌티아:('신'에 관한 내용부터 둘러본다.)
헤더 린든:(이후 사후세계에 대한 내용을 살핀다.)
물소리를 따라 내부로 진입하면, 벽면 내부 공간에 설치된 액자 하나와 액자 아래 저울 모형을 발견합니다.
액자 속에는 '사자의 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안내 패널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커다란 금빛 저울 모형의 한쪽에는 깃털이,
한쪽에는 유리로 된 심장 모형이 놓여 있습니다.
금이 간 유리 심장에서 천천히 붉은 액체가 떨어져 바닥을 적시는 것이.. 물소리의 근원입니다.
..이것을 본 당신은, 아주 잠깐 이유 모를 흉통을 느낍니다.
더 읽어볼까요?
헤더 린든:(가슴께를 가볍게 두드리곤 다음 내용을 살핀다.)
아가일 발렌티아:(잠시 글을 읽다가 생각에 잠긴다.) 이들은 그럼 육체 없는 영혼은- 인간이라 볼 수 없다 보았을까.
헤더 린든:(아가일의 말을 조용히 경청하는 듯 묵묵하게 바라볼 뿐인다. 고개가 마주칠 적 다물린 입을 빨리 뗄 생각은 없는지, 잠깐,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수 초 동안 시선을 맞췄다.) ... 너는 정확히 인간이 무엇이라고 정의하지?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 고개를 돌려 아가일에게서 저울 모형으로 시선을 옮긴다.)
아가일 발렌티아:(당신의 말에 잠시 뜸이 나는가 싶다가도, 이어지는 말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나왔다.) 본인을 본인만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는 존재들. 삶에 있어 명확한 목적 의식을 가지며- 본인이 가진 능력을 개화해내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법을 아는 존재. (보통은 이성적인 존재들이라고 말하지만.. 이쪽에게 이성이나 감정은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서. 차분한 덧붙임이 잇따른다.)
헤더 린든:각자의 목적의 설계, 능력을 개화하는 역할이 영혼의 몫이라고 해볼까. 육체가 없는 영혼은 그 어떤 것도 쥐고 소리내고 작용할 수 없을 테니, 인간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군. (신발코가 위아래로 까닥여 바닥을 치는 소릴 냈다.) 인간의 영혼이 인간 외의 육신에 깃들었다고 하지. 그럼... 전자의 경우보다 불가능할 건 적다고 볼 수 있을까? 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냔 말이야. 그들은 상대적으로 인간일지도 몰라.
아가일 발렌티아:완전한 인간이라고 볼 수도 없겠지만- 인간이 아니다, 라고 정의내릴 수도 없을 테니. (어쩌면 명명할 다른 개념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부연하기도 했다.) 불가능에서 가능으로 치환되는 것이 있깄고-... 반대로 가능에서 불가능으로 치환되는 것이 있겠지. 그 물음에 대해서는, 일장일단이라고 답해 둘까. 가능성에 경중을 따지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야. 중요한 것은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를 보고 있는 본인의 '의지'일 뿐. -적어도 이쪽은 그리 생각하며 살아왔다.
헤더 린든:그렇다면, ... 그렇다면. 영혼도, 인간의 육체도 가지고 있는 존재가, 어떤 목적도 없이 본능이 움직이는 대로 살아간다면, 자신의 능력이랄 것도 없이 살아간다면 그건 인간이 아닐까? (이어서 덧붙인다.) 착실히 현실을 살아갈 뿐, 그리는 미래가 완전한 암흑 뿐이라면 어디부터 어디까지 그러한 존재를 인간이라고 볼 수 있지?
아가일 발렌티아:유감스럽지만, 나는 아니라고 답하겠어. (고민 없이 흘러나온 투가 농이 아님을 방증한다.) 현재는 곧 과거가 되고, 미래는 곧 현재가 되지-..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가치를 두는 삶은 미래지향적인 방향이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지. (상대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헤더 린든:(걸음은 아가일이 몇 발자국을 앞서 나아갈 때 떨어진다. 전까지 그의 자취를 유심히 바라보며 말을 곱씹는 듯 했다. 그렇다면 불확실한 미래에 현재를 거는 사람들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지? 그들이 필사적이지 않았다고 볼 순 없는 노릇이지, 도피와는 결이 다르지 않나. ... 이를 입 밖으로 반문하는 일은 없다. 다만 아가일을 따라 전시관 밖을 향할 때, 헤더는 얕은 향수를 느낄 뿐이었다.)
어두운 가운데 스크린 위 낡은 흑백 영화가 재생 중입니다.
만화영화입니다.
조금 지켜볼 경우..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바탕으로 만든 것임을 알아차립니다.
헤더 린든:
박물관 직원을 위한 근무 수칙 등이 기입되어 있습니다.
읽어 볼까요?
헤더 린든:(메뉴얼 책자를 펼쳐 읽는다.)
헤더 린든:
..다시 살펴볼까요?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
헤더 린든:아, 이제 지하로 내려갈 방법은 알았군... ... 더 볼 건 없겠지? (방을 빙 둘러보고 걸리는 게 없다면 걸음을 돌린다.)
여러분이 방에서 빠져나갈 때, 영화의 내레이션이 중얼거립니다.
『들어라, 너희가 온 세상의 물레방아를 다 없애더라도 반드시 하나는 남아있게 될 거다.』
.
.
.
4층의 벽과 천장, 복도는 밤하늘을 녹인 듯한 색입니다.
복도 위에 커다란 태양계 행성 모형이 늘어서 있고,
벽에 설치된 패널에 행성의 정보가 흰 글씨로 쓰였습니다.
1층에서 보았던 별자리는 가까이 보아도 실제 우주처럼 멀게 느껴집니다.
구형 돔 형태의 공간에 입장하여 우주 쇼를 관람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입장할 경우 짧은 복도가 이어집니다.
붉은 카펫 위로 수많은 별빛이 펼쳐져 있습니다.
지나온 입구나 바닥이 없었다면, 무한한 공간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우주복 없이 밤하늘 속에 내던져진 느낌이 듭니다.
GM:지능은 어려운 성공 이상이 요구됩니다.
헤더 린든:
..한번만 더 생각해 볼까요?
헤더 린든:
......
당신은, 어느샌가 이것이 실제 우리 우주를 나타낸 화면이 아님을 알아차립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너무나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한 당신,
헤더 린든:
GM: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헤더 린든:... 이런 곳에...? (휴대전화를 주워 작동되는지 살핀다.)
......
음성 메시지가 하나 도착해 있습니다.
12월 28일.
여러분이 병원을 빠져나오기 직전의 시간대입니다.
..들어 볼까요?
헤더 린든:(들어본다.)
생소한 음성입니다.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어딘가 아픈 듯이 괴로운 듯이 숨을 몰아쉬며 이야기합니다.
……
……
배터리가 다 된 휴대전화가 툭 꺼집니다.
헤더 린든:(상자를 파괴? 오퍼레이터는 또 왜...) ... 도시에 사람이 더 있는 것 같은데. (아가일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상자가 파괴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아가일 발렌티아:(곁에서 들려온 소식은, 그에게도 예상치 못했던 것임이 분명했다. 계속해서 생겨나는 변수에 눈썹을 찡그린 채 흐르는 목소리는 평소보다 가라앉아 있다.)
헤더 린든:... ... 서둘러 움직이자. 저들 목적이 상자의 파괴라면 그걸 저지하는 게 네가 맡은 일이지 않겠어. (병원에서 빠져나오며 엇갈린 건가... 눈가를 찌푸리고선 아가일을 툭 건드렸다. 다음 장소를 빠르게 보고 내려가야겠다.)
앞선 때보다 다소 긴박해진 발걸음이, 기획전시실을 향합니다.
헤더 린든:
당신은 문득, 동명의 곡을 떠올려냅니다.
화성 모형 옆에 기획전시실의 문이 설비되어 있습니다.
내부는 놀랍게도, 작은 역처럼 보입니다.
스크린이 부착된 터널을 지나는 안내 차량에 탑승하여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는 기획입니다.
조종실을 포함하여 다섯 대 정도가 이어진 차량에는 천장이 없습니다.
내부는 네 사람이 앉으면 꽉 찰 정도입니다.
지금은 작동하지 않아, 선로를 따라 걸어가야 합니다.
아가일 발렌티아:(한결 냉랭해진 얼굴로 선로 아래로 뛰어내린다. 걸음은 평소보다는 분명히 빨랐다.)
헤더 린든:(그런 아가일을 잠시 바라보곤 빠르게 뒤따른다.)
……
……
얼마 지나지 않아, 사방이 어두워집니다.
곧 터널의 스크린에 여러 이미지가 표시됩니다.
마치 하늘 아래를 걷는 착각이 듭니다.
2년 전 화성으로 향한 탐사선이나 인공위성 모형, 언젠가 건설될 기지나 생활공간의 모형.
아름답게 웃는 사람들과 따뜻한 환경.
…온통 얼어붙은 세상과 대비적입니다.
영상에 함께 녹음된 목소리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목소리:화성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갈 가능성을 가진 미생물이 이미 지구에 존재합니다.
테라포밍된 화성을 보여주던 전경 스크린은 줌아웃하여 광활한 우주 공간을 비춥니다.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목소리:그러나 화성 극지방의 드라이아이스는 매우 적은 양으로, 모두 녹였을 때 상승할 대기압은 고작 기준치의 두 배 정도입니다.
……
목소리는 점차 낮아지더니,
목소리:수백 년의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우리가 가져온 생명의 종자들이 새로운 문명을 싹틔울 수 있도록 두 번째 지구를 건설한다.
확연한 의지와 증오를 품고 말하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걷는 마냥 느리게 스쳐 지나가던 이미지들이 점차 빠르게, 유성처럼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대가라도 지불할 수 있어?
화면은 이제 당신의 얼굴을 거울처럼 비추고 있습니다.
…아니, 자세히 보면 거울이 아닙니다.
병상에 누운 당신의 모습입니다.
그 앞에서 당신을 가만히 내려다보는 아가일.
???:병실에 누워 있던 1년간, 당신에게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
당신은 이어질 말을 알고 있습니다.
떠올린 순간, 입안에서 단맛이 퍼집니다.
저 멀리 입구로 보이는 빛이 보이기 시작하나..
한편, 샛길에 난 아치형 문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문 너머는 암흑입니다.
아무것도 내려다보이지 않습니다.
???:—자, 내려와서 이야기하자.
문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당신은 발을 헛디딥니다.
시야가 암전됩니다.
……
……
눈을 뜨면, 두 사람의 몸은 푹신푹신한 바닥 위에 힘없이 놓여 있습니다.
이곳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고, 양팔을 뻗으면 꽉 찰 너비의... 좁은 복도 같습니다.
사방이 흰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어 매우 눈부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머리 위에 굴뚝과 같은 환기구가 나 있지만.. 다시 올라갈 방법은 찾을 수 없습니다.
복도의 양옆에는 그림들이 걸려 있습니다.
그림들은 어떠한 역사를 표현한 삽화로,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액자부터 엽서 한 장만 달랑 붙은 것까지 다양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나요?
헤더 린든:(당혹스럽다는 얼굴로 벽면을 짚으며 몸을 일으킨다. 주위를 가볍게 둘러보는가 싶더니 동행자를 돌아볼 생각도 않고 먼저 앞서 나아간다.)
당신은 그림 속 이야기를 읽으며 나아갑니다.
어떤 것은 명확하나 어떤 것은 의미를 알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그림들은 어쩐지 익숙합니다.
…어릴 때 비슷한 동화라도 읽어본 것처럼.
인류에게서 벗어난 안드로이드들이 긴 시간 동안 감정을 학습했다는, 그런 간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인류에게 이어받은 지식을 토대로 삼아 하나의 문명을 건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천 년이 흘렀습니다.
어떤 자들은 인류를 위해 새로운 세계를 완성하는 사명을 자신의 보물로 삼았고, 어떤 자들은 우리에게 끝나지 않는 지옥과도 같은 형벌을 내린 인류를 저주했습니다.
……
……
금빛 손잡이가 달린 문이 비스듬히 열립니다.
공간의 전반적인 인상은 백색입니다.
청회색 기둥과 시린 새벽의 빛, 스테인드글라스가 사방을 장식합니다.
바닥에는 발목을 적실 정도로 물이 고여있습니다.
수면에 색유리의 빛이 일렁이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물 위에서 도자기로 된 십자가나 진주 구슬 따위가 부유하고 있어, 청명하고 기이한 소리를 자아냅니다.
기존의 것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지만, 박물관보다는 성당이나 교회가 떠오릅니다.
저 멀리 제단까지 서있는 만큼.
제단에는, 보조 상자가 든 유리관이 놓여있습니다.
제단 뒤에 설치된 수많은 모니터가 박물관의 여러 시설을 비추고 있습니다.
......
유리관 앞에 누군가 쓰러져 있습니다.
헤더 린든:(가까이 다가가 살핀다.)
다가가 살펴보면…
이미 숨이 멎은 시체입니다.
..이 사람이 우릴 여기까지 부른 것 아니었나요?
놀라기도 전에, 이전에 들었던 목소리가 환영 인사를 건넵니다.
???:성경이라도 가져올 걸 그랬나? 도움이 될지 모르잖아.
헤더 린든:... ... 정체가 뭐야?
???:나는 R이야.
헤더 린든:왜 그런 일을 하는 거지? 상자를 파괴하면서 도시 한 구역의 사람들이 부조화가 되었는데. 테러가 목적인가? ... (재차 말을 잇는다.) 더 이상은 아니라는 소리? (아니게 되었다에 가깝나?)
R:정확히 말하면, 이건 C의 목적에 가까워. 내 목적은.. 그들과는 조금 다르지. 아, 우리들에 대한 설명을 조금 해줄까.
헤더 린든:당신의 목적은 무엇을 위한 것이지? 로고스에서 벗어나게 하면 의식이 돌아오기라도 하는 건가? (그들이 얼마나 무엇을 어떻게 아는지 가늠하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 지금 상태도 그렇고, 기록을 살피면서 다른 장애가 생긴 모양인데... .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R:내 연인은, 이곳의 박물관장이자..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고 있던 인물이었어.
헤더 린든:(... ...) 박물관 시스템이라 함은? 당신은 그곳에 기생하는 존재가 된 거라면, 이 장소...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건지도 알고 있나? 내 이름을 부르며 이곳까지 유도한 걸 보니, 그리 무능한 것도 아닌 모양인데.
R:이곳은 연구소야. 너희가 방금 복도를 걸어오며 관람한 것은 모두 이곳의 산물이지.
......
R:내 연인은, ... 됐어. 언제까지나 내가 인간이었을 때의 목표였지. 지금은.. 바뀌었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아.
......
R은, 그러더니 4층에서 들려줬던 이야기를 스크립트의 형태로 스크린에 띄웁니다.
......
아가일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가일 발렌티아:…1년간 의식이 있었다고?
......
'대가'에 대해 기억하나요, 헤더?
그럼에도 당신은,
진실을 고하고자 합니까?
......
당신이 결심한 채 입을 여는 순간,
---
강한 흉통이 밀려옵니다.
당신은 본능적으로 주저앉습니다.
.
.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폭발은, 어떻게 된 거지?
헤더 린든:
......
통증은 사라지나... 말하려던 것을 잊습니다.
R이 말합니다.
R:그들은 네게 거짓말을 한 거야.
헤더 린든:... 당신이 구태여 묻어둔 비밀을 들쑤신 이유가 있을 것 같았어. (주먹을 가만 말아 쥐고 한숨같은 말을 내뱉는다.) 무언가 알고 있는 거지?
R:말했잖아. 이 상태가 되면서 네 기억과.. 이곳의 시스템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R은 무언가 더 말하려 합니다만은..
'심장뿐만 아니라 ◼◼◼◼도 ◼◼◼◼◼◼◼◼◼◼….'
......
그의 입으로 듣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곳은 세상의 멸망 따위 모르는 듯 조용합니다.
주변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GM:하얀 상자가 든 유리관이 놓여 있습니다.
헤더 린든:(명함을 주워 앞뒷면을 살핀다.)
GM:어느 외과 의사 H의 명함입니다. 이 시대에 명함이라니 드문 일이네요.
헤더 린든:
..다시 살펴볼까요?
헤더 린든:
GM:당신의 이름이 적힌 수술 기록지를 발견합니다.
헤더 린든:(... ... 그래도 일단 살펴본다.)
아가일 발렌티아:(뒤에서 침묵한 채 당신을 가만히 보고 있다가.. 와서 기록지를 가져가 든다.)
헤더 린든:아니... (고개를 젓곤 게슴츠레 아가일을 본다. 뭔데?)
아가일 발렌티아:Total Artificial Heart. -...완전인공심장이다.
수많은 모니터가 박물관의 여러 시설을 비춥니다.
CCTV 역할인 것 같습니다.
가장 큰 3개를 중점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바로 시선이 닿는 모니터 하나를 먼저 살핀다.)
GM:도시의 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아가일의 ID 카드 뒷면에 그려진 지도와 동일합니다.
헤더 린든:
GM:……
헤더 린든:(관자놀이를 짚으며 마저 모니터를 들여다 본다. 사명 뒤로 이어지는 다른 내용은 없나? 혹은 놓친 정보가 더 있는지 모니터를 훑어본다. 없다면 다음 모니터를 살핀다.)
헤더 린든:
..다시 살펴볼까요?
헤더 린든:
GM:......
GM:다음 모니터를 살펴도 무방합니다.
헤더 린든:(마지막 문장에 시선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금방 고개를 돌려 다음 모니터를 살핀다.)
GM:시뮬레이션 화면입니다.
헤더 린든:(놓친 내용이 있던가? 이전에선 뭔가... 성공적이었다고 했던 것도 같은데. 다시금 살핀다.)
헤더 린든:
다시 살펴봅시다.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
GM:..곁에서 묵묵히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던 그가 스크린을 조작합니다.
GM:다음 모니터를 살펴도 무방합니다.
헤더 린든:(껄끄러운 건지 민망하다는 건지 애매한 얼굴로 다음 모니터를 살폈다.)
GM:2와 같은 시뮬레이션 화면이지만, 이미 종료되었습니다.
헤더 린든:
..다시 확인해 볼까요?
헤더 린든:(눈 부빔...)
GM:......
헤더 린든:(... 머리에도 흉터가 있던가? 다시 놓친 게 있나 살핀다.)
헤더 린든:
GM:화면에 이러한 문장이 표시되어 있음을 알아냅니다.
……
……
모니터를 전부 확인한 당신.
믿을 수 없는 사실에,
헤더 린든:
GM: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헤더 린든:(다 둘러봤나? R에게 돌아가야 하는 건지 상황 파악을 좀 해본다...)
GM:R의 시체 쪽을 잠깐 살필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R의 시체를 살핀다.)
......
조사가 끝나면, R은 말을 걸어옵니다.
R:'의식'은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그렇지만.. 지금 내게 너희를 막을 명분도, 권리도 없지.
헤더 린든:... 그래. (여기서 다 알 순 없는 거겠지. 간단한 대답을 뒤로 보조 상자를 챙기러 걸음을 옮긴다. 무어라 덧붙이기엔 정신이 피로한 탓이 컸기에...)
......
그는 전언을 남깁니다.
R:.........E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줘.
……
아가일이 ID 카드를 유리관에 가져다 대면 그것이 천천히 녹아내리고,
보조 상자만이 남습니다.
복도로 향하는 문을 열면, 박물관 4층의 기획전시실에서 나온 것마냥 공간이 연결됩니다.
아치형 문은 다시 찾을 수 없습니다.
..침묵 속에서, 박물관 밖을 나섭니다.
해가 진 시간입니다.
R과 보조 상자의 영향이 사라져, 박물관 시설 조명이 모조리 점등된 것을 확인합니다.
여러분은 긴 영화를 관람한 후 상영관을 빠져나온 기분을 느낍니다.
박물관에서 퇴장하려던 때,
두 사람은 로고스를 착용한 자와 마주합니다.
그는 완전히 부조화가 되기 전에 로고스를 벗으려다 머리에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발 한쪽이 없어 다리를 땅에 질질 끌고 있습니다.
낯선 사람:제발, 제발 이걸 좀 떼어내 줘! 살려줘!
..간절한 목소리로 그가 소리칩니다.
헤더 린든:
GM: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동시에,
그는 이미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녹아버린 팔을 뻗어…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
..헤더의 발에 매달립니다.
떼어내나요?
헤더 린든:(일단 발을 뒤로 빼 빠져나가길 시도합니다.)
헤더 린든:
당신이 힘을 주면.. 맥없이 고개가 툭, 떨어집니다.
원한다면 시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 ... ... (시체를 살핀다.)
그는 손에 무언가 꽉 쥔 채 죽었습니다.
꺼내보면, 타워의 엘리베이터를 작동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이 사람은 타워에서 여기까지 온 걸까요?
헤더 린든:
당신은 문득, 로고스를 쓰고 있던 머리에서 기이한 것을 발견합니다.
…이 사람, 머릿속의 장기가 모조리 기계입니다.
헤더 린든:(카드는 혹시 모르니 챙겨두고... A? 일전에 들어 본 이름인지 기억을 되짚는다...)
......
가만 되짚어 봐도..
떠오르는 이름은 없습니다.
헤더 린든:... (재차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면, 과연 이런 것도 사람이라 칭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신체 일부에서 나아가 아예 뇌 같은 장기마저 기계라면... ...)
입구 근처에 있던 차에 열쇠를 사용하여 차 트렁크를 열면, 내부에서 성경 한 권을 찾아냅니다.
성경은 새 물건입니다.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아가일 발렌티아:(상자를 든 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가, 당신을 본다.) 잠깐 쉬고-.. 제 3구역으로 향하려 하는데. 그곳에 나머지 반동분자가 향했다 했었지.
헤더 린든:그래... 혹시 모르니 서두르는 편이 낫지 않겠어? R은 변수가 있었기에 호의적으로 굴었던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니까... (피곤하다는 듯 이마를 느리게 문질렀다. 정신은 멀쩡한가 싶어도 몰아치는 피로함을 정통으로 맞았으니, 차라리 머리를 복잡하게 두기 보다는 몸을 혹사해 움직이는 편이 낫겠다 싶은 모양이다.)
아가일 발렌티아:(시선은 여전히 당신에게 꽂혀 있다.) 네 말대로 무슨 일이 생길 지 모르니, ...최소한의 휴식은 해 두는 편이 낫겠지. 지금의 너라면 통상적인 피로를 몸이 느낄지는 모르겠다만은. (...)
헤더 린든:... ... 비꼬는 건가? (그런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서도, 공연히 찔리는 탓에...)
......
사뭇 묵직해진 침묵이 감돕니다.
제 2구역을 빠져나올 적에, 전광판에 비친 숫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
.
.
P사는 의식 설립과 비슷한 시기에 전자제품 제조 목적으로 뿌리를 내려, 지금은 전 세계 인류의 생활상에 녹아든 전통 있는 기업입니다.
P사의 근원은 이 도시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P사는 의식과 협조하여 전 세계에 로고스를 보급한 기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본사 건물에 도착하면, 여러분은 주변 건물들을 내려다보듯 세워진 지상 30층 사옥을 마주합니다.
..어쩐지 지구가 멸망해도 P사의 명예만은 어떤 방식으로든 끈질기게 잔존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아름다운 조형물들과 분수로 꾸며진 정원을 지나 출입구에 도달하면,
직원 ID 카드나 관계자의 홍채 인식으로 자동문 잠금을 해제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허나.. 아가일의 카드로는 열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지? 고민하던 찰나,
인터폰 너머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오퍼레이터입니까? 늦으셨네요. 제1구역의 참극은 한참 전에 목격하셨으리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계획을 수행할 생각이신가요.
아가일 발렌티아:(들려온 목소리에 소리의 근원지를 올려다본다. 눈썹이 위아래로 까닥이나 크게 영향을 받은 기색은 아니었다.) 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일이니. 너희의 목표가 수만- 수십만을 희생시켜 얻어낼 수 있는 것이라면, 막는 것이 응당하다고 보는데.
?:하하.. 멋진 대답입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
일방적인 대화 이후 통신이 끊어지고 자동문이 열립니다.
..굉장히 귀찮은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헤더 린든:... ... 일단... 들어가야겠지. 상자를 가지고 있다니까. (애매한 얼굴로 아가일 한 번 돌아보고 문 안으로 고갤르 까닥인다. )
아가일 발렌티아:수작질도 가지가지야. ..목표는 같다 한들 다 다른 사람이라 이건가. (작게 한숨 내쉬고는 발걸음 옮긴다.)
겉과 마찬가지로, P사 내부는 완전하며 아름답습니다.
검은 타일로 장식된 천장에서 은은히 빛나는 간접조명, 나뭇결을 표현한 콘크리트 벽, 간소한 원목을 사용한 가구가 현대적이며 세련된 인상을 줍니다.
여러분은 문득, 정면의 바닥에 놓인 사원증을 발견합니다.
사원증에 들어갈 직원 사진은 비어 있으나.. 아가일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편지 봉투 하나가 같이 떨어져 있습니다.
헤더 린든:직접 준비한 건가? (왜 이렇게까지? 사원증과 편지 번갈아 보고는 눈썹을 찌푸린다. 사원증은 아가일에게 보란듯이 넘기고는) 주위를 마저 둘러보고 여기 적힌 대로 움직여야겠어... .
아가일 발렌티아:이런 경우는 보통 두 가지지. 자아가 비대하거나- 본인이 하는 일이 맞음을 의심치 않고 있거나. (사원증을 코트 주머니 안쪽에 집어넣은 후) 생각한 대로 움직여주는 느낌이라 거슬리긴 한다만은, (이어 카페를 살핀다.)
서점과 카페를 겸하는 공간입니다.
주말에는 일반인에게도 오픈하는 곳입니다.
테이블 옆 신문, 잡지 거치대에서 눈에 띄는 헤드라인을 발견합니다.
......
2년 전 오퍼레이터 사임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소식이네요.
덕분에 우리 도시를 담당하는 수행자는 아가일이 되었고,
지금 우리들은 이곳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다릅니다.
..뭔가 사고라도 있었던 걸까요?
헤더 린든:(소동이라는 단어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아가일에게 툭 말을 던진다.) ... 소동 당시 진압에 시간이 지체되었다는 건... 무슨 의미지? (헤드라인 쪽 가만 가리켰다. 필히 말의 의미를 묻는 건 아니리라. ... )
아가일 발렌티아:(테이블 위에 내려둔 신문을 바라본다. 다만 이쪽도 표정은 상당히 모호하여..) ..이전 담당자와는 모르는 사이야. 내가 지원할 적에는 이미 모든 일이 끝나 있었으니.
헤더 린든:수행자가 사임되는 게 흔한 일은 아닐 텐데... (달리 자세한 내용은 더 없나? 잡지 거치대 주위를 살핀다.)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뭔가 구린 구석이라도 있는 걸까요?
다음 층으로 향하기 위해 주변을 살피면..
엘리베이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엘리베이터 옆 설치된 기기에서 이동하고자 하는 층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15층, 27층, 30층 버튼만 누를 수 있습니다.
..보조 상자를 갖고 있다는 누군가가 손을 써 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헤더 린든:(찝찝... 이후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겨 버튼을 확인한다. 끔뻑이고 ) ... 15층부터 갈까 하는데.
아가일 발렌티아:그래. 아래에서부터 확인하고 올라가는 것으로 하지-.. '안내서'에도 그렇게 적혀있는 모양이니.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면 열림, 닫힘 버튼만 존재함을 확인 가능합니다.
내부가 나무 소재로 덮여 있어 안락한 느낌이 듭니다.
한쪽 면이 유리창으로 구성되어, 문이 닫히면 발아래로 멀어지는 도심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15층에 입장하면, 긴 복도를 따라 가로등 모양의 조명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직원들의 휴식과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해당 층 전체를 휴게실로 사용한다는 안내 패널이 눈에 띕니다.
자동문 하나가 나 있습니다.
사원증을 인식하여 입장할 수 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부는 거대한 병동처럼 꾸며진 모습입니다.
불투명한 유리 벽 너머로 무언가 들여다보이지만.. 안개가 낀 듯 확연히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유리벽 너머로 통하는 입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근처에 흰 탁자가 하나 놓인 게 눈에 띕니다.
헤더 린든:(로고스 모형을 살핀다.)
GM:P사 로고가 각인된 이성 모형입니다.
헤더 린든:... 특수형 이성? (마지막 질문이 제외? ... 화병도 살펴 본다.)
아가일 발렌티아:...이런 유형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인상 찡그린다.)
GM:유리 화병에 흰 장미가 하나 꽂혀 있는데, 꺼내 살펴보면 아직 물기가 맺힌 생화입니다.
헤더 린든:수행자도 모르는 로고스라고? (장미를 가만 본다.) 이건... 색에도 의미가 있나? 12... 모든 땅은 무슨 뜻이지? 숫자는 날짠가.. (어떤 연관점이 있나... 생각해 보며 아가일에게 시선을 던진다. 짐작가는 거 하나라도 있는지? 하는 눈...)
아가일 발렌티아:뭘 하고 있었던 건지, 이 회사.. (다른 오퍼레이터들과도 연락할 방도가 없으니 썩 답답하다는 듯한 기색이었다. 장미를 손끝으로 느릿이 건드리더니)
.....
당신이 조금 더 자세히 살피기 위해 화병을 들어올리면,
그 아래에 납작하고 네모난 스위치가 하나 있음을 알아냅니다.
..눌러 보나요?
헤더 린든:(... ... 특이점이 이것밖에 없나? 뒤늦게라도 탁자 밑 따위를 살펴본다...)
주변을 살핀들...
깔끔하고 고급진 디자인뿐입니다.
무엇을 위한 스위치일까요?
헤더 린든:(입가를 손으로 덮고선 짧게 고민한다. 당장 더 유의미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당신이 스위치를 누르면,
길고 낮은 기계음과 함께 유리벽의 불투명 상태가 해제됩니다.
……
……
넓은 공간에 흰 침대가 바둑판처럼 늘어섰고,
침대 위에는 마찬가지로 흰옷을 입은 사람들이 누워 있습니다.
어림잡아 백 명은 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 로고스를 착용한 채입니다.
한 점 아픔 없이 평온한 표정입니다.
새하얗고 경건한 광경이지만..
동시에, 기이합니다.
헤더 린든:
그들의 머리를 살피면...
아가일은 탄식 비스무리한 걸 흘립니다.
아가일 발렌티아:...사람들이 기존에 착용하는 것과 달라. 설마.. 이게 그 특수형 로고스인가.
헤더 린든:... 도대체 무얼 위해서? (굳이 구별된 로고스를 만들어내고 실제로 착용까지 해서 어떤... 유별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건가?) 방금 본 로고스와 같은 것이라면 ... 부조화의 위험성을 점진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별도로 개발한 건가... (몇 마디 중얼거린 후) 특수형 로고스는 무엇을 위한 것이지...? (가까이 다가가 사람들을 마저 살펴 본다. 로고스 외에도 다른 특이점이 있나?)
..이상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로고스를 착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부조화가 되지 않았다는 게……
한 순간 맑아졌던 유리 벽에는 이제 수많은 텍스트가 떠다니고 있습니다.
「착용자 명단」이라는 제목 아래 누군가의 이름들이 떠다닙니다.
텍스트를 살펴보면.. 어쩐지 익숙합니다.
두 사람이 살던 도시의 시장, 유명 예술인, TV 쇼에 자주 출현하는 과학자, 연예인, 각종 정치인, 심지어 어느 나라의 수상까지.
......
혹시 이건 특권층의 나쁜 취미거나, 뭐 그런 걸까요?
헤더 린든:
사람들을 살피던 당신은..
더욱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여기, P사 관계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
헤더 린든:온갖 유명인은 다 모여 있는데 P사 관계자는 없군... 하나도. (이 특수형이 나름의 이점이 존재하는 로고스라면... 관계자가 하나라도 껴있을만도 한데...) 이 특수형 로고스에 대해 문제가 있었나?
크게 눈에 들어오는 정보는 없습니다.
아가일 발렌티아:꼭.. 아이스크림이나 불량식품 제조업자의 사장이 본인이나 본인 자식들에게는 절대 먹지 못하게 하는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짤막하게 숨 내리쉬고 침묵이 만연한 공간을 응시한다.)
헤더 린든:그래... 정말 그 비유대로 느껴져. (찝찝하다는 얼굴로 문 밖으로 나서고, 다음 층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27층이던가...)
엘리베이터 옆 설치된 기기에서 이동하고자 하는 층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27층, 30층 버튼만 누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1층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헤더 린든:... 나중엔 어떻게 내려가지? (기묘한 불안감을 안고 27층 버튼을 누른다.)
아가일 발렌티아:함의가 꽤 명확한데. (팔짱낀 채 창밖을 가만 바라본다.)
27층에 입장하면, P사의 최신 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먼저 펼쳐집니다.
신형 스마트폰, 카메라, TV, 가전기기 등입니다.
지금은 아무 쓸모가 없는 물건들이네요.
..마치 이곳에 들어가라는 듯.
헤더 린든:여기에도 화병이 놓여져 있군. (화병을 들어서 방금 같은 스위치가 있나 확인한다. 이후 무슨 꽃이 꽂혀져 있는지 살핀다.)
GM:이번에는.. 스위치는 없는 것 같습니다.
GM:딱 한 가지를 제외한다면, 15층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네요.
헤더 린든:아깐 모든 땅이었던 것 같은데... (12면 시계인가? 아리송한 얼굴 한다.) (화병 말고... 주위에 눈에 띄는 사물은 더 없나?)
사물은 없이, 문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들어가 볼까요?
헤더 린든:(성큼 다가가서 조용히... 살살 열어 본다.)
......
문을 열면, 회의실처럼 꾸며진 내부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보리색의 긴 탁자를 중심으로, 둥글고 커다란 전등과 검은 나무 오브제들이 기하학적인 조화를 이룹니다.
..아직도 희미하게 커피 향이 나는 것만 같습니다.
GM:연구 자료로 보이는 태블릿 PC가 흩어져 있습니다.
헤더 린든:
..다시 살펴볼까요?
헤더 린든:
GM:자료조사 판정도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이마 문지르고... 아가일 한 번 본다. 기... 받아가기...)
아가일 발렌티아:(.......)
헤더 린든:(........... 아가일 봄)
아가일 발렌티아:(한숨..)
……
15층에서 본 풍경을 떠올리면, 의문은 가중됩니다.
아마도 의식을 속이면서까지 개발한 자신들의 기술을, 왜 직접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인류의 반이 좀비가 될 것입니다.
헤더 린든:
GM:이성 -1
헤더 린든:이 자료에 따르면... 인류의 반은 저런 좀비가 되어 살아가야 한다는 건가? (아니, 일단 살아있는 거라고 할 수 있나? 가슴께가 답답해지는 기분이다.) ... 애초에 특수형 따위의 편의를 봐줄 수 있다면, 왜 보급형 로고스 따위를 푼 거지? ... 의식의 이상은 생각보다도 타협적이었던 걸지도 모르겠어...
아가일 발렌티아:..애초에 '이성'에게 말하지 않은 거겠지, 이 특수형의 존재를. 어느 쪽이건 괘씸한 건 마찬가지이다만은, (당신의 답에 잠시 침묵하더니) 박물관에서 사람에 대해 정의해보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생각, 여전한 것 같아?
GM:......
GM:..조사할 가치가 있을까요?
헤더 린든:... (잡다한 내용을 찬찬히 살펴며 마지막으로 포스트잇에 시선이 걸린다. 로고스 예상 질문?) ... 28층이면 바로 위층인데. (갈 수 있나?)
다른 엘리베이터나 계단은 찾을 수 없으나, 27층을 빙빙 돌다 보면..
구석에서 암호 패널이 붙은 문 하나를 발견합니다.
컴퓨터를 조금 만지거나..
물리적으로 부수거나(!).. 해야겠군요.
헤더 린든:(이렇게까지 난폭하게 굴 생각은 없었는데... 문을 발로 꽝 차서 부숴본다...)
헤더 린든:
......
쾅!!!!!!!!!!!!
헤더의 발차기가 제대로 먹힙니다.
벽은 몇초간 시끄럽게 울리더니..
이내 잠잠해집니다.
GM:문 너머에는.. 좁은 돌계단이 자리합니다.
헤더 린든:... ... (이렇게 시끄럽게 굴 생각도? 없었는데... 슬금 걸음을 옮겨 돌계단 딛고 올라간다.)
좁고 먼지 날리는 돌계단을 올라와 서면, 28층은 매우 호화로운 공간입니다.
고층 건물 특유의 서늘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모든 벽면을 투명하게 덮은 유리 아래로 까마득한 경치가 내려다 보입니다.
부드러운 카펫을 비롯하여, 가구들은 윤택이 없는 검정입니다.
천장 전체에 카발라 상징이 그려져 있습니다.
바닥의 조명에 의해 그려진 붉은 문양은, 여러분이 걸음을 옮김에 따라 천천히 그 모양을 바꿉니다.
이곳에는 유리 화병이 없습니다.
..즉, 사옥 정문을 열어준 사람의 의도와는 다른 장소 같습니다.
GM:방의 중앙에 놓인 책상입니다. 고급스러운 명패에 I라는 이름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헤더 린든:(사진 액자를 살피다.)
GM:사진 속에서 두 사람이 사이좋게 웃고 있습니다.
헤더 린든:(이전에 본 적 있는 얼굴인가? 기억을 되짚어 본다.)
......
1구역에서 봤던 사진의 인물들과, 동일합니다.
GM:액자에서 빼 뒷면을 살피면.. 2XXX. 02. 14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헤더 린든:(날짜를 유심히 보고 다음으로 노트북을 살핀다.)
GM:P사의 로고가 각인된 최신형 노트북입니다.
헤더 린든:(0214 입력해 본다...)
GM:.......
헤더 린든:그래... 이건 너무 쉽지... (뭐가 부족한 거지? 일단 노트북은 잠시 두고 서랍을 살펴 본다.)
헤더 린든:
..다시 생각해 볼까요?
헤더 린든:(눈 질끈)
아가일 발렌티아:
헤더 린든:(뭔가 울적.... 아가일 말대로 2XXX0214 입력한다.)
GM:..............
헤더 린든:(음성 파일을 재생한다.)
......
헤더 린든:
당신은 문득...
I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의 목소리가,
P사 정문을 열어준 사람의 음성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E라는 이름에 대해 조사할 가치가 있을까요?
GM:노트북에서 이외의 유의미한 사항은 찾을 수 없습니다.
헤더 린든:(다음으로 서랍을 살핀다.)
GM:총 세 칸을 열어볼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가장 아래부터 연다.)
GM:USB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헤더 린든:(뭔가 계속 늘어나는데... usb와 카페 쿠폰은 챙겨 둔다. 다음 위쪽 서랍을 열어 확인한다.)
GM:검은 패널 하나가 들었습니다.
헤더 린든:곧 망할 세계의 재화가 그렇게 탐이 났던 건가? (아직 모르는 진실이 더 있는 건지... 착용자 명단을 그대로 살피며 걸리는 이름은 없는지 검토한다. 없다면 마지막 서랍을 열어 확인한다.)
아가일 발렌티아:다시 태어나서도 기득권으로 살고 싶었던 거겠지. 원래.. 가진 게 많을수록 포기하기도 쉽지 않으니. (옆에서 같이 명단 훑는다.)
GM:맨 위 서랍에는 평범한 사무용품들 사이에 한 칸만 남은 카페 쿠폰 하나, 사원증 하나가 놓였습니다.
헤더 린든:경이로운 욕심이군. 다음 생에서도 모든 걸 쥐고 태어나고자 한다니... (명단에서 시선을 거둬 아가일을 흘긋 바라본다. 모든 사유에는 방향이 있다고, 처지가 비슷해도 언제나 예외는 존재한다는 걸 자각한다. 그럼에도 당신이 직접 확인 사살하듯 짚어내는 말은 어딘가 기묘하게 느껴지는 모양인지. 눈을 느리게 깜빡이다가 카페 쿠폰과 사원증을 챙긴다. 쓸 일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GM:여러분이 올라왔던 계단입니다. 27층으로 다시 내려갈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내려가는 길을 살피며 27층으로 돌아간다.)
엘리베이터 옆 설치된 기기에서 이동하고자 하는 층수를 선택해야만 합니다.
..이제는 30층 버튼만 누를 수 있습니다.
헤더 린든:(30층 버튼을 누른다.)
엘리베이터는, 최상층을 향해 나아갑니다.
데이터센터, 서버실은 P사의 모든 기술이 데이터로서 집약된 장소입니다.
이곳은 또한 보안, 출입 통제, CCTV 등 건물 전체의 유기적 운영을 책임집니다…
…그러한 설명이 엘리베이터 옆 벽에 깔끔히 인쇄되어 있습니다.
서버실은 이글루처럼 둥근 방입니다.
회색 콘크리트 벽 중앙의 검은 문을 한 번 더 열면, 서버실 내부로 연결됩니다.
높은 천장을 올려다보면, 수많은 검은 환풍기들이 천천히 돌아가며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환풍기 사이로 따스한 햇볕이 스며들어 바닥에 하얀 문양을 만들어냅니다.
...그 사이 봄이 온 건 아닐텐데,
어째서인지 녹음이 일렁이는 향기로움이 전해져 옵니다.
서버실 내부는 특별한 파티션 없이 컴퓨터 박스 수백 개로 구분됩니다.
환한 보라색 빛을 발하는 컴퓨터들 사이로 에어컨 냉기가 흐릅니다.
..무턱대고 건드리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얼마 걷지 않아, 바닥에서 익숙한 물건을 발견합니다.
헤더 린든:(모니터, 계단... 차례차례 확인이 요한 지점을 눈으로 짚어내고... 마지막으로 화병을 본다. 이번엔 어떤 태그가 달려있지?)
GM:유리 화병에는 역시나 흰 장미가 하나 꽂혀 있는데, 꺼내 살펴보면 아직 물기가 맺힌 생화입니다.
헤더 린든:12, 12, ... 이번엔 1000? (화병을 들어서 바닥까지 살핀다.)
GM:바닥에 특이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헤더 린든:(모니터 쪽으로 가 본다. 화면에 패스워드를 몇 자 입력하라는 내용은 없나? ...)
간접조명이 설치된 흰 벽에 4m 너비의 긴 모니터가 걸려 있습니다.
헤더 린든:(144000 입력한다. 이게 맞나...?)
GM:.......
아가일 발렌티아:시덥잖은데. ..일부러 이렇게 해 뒀나?
......
파랗고 노란 텍스트와 이미지가 화면 위를 부유하며 서버 상태, 온도, 습도, 먼지량 등 다양한 정보를 표시합니다.
그것들은 마치, 야경의 네온사인처럼 보입니다.
터치스크린이 제공하는 키보드로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찾아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헤더?
헤더 린든:(잠깐... 찾아볼 것들을 생각해 본다. 해당 층을 총괄하는 모니터라면 오직 30층과 관련한 정보만을 알 수 있는 건가?)
GM:P사와 연관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관계자에 대한 것도 알 수 있는지... E에 대한 정보가 존재하나 찾아본다.)
GM:.......
헤더 린든:(로고스 예상 질문에 대한 내용이 있는지 찾아본다.)
GM:예상 질문이 몇 가지 존재합니다만, 이렇다 할 만큼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헤더 린든:(특수형 로고스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남아있는지 찾아본다.)
GM:.......
헤더 린든:(해독을 시도합니다.)
GM:자료조사는 어려운 성공 이상을 요구합니다.
헤더 린든:
..다시 시도해 볼까요?
헤더 린든:(손 모았다가 성호도 긋고... 다시 시도한다.)
아가일 발렌티아:...종교를 믿었나?
헤더 린든:... ... 이럴 땐 뭐라도 믿고 싶어지는 거야.
아가일 발렌티아:그럼 그 대상은 스스로가 되어야지. (인상 약간 찡그리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오....
아가일은, 일부를 해독에 성공합니다.
헤더 린든:(말문 막힘..)
헤더 린든:다만? 이게... 무슨 소리야? (눈가를 가만 찌푸린다.) 반대로 생각하자면, 영혼이 정화되었을 때 개인의 경계가 무너진다는 소린가...?
GM:...더 이상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뉘앙스를 보니 부작용에 관한 내용일 것 같은데. (모니터를 가만히 응시한다.)
헤더 린든:하지만, ... 그건 어디까지나 상상의 힘을 빌려 만든 소재지. 우린 진실로 완벽한 사람을 본 적 없고, 그에 따라 우리가 부족함을 가지는 만큼 개개인으로 구별된다는 말을 증명할 방법이 없는 셈이잖아. 이 소재가 현실에 대입되느냐 픽션에 대입되느냐에 따라 도출된 값은 다를 게... 분명하지 않나? 너와 나의 구분이 의미 없다면, 그러니까... 그런 구분이 사라진다면,
아가일 발렌티아:누가 이 세계가 빙하기로 멸망할 거라고 예상이나 했을까. 하물며 인간의 육체에서 정신만 빼내어 화성에 문명을 새로 건설하고 신세계의 신인류로 태어난다.. 이거야말로 상상과 다름없는 이야기 아닌가. (모니터에서 시선을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헤더 린든:(이어지는 질문에 헛숨을 들이킨다. 시선에 얕은 파장이 일렁이는가 싶더니 고개를 꼿꼿히 해 어지러운 화면만을 들여다볼 뿐이었다. 가라앉은 낯 위로 모니터 불빛이 혼잡하게 내리쬔다.) ... 다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아가일.
아가일 발렌티아:(한 명분의 시선은 모니터에, 또 한 명분의 시선은 모니터를 보는 그 상대에게. 눈이 서너 번 깜박였을 즈음에, 후자의 입이 다시금 열렸다.)
헤더 린든:... 네 대답에 뭐라 답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명료한 판단이다. 모니터에게서 시선을 떼고 아가일을 마주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생각하지 않고, 다시금 사유하지 않는, 비이성적인 존재야 말로 의지와 가장 멀지 않나. 그들은 가장 원초적인 욕구와 본능에 따라서 움직이니까. 그런... 무의식에 가까운 의지도 네 의지로 쳐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런 행위마저 품을 거라곤 난, 생각하지 않거든. 그러니... (짧게 마가 뜬다. 일전에 마주한 부조화를 떠올려 보았다. 원초적인 본능에 이끌려 방향을 정하는 존재들... 다만 그들의 본능은, 고작 생존을 위한 것들이던가? ... )
아가일 발렌티아:(상대의 대답과, 망설임과, 사유와, 의지를 오롯이 귀에 담는다. 얼마간의 간극을 두고, 그 입이 다시금 열린다.) '본능'과 '의지'를 혼동해서는 안 되지. 유전이나 호르몬, 화학 작용 따위의 문제가 아니야. 이건- (제 관자놀이를 두드리던 손가락이, 천천히 내려가 제 가슴께에 내려앉는다.) 이곳의 문제다. 그리고 그 분별은, 본인들만이 해낼 수 있을 테지. 이게 과연 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인지, 아니면 말로는 차마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흐름으로 인한 결과인지. (부조화라 함은 스스로가 인간이냐는 물음에 답하지 못하여 타인의 사유와 의지를 탐하는 이들. 당신의 추측대로 그는 아마 이들을 가차없이 눈 밖으로 낼 터다. 그리고 이후 당신이 나름의 정의를 확정짓는 동안, 그의 시선은 한순간도 당신에게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I는... P사의 기업 고위 임원이자, 연구소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인물입니다.
..대외적인 정보만 표시됩니다.
헤더 린든:타인'만'을 위해 살아갈 마음은 없었어. 하지만... 상황을 봐, 아가일. 이제 타인 외에 것들에게서 어떤 가치도 둘 수 없는 세상이잖아. 결국 스스로도 불완전한 처지이니... (눈을 느리게 감고 깊은 숨을 내뱉었다.) 차고 넘치는 게 사람들이었지. 싫다 밀어내도 결국 주위에 공기만큼 가득하고... 당연하듯이 사람들이 돌아다녔으니까. 그래서... 한 번도, 혼자 남겨진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 그건, 당연한 상황이 아니잖아. (다시 눈을 떠 상대가 모니터로 시선을 옮기는 모양을 짧게 바라본다. 시선이 완전히 어긋났을 때 헤더도 고개를 돌려 모니터를 향했다.)
아가일 발렌티아:글쎄.. 그게 네 정의에 반하는 한이 있더라도? (답을 원한 물음은 아닌지 흘려내는 듯한 어투였다. 뒤따른 물음에 팔에 걸친 손가락을 가볍게 두드리다) 반대로 생각하면... 되지 않겠어. 높으신 분들이라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반대의 입장인 이는, 뭐라도 나오게 되어 있겠지. (본인에게 물어봤자 정말 진실만 나열해줄지는 모르는 일이고.)
헤더 린든:그렇다면 절충안을 찾아야겠지... 하지만, 그 정의에 반하는 상황 따위는 오지 않을 거라고 믿고 싶네. 사람이 절박할 때,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이젠 아니까... (잠시 발화가 끊겼다.) 너에게 반하게 되는 순간도 없을 거라고 믿고 싶어. (이내 시선을 내리 깔고 생각을 거듭하는 양 입가를 손바닥으로 가렸다.) 그 대화를 이후로 I가 E를 내쫓았다는 건 알겠어... 이제 여기서 더 나오지 않은... 내막이 가장 궁금한 것 같은데... (E가 퇴직당한 그 이후의 행방 따위 말이다. 모니터에서 형식적인 정보만이 나온다면 더 찾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만 나선형 계단으로 향하는 건 어떠냐는 듯 아가일 한 번 봤다.)
아가일 발렌티아:글쎄. 쫓겨났던 이가 돌아왔다는 건.. 보통 무슨 뜻이지? (아마 높은 확률로, 쫓아낸 이들의 의지와는 관계가 없는 행위였을 거고. 돌아온 시선에 고개 한 번 끄덕이고 발걸음 옮긴다.)
상념과 함께, 계단으로 향합니다.
......
높은 계단을 오를수록.. 이전 느꼈던 햇볕과 녹음이 환각은 아니라 체감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얼어붙은 지 오래인데.
계단의 중간쯤 도달했을 때,
헤더 린든:
......
미세한 폭음을 감지합니다.
아래층에서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방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승강기는, 오르고 또 올라...
.
.
.
공중정원은, 정확히 말하자면 넓은 옥탑방에 꾸민 실내 온실의 양상입니다.
먼지 하나 없이 새하얀 벽, 콘크리트로 제작된 테이블과 의자들, 수백 개의 유리 선반, 높은 천장을 타고 올라간 식물들.
인공조명의 따스함이 당신을 감쌉니다.
습기와 온도에 의해 조금 더울 정도입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사방이 통유리로 덮여 있고 멀리 옥상 난간이 보이지만,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여름의 푸른 하늘을 통해.. 그것이 만들어진 화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산책로처럼 만들어진 길을 따라서 진입이 가능합니다.
눈이 떨어지는가 하면 벚꽃잎이 내려앉은 것이며, 핏자국이 물들었는지 놀라 살펴보면 동백입니다.
계절과 관계없이 다양한 식물들이 모인 광경은 아름답지만..
......
이 세상의 공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정도 걷다 보면 유리 벽 앞, 흔들의자에 앉은 뒷모습이 보입니다.
그는 테이블 위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고, 노트북 옆 커다란 시험관 속에서 보조 상자가 부유하고 있습니다.
시험관으로부터 연결된 많은 전선이 노트북에 이어진 채입니다.
빛을 등진 사람의 형태를 그림자가 좇습니다.
그의 발치에 놓인 구식 라디오에서 오케스트라가 흐릅니다.
흰 장미 담장에서 떨어진 꽃잎들이 바닥을 장식합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어떤 곡인지 궁금하다면..
헤더 린든: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6악장 구성 교향시, 나의 조국입니다.
?:이곳은 본래 소규모 바이오스피어를 실험하던 장소입니다. 담당자인 제가 사라지고 난 이후 많은 것들이 시들고 의미를 잃었습니다만.
헤더 린든:당신이 E겠지. (신발코로 바닥을 두어 번 친다. 설명에 큰 감흥을 느끼지 않는다는 듯 구는 태도다.) 이러는 이유가 뭐야? 번거로운 환영회까지 준비하고... 게임이라도 되는 것 마냥 가야 할 장소를 꾸며두고. (즉 목적이 무엇이냐는 간결한 물음이다.)
?:모든 것을 빼앗기고 방벽 너머로 추방되었을 때... C를 만났죠, 절망을 이겨낼 가장 큰 원동력은 분노입니다.
헤더 린든:C가 리더라고 했나. (기억을 되짚는지 중얼거리는 음성이다.)
E:그가 우리를 모았죠. 저희는 각기 다른 이유를 가졌으나, 목표를 같이합니다. (느긋하게 손가락을 두드린다.) 그렇습니다. 의식과 P사-..그리고 그 작자가 저를 막아세웠죠.
......
E는 I와 같은 악인이 신세계에 갈 경우, 모든 인류가 고통받을 것이라며 두 사람을 회유합니다.
E:저는 이 순간만을 위해 살아왔단 말입니다. 순순히 협조해 주신다면.. 아직 당신들이 모르는 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헤더 린든:아니... 정말 단수 복수 때문에 이런 번거로운 일을 행한다고? (정도가 있지...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느릿 이마를 문지른다. 아니, 그래 분노 때문이라면야... .) 특수형 로고스를 장착한 사람들 중에서 P사 관계자는 찾을 수 없었어... 그만큼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나 짐작만 하던 차였고. I도, ... 특수형을 쓰려면 아예 불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았는데도 리스트에 없었고. (정보에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면 거짓이겠지. 다만 그제서야 아가일을 흘깃 바라봤다. 당신은 어쩌고 싶냐는 듯 묻는 눈치. 결국 소유자는 자기가 아니라 당신이었으니...)
E:인간은.. 뭐랄까, 정말 생각도 못한 사소한 감정으로 인해 일을 벌입니다. 나비 효과라는 말은 들어보신 적 있겠지요.. 네, 저라고 처음부터 이만큼의 증오를 품고 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날갯짓은 반복되고, 또 반복되어.. 지금에 이르른 셈이죠.
아가일 발렌티아:(잠시간 낯선 이에게 시선을 준다.) 말은 제법 합당하게 하는데.. 아까 아래층에서 들린 폭음에 대해서도 답할 수 있나?
E:아하.... 들으셨군요, 유감스럽게도. (가만히 웃는다.) 15층에서 터진 폭탄입니다.
헤더 린든:왜 오작동을? 당신이 복수하고자 한 사람은 I가 아니었나. 그는 일반형 로고스를 장착했잖아... 그들도 신세계에 갈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건가?
E:네, 죄송하지만- 없습니다. (여전히 차분히 웃음을 머금는 낯이다.) 오히려 제가 그들을 구원한 셈이라 볼 수도 있어요. -암호는 전부 해독하셨습니까?
GM:원한다면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일부만 해독했지. ... (게슴츠레 본다.) 아직 당신의 요구에 명확한 확답을 하지 않았는데도. 아니 답을 제대로 하는 게 먼저인가? 먼저 도와줄 용의가 충분하냐는 거야. 충분히 의심스러우니...
......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교섭'에 집착하고 있군요.
제가 원하는 것이 아가일에게 있기 때문이겠죠.
헤더 린든:(그래도 혼자 판단할 거리는 아닌 것 같았으니... 가만 아가일 돌아 보고서 상대에게 협조하는 게 낫겠냐는 듯 묻는 눈으로 봤다. 수행자의 권한을 이렇게 남용해도 되는지에 머뭇거리게 되는 감이 있었으니, 그 수행자의 판단이 먼저겠다. ... )
아가일 발렌티아:부작용부터 보고 판단하지. (E에게 암호화된 노트북과 USB를 건넨다. 이어 당신 쪽을 흘긋 보더니..)
......
E는, 얼마 가지 않아 암호를 풀어낸 노트북을 돌려줍니다.
헤더 린든:적당히가 없군... (노트북 화면을 몇 초간 멍하니 바라본다. 죽거나, 억겁같은 시간을 견디거나... 그들에게 주어질 선택지란 이 정도였던 건가?)
아가일 발렌티아:그들이 억겁을 보내든, 중간에 낙오가 되든.. 그걸 저 인간 한 명의 손에 넘기는 게 과연 옳은 행위일까. 복수가 멀어 이 모든 일을 계획한 이가? (당신의 물음에는, 결국 느릿하게 입을 연다.) 무엇보다, R이 했던 말을 잊었나? 이미 로고스의 영역으로 넘어간 '사람', 혹은 '영혼'은 돌아올 수 없다고.
E:.... ..R을 만나셨습니까? 그렇다면 왜 그녀는 당신들과 함께 오지.. 아니, 그녀를 만나고 몸 성히 오셨다는 뜻입니까.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킨다.)
헤더 린든:(느리게 눈을 감았다 뜬다. 멍한 얼굴 위해 금이 내듯 눈가를 찌푸렸다. 그야... 불쌍하잖아, 저 사람... 언뜻 그런 생각이, 말이 입안을 맴돌았던 것도 같은데. 헤더는 몇 차례 입을 뻐끔거리고 다시 다물었다. 보이는 단면이 그 사람의 전부라고 여길 수 있는 세상이면 얼마나 편할까. 다만 다 망해가는 순간에서도 이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들은, 보이는 사람 너머의 순간까지 염두해야만 했다. 헤더는 뒤늦게라도 자각한 듯 얼떨떨한, 그리고 피곤하다는 얼굴을 했다. 이어지는 아가일의 말을 가만 듣고 나서야 얼추 제 결단이 정리되는 듯 싶었다. 느리게 고갤 돌려 E를 향했다.)
E:..... (누군가의 부고를 들은 이의 표정은, 웃음기를 잃은 채 차분해진다. 시선은 바닥을 향했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판단은.. 조금 나중으로 미루죠. 저 또한.. 쉽게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니까요.
헤더 린든: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잠깐 입을 다물었다 다시 뗐다.) 보조 상자의 보안 시스템에 접근한 탓에 육신과 정신이 완전히 분리되었지. 우리가 그를 마주했을 당시 이미 죽어있던 차였어. 그의 정신만이 박물관 시스템에 위탁해 잔존하고 있었을 뿐이었지. (시선을 가만 굴린다. 제 기억을 되짚어 정리하는지 침묵이 길게 이어졌다.)
E:........
헤더 린든:곧 멸망할 세계지. (뜸을 들였다.)
......
그는 R의 이야기를 듣고 복잡한 표정이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에도 또한, 귀를 기울였던가요.
한참의 침묵 후.
E는 I의 이름을 지우지 않고, 보조 상자를 돌려줍니다.
동시에 유리 너머 푸른 하늘이 서서히 어두워지더니, 검은 페인트라도 칠한 듯한 어둠으로 변질됩니다.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
.
.
다음 순간, 당신은 어둠의 정체를 파악합니다.
무수한 부조화가 유리에 붙은 채 검붉은 살의 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헤더 린든:
GM:이성치 감소 없습니다.
등 뒤에서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귀를 막은 듯 고요하던 온실에 서서히, 불쾌한 잡음이 끼어듭니다.
E는 유리관에서 상자를 꺼내 건넵니다.
E:..말씀드렸지만, 그들은 15층에 잠들어 있던 자들입니다. 이제 살릴 수 없어요.
이윽고 그는 옥상으로 탈출이 가능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헬기가 있을 거라면서요.
E는.. 당신을 따라나서지 않습니다.
대신, 그는 천천히 나선형 계단으로 향합니다.
E:..... ...C에게 전해줘.
무언가 대답하기도 전에,
커다란 유리 진열대 하나가 무너집니다.
..쓰러진 나무와 구조물 탓에 더는 계단 쪽으로 접근할 수 없게 됩니다.
헤더 린든:... ... 가자. (어두운 낯으로 아가일에게 신호한다. 이내 옥상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아가일 발렌티아:(보조 상자를 챙겨들고는 고개 끄덕이며 당신 따라간다.)
유리온실에서 벗어나 옥상으로 나서면 이미 해가 저물었습니다.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고, 도처에 악취가 진동합니다.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있습니다.
여전히 쏟아지는 눈, 정원의 푸른 나무 그림자들, 녹아내리는 살점들…
온갖 풍경이 물감처럼 한데 섞여 어지럽습니다.
E의 라디오에서는 여전히 음악이 흐릅니다.
성 아래로 흐르는 블타바 강을 묘사하며, 첫 번째 곡이 조용히 끝납니다.
두 번째 곡, 블타바가 급류에서 소용돌이치며 저 멀리 라베 강으로 흘러갑니다.
……
모든 것이 슬로우모션처럼 느껴집니다.
아직 머리가 남아 있는 부조화들은 로고스에서 벗어나려 악을 쓰지만,
곧 폭발음과 함께 두개골 속에 든 것들을 모두 흩뿌리며 쓰러집니다.
플루트과 클라리넷의 곡소리가 그들의 마지막 숨을 장식합니다.
공포와 무아지경이 저울에 동시에 올라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느낌입니다.
난간 근처에 헬리콥터 한 대가 서 있습니다.
헤더 린든:(급하게 난간까지 걸음을 옮겨 헬리콥터를 살핀다. 타고, 작동하는 데에 있어서 별 문제는 없으려나?)
적어도 아직까지는.. 문제 없어 보입니다.
다만.. 둘 중 헬리콥터를 몰 줄 아는 사람이 있나요?
헤더 린든:(아가일 본다. 차 운전은 해봤는데...)
아가일 발렌티아:(고개 가볍게 내젓는다. 이쪽도 타보기만 했지 몰아본 적은 없다는 소리다.) ..어느 쪽이든 도박이 될 테고.. 네가 할 건가?
헤더 린든:... 믿어만 준다면... (어둑한 낯) ... 내부에 낙하산 같은 건 없나?
낙하산은... 보이지 않습니다.
부담스럽다면 당신의 동행자에게 부탁해도 되겠죠 (!)
어느 쪽이든 무경험자인 건 같습니다만..
헤더 린든:(뜸... ... ...) 일단 한 번 해보지. (아가일 눈치 한 번 본다.) 내가 진짜 해? (마지막으로 묻는다는 듯이. 아님 허락을 받는 건가...)
아가일 발렌티아:(원하는 대로 하라는 듯 눈썹이나 까닥인다..) 본인을 혼자 남도록 하지는 않겠다며? (....)
헤더 린든:... ... 그렇긴 한데. (주먹 꽉.. 쥐고 운전석 쪽으로 향한다.)
쾁...
슬슬 창을 부수고 기체 내로 들어올 것 같은 부조화들의 울부짖는 소리와 매케한 연기를 배경 삼아,
GM:극단적 성공 이상을 요구합니다.
헤더 린든:
......
문득 지끈, 하고 머리가 아팠던 것 같습니다.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나?를 믿으랬으니까 가슴께 주먹으로 몇 번 두드리고 다시... 시도한다.)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지끈.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
......
착각이 아닙니다.
점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옵니다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왜 이러지... 이마 한 번 문지르고 다시 시도한다.)
..통증이 점점 심해집니다.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
......
귀에서 이명이 들리는 것도 같습니다.
착각일까요?
머리가 점점 옥죄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골을 부여잡고 다시 시도한다.)
GM:재판정이 가합니다.
헤더 린든:
일그러진 문틈으로 손 하나가 불쑥 솟더니,
그대로 툭 끊어져 바닥에 떨어집니다.
머리는.. 여전히 깨질 것만 같습니다.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
헤더 린든:
..뭔가 떠올려야 했던가요?
그리고 그 순간,
문득 여태 밀려오던 두통이 말끔히 사라지는 대신.. 이런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당신을 긴 잠에서 깨운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아니…
애초에 그것은, 사람이 맞나요?
당신은 그의 말에 복종합니다.
…….
…….
엔진 출력을 최대로 높이고 사이클릭 피치 스틱을 앞으로 기울인 다음,
레버를 천천히 올리면 전진 활주에 진입합니다.
지면 위를 전진하는 동안 부조화들이 날카로운 스키드에 긁혀 산산조각 납니다.
기체는 반대편의 펜스에 부딪히기 직전,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 이륙합니다.
P사 건물이 내뿜는 연기에서 벗어나자,
창 너머로 질서정연하게 늘어진 도시의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모든 사물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허나 아름다운 시티 뷰를 감상할 틈 따윈 없습니다.
도시 건설 계획, 인구 밀도, 당신이 지금 입은 옷의 재질, 옆에 앉은 아가일의 호흡과 맥박 수…
…그런 것들이 자꾸만 읽힙니다.
.
.
.
헬리콥터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얼어붙은 강 옆 공터에 착륙하였습니다.
위치 상 중심부이므로 한 시간 정도 드라이브하면 어디든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당신은 예전 자주 찾던 카페 테이블에 앉아있습니다.
당신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커피 얼음이 모두 녹아 맛이 없어지기 직전, 기다리던 사람이 도착합니다.
늦어서 미안해, 라고 말하는 그는…
당신의 목소리로 그가 말합니다.
......
일어나기 전,
헤더 린든:
당신은...
상대의 이마 위가 반듯하게 잘려 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려냅니다.
……
……
눈을 뜨면,
당신은 자동차 뒷좌석에 누운 채 아가일의 외투를 덮고 있습니다.
두통의 잔재가 남아 욱신거립니다.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힘겹습니다.
헤더 린든:
GM:이성 -1
헤더 린든:(지끈거리는 머리에 손을 대 지그시 누른다. 정신이 어지러운 와중에 팔꿈치를 세워 몸을 일으키고, 자동차 창 밖을 확인한다.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당신은...
창 밖을 살핍니다.
여긴 아마..
1구역으로 향하던 길이던가요?
인기척에 백미러로 아가일이 당신을 살핍니다.
아가일 발렌티아:조금만 더 누워 있었으면 죽은 줄 알았을 거야. (단조로운 투였다.)
헤더 린든:내가 얼마나 누워 있었는데? 그래도 너나 내가... 살아 있는 걸 봐서 내가 사고를 치진 않은 것 같은데... (얼빠진 물음이다. 뒤이어 혼란스럽다는 듯 말을 이었다. 아니, 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 지금 1구역으로 향하는 건가? 안전은 할 것 같고?
아가일 발렌티아:(시선은 다시 앞유리로 돌아가 있다.) 착륙 직전에 기절했어. 여긴 1구역 병원 쪽으로 가는 길이고.
헤더 린든:... ... 그래... (시름 하나 놨다는 듯 길게 숨을 내뱉었다. 자세를 고쳐 앉았고, 덮고 있는 외투는 몇 번 매만지다가 그냥... 계속 덮고 있는다.) 이번엔 방심하고 가는 게 아니니까. 저번처럼 휩쓸리기만 하지는 않겠지... (말끝을 흐리며 입을 굳게 다문다. 어색한 손짓으로 이마를 몇 번 문질렀다. 직전에 불쾌한 꿈을 꾼 거라고 스스로 다독일 수 있겠으나 기묘한 불쾌감에 달리 대꾸할 여력이 없었나. 손가락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헤더는 가만 생각했다. ... 궁금하고, 알고 싶음에도... 모르는 자신과 직면할 때마다 다 떨쳐내지 못한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이미는 것 같다고. 나는 내가 맞나? 여전한 사람인가... 무엇을 기준으로?)
......
24시간 경과 후 제 1구역을 다시 찾으면..
처음의 평화로웠던 분위기에 대비하여, 거리에 부조화가 즐비합니다.
특히 병원 근처는 매우 위험한 장소로 돌변하였습니다.
동시에 발생한 로고스 폭발의 탓입니다.
콘크리트가 무너지는 소리,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소리…
뭉툭한 살과 뼈를 이끌며 접근하는 부조화들이 뱉는 이질적인 신음에 서서히 귀가 아플 지경입니다.
병원 건물은 반쯤 시원하게 날아가 철골을 드러내고 있고,
이전 당신을 기겁하게 만든 부조화 덩어리는 새까맣게 타 희뿌연 연기를 내고 있습니다.
..한때 인간이었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어디서든 심한 악취가 진동합니다.
아직 자발적으로 움직일 기력이 있는 것들은 동시에 당신 쪽으로 몰려듭니다.
..서둘러야겠습니다.
헤더 린든:분명 1구역의 보조상자는 파괴했다고 했었지... 먼저 그 잔해라도 찾아 확인해보고 싶은데. (만약 어렵겠다면 본인의 수술 기록이나 H에 대한 조사로 넘어가도 되겠다.)
무너진 지형을 살펴본다면..
헤더 린든:
......
상자의 잔해로 추정되는 것을 몇 개 찾아낼 뿐입니다.
붕괴된 건물에 진입하면, 뚫린 천장 탓에 실내임에도 눈이 내립니다.
1층 로비의 계단 옆에 병원 안내도가 붙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감이 잡히나요, 헤더?
헤더 린든:(안내도 찬찬히 살핀다. 로비...는 엉망일 테고, 입원실? 진료실? 혹은 자료를 모아둘 법한 곳이 더 있나 생각한다.)
헤더 린든:
병원 안쪽을 조심스레 둘러보던 당신은,
비교적 성해 보이는 진료실을 하나 발견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특별할 것 없는 작은 방입니다.
책상 위에 명함 보관함이 놓였고, 안에 든 것은 당신이 가진 것과 동일한 디자인입니다.
사방에는 책장이 세워져 있습니다.
달리 찾고 싶은 정보가 있나요, 헤더?
헤더 린든:(H라는 의사에 대한 기록이 있는 살핀다. 그가 맡은 수술에 대한 기록 등의...)
헤더 린든:(손끝으로 파일 모서리를 쓸다가 수술 기록부터 찬찬히 확인한다.)
GM:......
헤더 린든:... A? (가라앉은 낯으로 활자를 읽어내리다 말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후 이름을 가만 곱씹으며 A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확인한다. 박물관에서 나오며 마주쳤던 이였던가?)
GM:......
헤더 린든:(뒷덜미를 쓸어내리고 마저 명함을 확인한다.)
GM:명함이라기보다는, 타워 내부 시설 카페의 쿠폰입니다.
......
헤더 린든:
제 2구역 지하의 모니터에서 읽었던 글을 기억하나요, 헤더?
그들은 분명.. 여러분이 위치한 이 도시가 어떤 프로젝트의 일부라고 했었습니다.
그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 역시.. 어쩌면 이곳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헤더 린든:(다른 곳에서 마저 찾아봐야 하나? 이 방에 프로젝트와 관련한 기록이 남아있는지 뒤져본다.)
헤더 린든:
..다시 살펴볼까요?
헤더 린든:...(다시 뒤져봄...)
.
.
.
장장 13분.
자료를 비교하던 당신은, 드디어 쓸만한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모두 자필 서류입니다.
작성자가 자기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용도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 항목이 뒤섞여 있습니다.
……
마지막은 쓰다 만 편지 같습니다.
헤더 린든:(여기서 적합자는 본인...이겠지. 내 뇌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시스템을 만든 거고? 직전 뒤숭숭하게 잠에서 깨어났던 순간이 문득 떠올랐다. 편지의 글귀까지 살피고 다시 자료를 가볍게 훑어 보는 듯 하더니 그것을 챙긴다.) 여기서 더 살핀 건 이제 없나... (슬슬 자리를 떠도 좋을 것 같았다.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으니까...)
헤더 린든:
......
타불라 라사라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
……
생각을 정리한 후,
방을 나서려 하면..
문득, 당신은 지면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헤더 린든:
당신은 아가일과 함께 황급히 병원을 빠져나옵니다만-
그 과정에서, 팔에 상처를 입습니다.
GM:체력 -1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 뒤를 돌아보면…
붕괴를 피하지 못한 부조화들이 잔해에 짓눌려 으깨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들은 인간의 목소리로 소리치지만-
무엇 하나 정확한 언어가 되진 못합니다.
..나락의 끝에서 기어 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을지 모릅니다.
......
아마도 '당신'을 택한, '당신이었던' 것.
그는.. 과연 지금의 '헤더 린든'과 같은 존재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답은 하나뿐입니다.
여러분은, 타워로 향해야 합니다.
헤더 린든:아가일, 타워로 향하자. 이곳에 더 볼 건 없는 것 같으니까.
아가일 발렌티아:(고개 끄덕인다.) 대교 쪽으로 통해서 가야 할 거야. -바로 출발하지.
.
.
.
출발합시다.
이 모든 이야기의 ◼◼을 위해.
12월 31일, 이른 아침.
당신은 도시와 대교 사이의 게이트에 도착합니다.
새벽 하늘은 마치 일몰을 뒤집어 놓은 것 같습니다.
진한 푸른빛 하늘과, 도시 건물들의 검은 윤곽을 장식하는 붉은 빛.
.
.
.
게이트를 통과한 당신은, 처음으로 방벽 너머를 목격합니다.
온도 조절 구간을 벗어나 창문에 서리가 끼기 시작합니다.
시야 양옆을 장악하는 검은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것만 같은 회색 도로.
파도의 흰 물결에 방파제가 떨어져 나가고, 수면 위를 떠돕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정경을 응시하던 아가일이 나직하게 묻습니다.
아가일 발렌티아:지금의 ..네 목표는 뭐지, 린든. 여전히 남은 모든 인류를 구하는 것? 아니면, 혼자 남지 않는 것?
헤더 린든:(서리 낀 창에 가 닿았던 시선이 아가일에게로 돌아간다. 헤더는 그의 말을 듣고도 한참 동안 침묵했다. 글쎄...) ... 구하고 싶고, 혼자 남고 싶지도 않아. 아직, 마음만은 그렇다. (다시 짧게 입을 닫고 연다.) 네가 보기엔 뭐가 더 가치 있는 목표인 것 같아?
아가일 발렌티아:욕심이 과해. (물음에는 짧게 간극을 두다가 툭 뱉는다. 덜컹거리는 소리가 배경음으로 몇 초 간인가 더 지나가면, 그 입이 재차 열린다.) 그건- 네 몫이지. 네가 여전히 한 명의 사람으로 존재한다면. (룸미러로 붉은 시선이 당신에게 닿았다.) 다만- 이쪽은 남은 이들을 구할 거다. -그 대가가 무엇이든. (그리고 아마, 당신 또한 '그들'의 범주에 있을 터. 더 이상 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헤더 린든:목표가 비상해야 노력을 하지 않겠어. (가볍게 너스레 떨었다.) 순순히 답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냥, 네 생각이 궁금했던 거지. 사람은 모든 삶의 무게를 질 수 있어 집단을 이뤄 살아온 존재니까. 의견을 묻고 때때로 타인에게 자신을 의탁하고... (그러는 거 아니겠어. 그런 말로 끝이날 문장이었겠지. 다만 그러던 중 말을 흐렸다. 이내 고개를 가볍게 젓는다. 남아있는 헤더 그, 그리고 아가일 당신에게 있어서, 우리는 옆에 존재하면서도 의탁과 연이 깊은 인물들은 영 아니었으니까. 혹은 의탁과 멀어지려 노력하는 사람이거나. 그러니 금방 말을 건너뛰었다.)
.
.
.
파도 소리가 거칠어집니다.
저 멀리 타워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창살이 없는 풍경은 이토록 낯설고…
잔혹합니다.
이윽고, 차속이 점차 느려지더니 아예 멈춰버립니다.
계기판에 동력원이 전부 닳았다는 메시지가 표시됩니다.
차에서 내린 당신은-
……
……
여태 방파제라 생각했던 물체들이,
온통 사람의 죽은 몸이었음을 깨닫습니다.
헤더 린든:
GM:이성 -1
헤더 린든:... (바다에서 눈을 돌려 주위를 살핀다. 얼마나 더 가야 하지?)
.......
십오 분 정도를 더 걸어가면, 놀이공원 입구에 도착합니다.
구십 구 층 건물 높이에 맞먹는다는 타워는,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 세워졌습니다.
백색 철골로 이루어진 예술 작품은 도시 최고의 관광 명소였으며,
모든 인류를 신세계로 인도할 송신탑입니다.
나선형으로 회전하여 끝에서 날카로워지는 모양이 멀리서 보면..
마치 하늘을 향해 뻗은 사람의 손 같습니다.
헬륨 풍선과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놀이기구들.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느린 재즈가 흐릅니다.
가로등 빛이 닿지 않는 펜스나 건축물들.
나무들은 검고 날카로운 실루엣이 되어 천천히 흔들립니다.
......
바닥에 흩어진 색종이 폭죽의 잔재, 리플릿, 풍선 조각 따위를 밟으며 나아갑니다.
타워는 넓은 광장 중앙에 서 있습니다.
이곳의 사정은 끔찍합니다.
알사탕처럼 굴러가는 눈동자, 이리저리 찢겨 맥없이 늘어진 힘줄, 붉은 살점과 형편없게 녹아내린 지방층.
피비린내가 코를 찌릅니다.
나이, 인종과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를 물어뜯고 해치기 위해 이리저리 얽혀 있습니다.
붉은색을 이렇게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줄은, 어떤 화가도 몰랐을 것 같습니다.
주인을 잃은 팔다리들이 관과 바닥에 흩뿌려져 나무처럼 자라나 있고,
아직도 탄성을 잃지 않은 근육은 미세하게 떨리는 채로 다른 이의 몸을 붙잡고 늘어집니다.
어떤 몸에는 머리가 없고, 어떤 머리는 몸을 잃은 채 바닥에 드러누워 허공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광장의 부조화들을 자세히 바라본다면,
헤더 린든:
..다시 살펴볼까요?
헤더 린든:(잠깐 눈가 문지르고...)
그들이 기는 바닥에서, 수많은 탄흔을 발견합니다.
..꼭,
누군가 이곳에서 분노를 이기지 못해 학살극이라도 벌인 것처럼.
헤더 린든:
GM:이성 -1
......
공원 한쪽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합니다.
E입니다.
...아니,
'E였던' 이라고 해야 맞겠군요.
그는 싸늘하게 식은 채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헤더 린든:(주위를 빙 돌아보고 E에게 다가간다. 그러니까... 더 숨을 쉬지 않고,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것인지를 확인하려는 듯.)
......
미동도 없습니다.
숨을 거둔 지.. 꽤 오래된 것 같아 보입니다.
헤더 린든:(확인을 끝내고 그의 눈을 감겨준다. 짧게 묵념하고 다시 자신이 가야 할 길로 돌아간다.)
아가일 발렌티아:(당신이 얼굴 익은 이의 쪽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것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고 있다 느릿이 발걸음 옮긴다.)
헤더 린든:착잡...하네. 남아있는 사람들은 친구였거나, 연인이었거나... 가족이었겠지. (고개를 얕게 젓고 아가일 한 번 보았다가, 자기도 따라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용케 고장이 안 났군...)
......
여느 영화들에서,
관객으로 하여금 우울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한없이 잔인한 장면에 잔잔한 음악을 삽입하고는 한다는 말이 스쳐 지나갑니다.
핏빛으로 뒤덮인 놀이공원과,
있지도 않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과..
고고하게 자리를 지키는 하얀 탑.
두 사람은,
그 비극과 희극 사이에서 나아갑니다.
.
.
.
정문에 서면, 건축물 중앙의 길고 높은 원통형 공간만을 실질적으로 오갈 수 있게 설계했음을 알아차립니다.
한때 에펠탑을 싫어했던 소설가 모파상의 말이 떠오를지 모릅니다.
그는 늘 탑 안의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왜 그토록 증오하는 공간에 매일 찾아오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
안으로 들어서나요?
헤더 린든:(숨을 길게 삼키고 뱉는다. 말보다 한 박자 느리게 발이 움직인다.) ... 들어가자.
.......
내부는 매우 따뜻합니다.
문을 닫으면, 바깥의 소리와 완전히 차단됩니다.
로비는 광활하고 새하얀 공간입니다.
바닥에 바다 모습의 홀로그램이 투영되고 있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에메랄드빛 파도가 발목을 감싸며 흩어집니다.
어디선가 안내 음성이 들려옵니다.
익숙한 목소리는 타워 전체에 울리고 있지만,
...어쩐지 잘 들리지 않습니다.
헤더 린든:
GM:재판정이 가능합니다.
헤더 린든:(다시 귀를 기울여 본다...)
..다시 들어 봅시다!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
......
아가일은, 『당신은……입니까?』와 같은 문장이 반복됨을 인식합니다.
헤더 린든:(귀가 먹먹하다...) 제대로 들려?
아가일 발렌티아:(고개 느릿이 기울인다.) 당신이 무어냐 묻는 문장밖에.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이쪽도 잘 모르겠어. (눈 깜박인다.)
헤더 린든:(답에 고개를 끄덕인다.) 유력한 건... 아마 수행자냐고 묻는 확인이 아닐까 싶은데. (가볍게 추측하고는 매표소로 걸음을 옮긴다.)
매표소 위에 붙은 설명 패널을 읽으면, 타워가 총 세 구역으로 분류됨을 알아냅니다.
로비부터 중층까지는 각종 상점이나 체험 공간, 오피스가 있었으나.. 2년 전 철거되었습니다.
중층 위 전망대까지가 관광객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최상층은 건설 초반부터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관계자 전용 구역입니다.
엘리베이터는 관람객용과 관계자용 두 종류가 있고, 관계자용 엘리베이터는 중층 전망대부터 운영됩니다.
좀 더 자세한 안내가 매표소에서 제공하는 리플릿에 기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헤더 린든:(리플릿이 더 남아있나? 한 번 찾아본다.)
거치대를 둘러보면, 타워 안내 리플릿이 몇 장 놓여있습니다.
......
놀이공원과 타워 건설 모두 의식이 추진하였으며,
해당 구조가 설립 초기(40년 전)부터 변함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프로젝트의 전진 기지로 쓸 예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상합니다.
‘의식’이 태도를 바꾸고 목표를 추진한 것은 2년 전이 아니었던가요?
어쩌면, 그것마저 착각이었을까요.
헤더 린든:(리플릿을 살펴보고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사용할 수 있으려나?)
관광객용으로 추정되는 엘리베이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멀쩡히 사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바로 올라가나요?
헤더 린든:(상태 보고 화색한다. 사용이 가능한 걸 확인하고는 마지막이라는 듯 카페로 향한다.)
아가일 발렌티아:(어쩐지 환해지는 얼굴 봄...)
......
이곳이 바로 쿠폰 종이와 일치하는 가게입니다.
카운터에 같은 쿠폰이 몇 개 놓여 있어 추측은 확신이 되지만…
…다른 쪽으로 시선이 돌아갑니다.
벽, 바닥, 가구 가릴 것 없이-
붉은 페인트 같은 것으로 빼곡히,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
문장을 본 순간, 바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작성자의 혈액으로 쓰인 것임을요.
헤더 린든:
그 사이에서, 몇몇 단어들을 알아봅니다.
...도처에 검은 파편 같은 것도 몇 개 떨어져 있습니다.
헤더 린든:
이건...
로고스 조각이군요.
카운터 뒤로 누군가의 다리가 보입니다.
사람이나 부조화가 쓰러져 있나 다가가면..
어설프게 절단된 발목임을 알아차립니다.
......
카운터 옆으로는 작은 문이 하나 보입니다.
헤더 린든:... ... (내부가 따뜻해서인지 식은땀이 송골 맺히는 감각이 든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채 가늠하기도 전에 작은 으로 향해 열어보았다.)
문을 열면, 작은 회의실처럼 꾸며진 방이 나타납니다.
백 년 전에나 유행했을 법한 인테리어입니다.
긴 탁자 위에 편지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헤더 린든:이 편지가 왜... (익숙한 이름들에 활자를 한참 들여다 보았다. A는 단순 실험체의 위치가 아니었던 건가? 머리가 지끈거렸다. 편지를 접어 챙긴다. 탁자 위아래를 살펴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서 방을 빠져나간다.)
......
이외에 특별히 더 살필 것은 없습니다.
헤더 린든:(엘리베이터로 탑승하러 간다.)
관람객용 엘리베이터는 사방이 특수 유리로 처리되어, 도시 풍경이 내려다 보입니다.
전망대라고 쓰인 버튼을 누르면-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작동됩니다.
올라가는 동안 출입구 상단을 올려다보면,
층수를 표시하는 패널에 숫자 대신 단어가 하나씩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
열 한 번째에서, 엘리베이터가 급정거합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곳은 중층.
이전 아쿠아리움으로 사용되던 시설입니다.
벨벳처럼 부드럽고 어두운 조명, 텅 빈 수조 속 파란 물이 선명히 빛납니다.
한때 다양한 해양 생물이 살아가고 있었을 어항들은,
부패된 물으로 가득 차 생명의 터전이란 이름을 유실해가고 있습니다.
......
목숨의 덧없음을 감상할 틈 없이..
당신은 누군가와 조우합니다.
?:어서 와.
C입니다.
그는 라이플을 들어 올리더니 아가일에게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단말마가 울리고—
아가일은 허리를 감싼 채 바닥에 주저앉습니다.
GM:아가일 체력 -6
그가 매고 있던 가방에서 물건들이 쏟아져 바닥에 흩어집니다.
C:기다렸어, 오퍼레이터.
헤더 린든:(숨을 들이키곤 아가일을 돌아본다. 무릎을 굽혀 앉고 피가 더 쏟아지지 않도록 아가일이 스스로 움켜잡는 부위를 압박했다.) ... 하나, 제대로 짚고 가지. R은 스스로의 부주의로 죽었다. E 죽음 또한, 그의 선택이었어. 여기서 우리가 탓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길래?
C:……
......
그의 발음은 부정확합니다.
말하는 중 심하게 몸을 떨고, 동작이 느립니다.
자세히 보면.. 오른팔이 절단되어 피를 흘리는 모습입니다.
당신이 그를 공격한다 한들, 저항하지 않을 것입니다.
5
4
3
.......
그는 자신의 목숨을 끊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을 천천히 마주합니다.
헤더 린든:
.
.
.
-탕!
총성이 울리던 그때,
C가 갑자기 이를 악물고 달려나갑니다.
그는 당신도,
아가일도 아닌..
보조 상자를 집어듭니다.
C:.. ...그래, 너희도 결국....
죽음을 예상한 C는, 보조 상자를 기폭제 삼아 타워를 붕괴시키려 합니다.
그는 아쿠아리움 안쪽의 비상계단까지 달립니다.
C는 아쿠아리움 수조 사이를 달리는 중 위협 사격을 몇 번 합니다.
헤더 린든:
쏟아진 물과 유리 파편을 피해 달려나갑니다.
건물 외벽에 아슬아슬하게 붙은 비상계단입니다.
철골로 된 난간은 그렇게 높지 않고, 계속해 내린 눈 탓에 심하게 미끄럽습니다.
..자칫하면 언제든 추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상자를 들고 도망치는 C를 쫓아갑니다.
부상으로 전투 능력을 잃은 아가일은 느리게 뒤따라옵니다.
GM:지금부터 간단한 추격전에 돌입합니다. 빠른 진행을 위해 민첩과 사격 판정으로 대체합니다.
C:
헤더 린든:
떨리는 손에, 총구가 형편없이 빗나갑니다.
C:
헤더 린든:
..위에서 C의 욕설이 들려옵니다.
C:
헤더 린든:
C는 한 손으로 라이플을 들고, 반대편 팔과 몸 사이 보조 상자를 끼운 채 계단을 두 칸씩 뛰어 올라갑니다.
당신은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정면으로 맞아가면서 그를 쫓습니다.
C:
헤더 린든:
고도가 높아질수록 몸이 떨리고 몸이 둔해집니다.
계단 아래를 바라보면, 광장에 흩어진 부조화들이 시야를 어지럽게 만듭니다.
당신은 제 1구역의 처참한 광경을 떠올려냅니다.
……
전망대가 피해를 입으면, 최상층도 같은 꼴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C가 더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야만 합니다.
C:
헤더 린든:
끝없이 늘어선 것처럼 보이는 계단.
점점이 놓인 핏자국이, 당신을 멈추지 못하게 합니다.
C:
헤더 린든:
.
.
.
그는 잠시 휘청거리다 멈춰 선 채 악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는 탄약이 다 떨어진 총을 떨어트리고 보조 상자를 움켜잡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계단 끝까지 올라왔음을 깨닫습니다.
C는 전망대로 이어지는 문에 힘없이 기댑니다.
C:... ....
헤더 린든:
……
두통과 흉통이 동시에 치밀어 오릅니다.
그래서 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죽어.
인간이었던 것들에게 너무 마음을 주지 마.
…누군가 속삭입니다.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
당신은 이제 그의 정체를 압니다.
그는 사명이며,
일찍이 당신이었던 자이며,
당신은—
C:…너희만 없었더라면.
‘우리’만 없었더라면…
…….
…….
C는 상자와 당신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상자를 허공에 던집니다.
10
9
8
7
6
5
......
당신은 눈앞의 사람을 붙잡습니다.
상자는 타워 아래로 떨어집니다.
당신은 또다시,
그 순간—
하늘에서 이변이 발생합니다.
그제야 눈보라가 그친 것을 인지합니다.
우리는, 창공을 수놓으며 떨어지는 수백 개의 유성우를 목격합니다.
별이 떨어지며 자아내는 굉음은, 마치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 행군하는 신의 발걸음 소리 같습니다.
......
아가일 또한 계단 위까지 올라와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C는 동요한 듯, 당황하다 등 뒤의 문을 엽니다.
세 사람은 다시 타워 내부로 진입합니다.
계단 끝에 난 문을 열면 전망대로 연결됩니다.
C:...왜, ....
헤더 린든:... ... ... 너만 없었으면.
.
.
.
시원하게 뚫린 유리 벽 너머로 마천루와 추락하는 별들의 광경이 보입니다.
......
특별히 신경 써 살펴보지 않아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C는,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는 말없이 따라 걷다가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멈춰 섭니다.
그리고 무언가 던져줍니다.
C:……
……
C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두 사람을 밀쳐버립니다.
문이 닫히고,
두 사람은 정적 속에 남겨집니다.
헤더 린든:... (휴대전화 매만지다가 전원을 켜 확인한다.)
음성 메시지가 한 건 존재합니다.
확인하나요?
헤더 린든:(음성 메세지를 확인한다.)
.
.
.
……
전원이 끊어집니다.
배터리가 모조리 닳았습니다.
GM:......
아가일 발렌티아:... ..구역에 있는 보조 상자는 다 확보했다. 남은 건.. 이것과, 타워 최상층에 있는 것 두 개야. (상처 부위를 지혈한 채 마지막 남은 상자를 당신에게 건넨다.)
헤더 린든:... (더 빛이 들어오지 않는 휴대전화만 가만 쥐고 있는다. 침묵이 무겁게 깔린 내부로 쏟아지던 음성들을 천천히 곱씹고 나니, 숨이 가빠 왔다. 멍한 눈길로 아가일이 내미는 걸 가만 바라보았다.)
......
아,
얼마나 간단하던가요.
단 한 발의 총성에,
또 한 번 수만 명의 목숨이 스러집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더 이상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당신의 거짓된 신념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죽음으로 몰아간 사람들의 비명과 표정이 떠오릅니다.
절망이 뇌리를 잠식하고, 여태 해온 모든 일에 회의를 느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
……
비로소, 당신의 머리가 맑아집니다.
..숨통이 트입니다.
GM:보조 상자 전원 파괴 확인.
헤더 린든:7
GM:이성 +7
엘리베이터에는 카드 인식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A의 ID 카드를 사용하여 작동 가능합니다.
내부에 들어서면, 관람객용 엘리베이터와 달리 층수가 제대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
최상층으로 올라가나요?
아니면, 또 한 번 도피하나요.
헤더 린든:(하지만, 어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
.
.
.
작은 큐브가 그려진 버튼을 누르면 최상층으로 연결됩니다.
눈 앞이 일렁입니다.
환각인지, 눈물인지, 아니면 그저 멀미일 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올라가는 중,
당신은 로비에서 들었던 문장을 점차 명확히 인식합니다.
.
.
.
나는 이미 목숨을 다한 걸까.
이곳은 사후세계일지 몰라.
……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타워의 최상층은 현실감이 없는 공간입니다.
이름 모를 흰 꽃이 한없이 넓은 지면을 장식합니다.
어디선가 천천히,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 ...
당신은, 언젠가 이곳에 와 본 적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곧 한 차례 커다란 바람이 불고, 꽃잎이 휘날립니다.
가라앉지 않고 허공에 떠 있는 것들은 꽃잎이 아니라,
수천 개의 작은 상자들입니다.
......
이곳이 프로젝트의 최전방이라면—
이 상자들은, 전 세계의 오퍼레이터가 목숨을 걸고 지켜낸 사람들의 생명이겠죠.
물론 그들은 각자의 도시 중심으로 자신의 사명을 옮겼을 테니...
이것은 누군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우리에게 보여주는 환영일 겁니다.
얼마 걷지 않아, 당신은 중심에 선 거대한 파이프오르간을 눈에 담습니다.
오르간의 악보 거치대에 한 장의 종이가 놓여있습니다.
파이프들은 천장까지 닿아있으나.. 끝이 어떤 구조인지 알아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고개를 들면 태양처럼 눈부시고 따스한 빛이 내려와 두 사람의 뺨을 어루만집니다.
오르간 앞에는 작은 탁자가 서 있습니다.
탁자 위에는 책 세 권, 그리고 찻잔 하나가 놓여 있으나.. 아직 텅 비었습니다.
아직은.
……
……
왜 채워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나요?
도피적인 생각이 한 줄 스쳤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전까지 느끼던 추위와 피부 위 덧그려진 상처들, 아픔, 괴로움, 귀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비명의 잔상.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절망감의 뒤끝을 곱씹으며—
탁자까지 다가서면 목소리가 말합니다.
... ...
도달한 최후에서, 당신은 깨닫습니다.
헤더 린든:
GM:이성 -1
.
.
.
──────────
──────────
......
마지막 장소를 둘러보는 동안, 사명은 언제든 질문에 답합니다.
GM:제목란에 쓰인 문구는 「Let there be light」.
GM:이것을 입력한 오퍼레이터들은 모두 사명에 생명력을 환원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종말에 맞설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낼 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GM:네 권의 책이 놓여있습니다.
헤더 린든:(계약에 관한 책을 살핀다.)
GM:인류가 모두 잠든 지금, 그는 세계를 지배하는 AI입니다.
헤더 린든:... 특수형 로고스를 제작할 때, 통과안과 폐기안이 나뉘었지. 부조화가 생기지 않는 로고스. 그리하여 처음부터 개인의 경계를 유지할 수 있는 로고스... 그 폐기안에 대한 설명이었어. 정확히 이 기안이 반려된 이유를 말할 수 있나?
◼◼:위대한 종족과의 계약 때문입니다. 그들이 새로운 몸과 함께 신인류로, 새 주민으로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그 과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헤더 린든:수행자의 목숨을 환원해 정신을 이전하고 내가 남아 테라포밍 하는 것이... 당신들이 설계한 계획이라면, 만약 코드를 입력하지 않았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전송은 실패합니다. 화성 테라포밍 계획도 실행되지 않습니다. 존재 의의를 잃은 ‘사명’은 사라지고 인류는 멸망합니다.
헤더 린든:코드를 입력한다면, 언젠가 인류의 재건이 가능하다는 거고. (확인하는 어투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분명 희망찬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주장합니다.
헤더 린든:(가리키는 찻잔을 본다.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살펴본다.)
GM:......
◼◼:이것이 늘 액체의 형태로 주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사건, 물리적 충격, 한 줄의 글, 정직한 약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
헤더 린든:
당신을 위해 준비된 차 한잔에서는... 무척이나 그리운 느낌이 듭니다.
헤더 린든:
문득, H의 편지에서 읽었던 구절을 떠올립니다.
◼◼:‘결론’을 내릴 때까지는 찻잔을 비울 수 없습니다.
헤더 린든:... 순 억지구나. (질문이 아닌 가벼운 대꾸였다. 주어진 선택지란 하거나, 하지 않거나. 그러면서 항상 결과엔 죽음이 도사리고 있었다. 헤더는 고개를 돌려 아가일을 보았다. 가만 시선을 기울이길 수십 초. 그는 입을 달싹였다.) ... 넌 어쩌고 싶어? (마저 당신의 임무를 다하고 싶나?)
아가일 발렌티아:(눈을 느릿이 감았다 뜬다. 부상의 여파로 인해 숨소리가 한결 느려진 상태다. ..치명상까지는 아니었다만은.)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라는 선택지 또한 있겠지. 저 녀석은 분명히 바라는 길이 있지만.. 더 이상 강요할 권리는 없어. 네가 네 선택으로- (상자를 눈짓한다.) 세뇌에서 벗어났으니.
......
침묵이 감돕니다.
두 사람을 살피던 '사명'은 다시금 입을 엽니다.
.
.
.
◼◼:... ...
……
즉, 이 타워에 한하여 코드를 입력할 자는 누구든 좋았던 겁니다.
아가일은 조금 허탈감을 느낄지도 모르겠군요.
의식과 로고스 관계자들이 모두 목숨을 잃은 지금,
세계의 비밀을 아는 자는 두 사람과 하나의 컴퓨터 뿐입니다.
......
......
두 사람에게 묻습니다.
헤더 린든:나는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아가일 발렌티아:그리 하면 내가 널 어찌 볼지는 빤히 알고 있을 텐데도. (힘없이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당신을 주시한다.) 여기에선 그 누구도 네게 휘두르려 들지 않아. 다만 그 이후에 따를 책임과, 결과만 남을 뿐.
헤더 린든:(난처하다는 듯 웃었다. 덩달아 목소리의 크기가 잦아들었다.) 당연히 알지. 일어나지 않을 일임을 아니까 입 밖으로 낸 거였다. 이젠 더 숨길 필요도, 억누를 필요도, 기회도 없을 것 같아서.
......
오르간의 파이프 위에 청백색 글씨가 나타납니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됩니다.
헤더 린든:... 아가일.
새해까지, 30분.
무수한 인류, 수많은 가능성…
그 어떤 가능성에 대해 물어도 좋습니다.
사명이 모든 경우를 예측하여 대답해줍니다.
◼◼:......
◼◼:두 번째 가능성에 대한 대답입니다.
◼◼:세 번째 가능성에 대한 대답입니다.
◼◼:네 번째 가능성에 대한 대답입니다.
◼◼:다섯 번째 가능성에 대한 대답입니다.
◼◼:여섯 번째 가능성에 대한 대답입니다.
......
◼◼:이외의 가능성에 대해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질문해도 좋습니다.
헤더 린든:떠오르는 가능성은 없다. 각자의 사명을 마무리하기로 이미 결정했으니.
◼◼:한 번 선택한 결과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헤더 린든:... 그래.
아가일 발렌티아:(가만 고개를 끄덕인다.)
◼◼:......
.
.
.
헤더 린든이 잔을 들어 차를 입에 머금자,
향기로운 단맛과 함께 목 뒤로 부드러운 액체가 흐릅니다.
‘그’는 비로소 완전해집니다.
‘그’는 수천 개의 빛을 봅니다.
빛 속에는 ‘우리’가 지킬 생명이 존재합니다.
도시, 기계, 인류.
헤더 린든은 빛 속에서 흐트러지는 흰 꽃들이,
각자 ‘우리’가 지켜낸 생명임을 깨닫습니다.
아주 그리운 감정이 듭니다.
……
아가일은 상자의,
파이프오르간의 건반 위에 손을 올립니다.
헤더 린든은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모든 것을 깨닫는 과일을 베어 물지 않은 사람은, 생명의 가치를 압니다.
그는 죽음을 향해, 마지막 선율을 연주합니다.
……
최후의 희망을 바라고,
동시에—
헤더 린든을 감싸고 있던 풍경이 모두 점멸합니다.
이제 이곳에 ‘나’를 ‘헤더 린든’이라 불러줄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나’는 타워 높은 곳에서 타오르는 빛과 눈앞에 쓰러진 아가일의 몸을 동시에 목격합니다.
.......
빛은 가장 높은 곳까지 나아갑니다.
사방에서 수억 번의 함성과,
절규와,
속삭임,
박수,
태어남의 축복과 덧없는 유언이 들려옵니다.
온전히 살아남은 인류는 모두 긴 잠 속에서 나의 묵시(默示)를 기다리며 눈을 감습니다.
……
하지만 ‘나’는 그저 고독합니다.
‘나’는 홀린 듯이 오르간 앞에 다가섭니다.
수행자들의 절망이, 그 손끝에 함께합니다.
그들에게는 오늘이 언젠가의 예언이었으나,
‘나’는 천 년 후의 미래에서 이 베일 너머를 보고 이곳에 도달했습니다.
인류를 심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나’는 그의 목숨을 거두고,
인류의 서막을 축복할 구절을 입에 담습니다.
어둡고 따뜻한 조명. 흰 벽지와 커튼, 인공호흡기, 심폐 보조 장치와 같은 설비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은, 병원 1인실입니다.
벽면 하나를 차지하는 창밖으로 눈이 내립니다.
하늘은 흐리고, 꽤나 높은 층입니다만.. 계속하여 쏟아지는 눈 탓에 아래 풍경이 어떤지는 이 자리에서 자세히 알아보기 힘겹습니다.
아가일은 침대에 누운 사람을 바라봅니다.
새해까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의식을 잃은 사람 한 명을 업고 눈보라 사이를 헤쳐나가는 건 불가능한 일이겠죠.
……
아가일은, 이내 헤더의 생명유지장치를 모두 제거합니다.
아가일, 정신력 판정
기준치: | 85/42/17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리고…
기준치: | 85/42/17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헤더, 건강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그러니까,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
... ..2년. 네가 의식 없이 잠들어 있던 시간.
네가 잠든 직후-... '의식'이 선언하기를.. 인류는 우주 공간의 컴퓨터로 의식을 옮겨 살아갈 것이라고, 하던가.
바깥 상황은 좋지 않아. 빙하기의 끝자락이지. 의식은 종말을 막을 수 없었어.
오늘은 12월 28일이다. 내년 새해가 되는 날- 타이밍 좋게 지구는 멸망할 거고.
해서-.. 나는 도시의 타워로 향해 상자를 작동해야 해. 늦는다면 이 도시의 사람들은 모두 허무하게 죽어버릴 테니.
의식 전송을 위해서 특정한 기계.. 로고스라고 불리는 것을 착용할 필요가 있다만, 비극적인 점은 지금 여유분이 없다는 사실이겠지.
넌 예상에 없었다는 뜻이다. ...다만, 모르지. 타워로 가면 네가 착용할 여분의 로고스를 발견할지도.
죽고 싶지 않다면, 함께 가야겠지-.. 이쪽과.
... 도와줄 건가? 내가 얌전히 따라간다고 답할 것을 진작에 예상했을 거 아냐.
.... ..네가 가는 길이 곧 내 길일 테니, 도와주지 않을 이유 또한 없지 않나.
(가벼운 한숨. 이어 입 열어 한다는 말이..) 물론 너와 내 뜻이 반하게 된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또 한번의 정적.) 바깥이나- 주변 흐름에 대해서는. 당장 궁금한 점이 있나?
다만 로고스에는 부작용이 있어. ..이건 둘째 치더라도, 로고스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너와 나 두 사람. -..아마 거의 확실할 거야.
그리고 마지막 질문과 전송이 완료되면, 본래 육체는 자연스럽게 사망하게 되지. ..새로 태어나는 거다.
질문은 기본적으로 착용자가 살아온 삶에 따라 궤적을 달리해. 죄의 질과 깊이, 횟수.. 다만 마지막 질문은 언제나 같았지.
그걸 답하지 못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는 거야. 정신을 이송하는 장치이니.. 뇌에 손상을 입게 된다는 뜻이다. (제 머리를 가볍게 두드린다.) 더 이상 사람으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의미도 되고.
다만 이는.. 자업자득이지. 대답만 잘하면 그렇게 될 일 또한 없어.
『당신은 인간입니까?』. 이게.. 로고스의 마지막 질문이다.
그럼 로고스의 질문에 알맞은 대답을 했다고 치면, 정신을 이송하는 데에 성공한 건가? 이송된 정신을 어떻게 되는 거고? 상자를... 작동시켜야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건 또 무얼 위한 일이지?
기준은 그 대답이 이성적인가, 야. 인류의 보편적인 선─윤리적인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고. 신세계를 위하여 악인을 제외해야 현명하다고 했던가..
(고개 끄덕) 마지막 질문에 통과했다면, 각 도시 안의 상자에 기억이 온전히 보관되지. 그걸 새해, 1월 1일에 전송시킨다.. 그리고 그 전송을 맡은 게 내 일이고.
이송된 정신이 상자에 잠들어 있는 동안, 화성에 기지를 세우고 탐사 로봇을 통해 테라포밍을 시작한다는 게 프로젝트의 내용이었어.
설령 수백 년의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새로운 문명을 싹틔울 수 있도록 두 번째 지구를 건설한다. 이것이 의식의 최종 계획이다.
... 의식의 전송은 일종의 방주인 셈인가. 만약 내가 사용할 로고스를 찾지 못한다면, 지구의 멸망으로 하여금 육체와 의식 모두를 잃게 되는 거겠고. (생각을 정리하는지 하나 둘 손가락을 접어 셈했다.)
상황은 대강 알 것 같은데... (알 거 다 안 게 아니냐는 듯 아가일을 한 번 봤다. ... 아닌가?)
비슷하지. 새로운 낙원-..세계가 만들어질 때까지 수십만 명의 인류를 태우고 있을. (가는 숨이 흩어진다.) 타워에 여분이 한두 개쯤은 존재할 거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목도리나 외투까지 단단히 입고 있어 조금 답답합니다.
왼쪽 손등에 거즈가 붙었습니다.
주사를 맞은 자국 같습니다.
정신이 명확하고, 몸은 생각하는 대로 움직입니다.
아무런 위화감이 없어 오히려 위화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몸을 살펴보면.. 가슴에 희미한 흉터가 있습니다.
얇은 실내화를 신고 있지만, 침대 머리맡에 여유분의 방한용 신발이 놓였습니다.
먼지 한 올 없이 깨끗합니다.
…조금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이불 옆에 TV 리모컨이 놓여 있습니다.
노이즈와 뒤섞여 흐르는 문구는 오늘의 날짜, 12월 28일.
그리고 「부조화 28%」라는 단어뿐입니다.
날짜를 살펴보면.. 반 년 전에 발행된 신문입니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1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일단 가방 겉면만 가만 살펴 본다. 특이한 구석이 있나?)
아가일의 이름, 해당 도시 소속 오퍼레이터라는 설명. 카드 뒤에는 바코드 대신 도시의 지도가 그려져 있습니다.
뒷면 하단의 작은 글씨가 눈에 띕니다.
「분실 시 재발급이 불가능하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생색낼 생각은 없다만은.. 관리한 건 이쪽이고.
리모컨이 있길래 TV를 켜봤거든. 부조화라는 단어만 뜰 뿐이었어... 무슨 의민지 알아?
(이어 들려온 세 글자 단어에 잠시 말을 고르고) ..아까-.. 로고스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했었지. 착용자가 이성적인 대답을 하지 못할 경우.. 뇌와 몸에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고. 그게 부조화다.
로고스를 사용하는 즉시 착용자의 마음과 육체는 분리돼. 그러니, 정신 없는 육체는.. 부조화를 겪을 경우 문제가 발생하지.
손발이 썩거나, 녹아내리고, 침대에서 빠져나와 길거리를 배회하고. 끝내 생을 마감하는 거다. (낯은 여전히 담담했다.)
흔히들 영화나 소설에서 말하는.. '좀비'같은 형상이라고 보면 되겠군.
식물인간이나 뇌사 상태에 처한 사람이 정신 이전 절차를 받을 수 없는 이유 또한 이것 때문이야. ..납득이 가셨나.
... 부조화 28%라는 말은 전체 인구에서 부조화를 겪는 인구 수를 셈한 건가? ... 밖으로 빠져나간다면 그 사람들과 마주할 확률이 높진 않겠지. (아니면 위험한 거 아닌가?)
... 그리고... 의식이 내가 기억했던 것과는 행보가 많이 달라진 것 같던데. 2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진 않았는지... 까지. 일전에 사임된 수행자와 관련해 문제가 있었나?
네가-... 이렇게 일어날 수 있게 될 줄 알았더라면, 난 이 역할을 맡지 않았을 거야. 다른 곳에서 내 책임을 다했겠지.
(책임 전가를 하려는 듯한 의도는 아니었다. 그저 연속된 상황과, 일어난 일들과,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 구술하는 것에 가까운 투다.)
(물음에 켜진 TV 쪽에 눈길을 주었다.) 그래. 새해까지 앞으로 남은 며칠 동안..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거고. (...) 신체능력이 비대해진다거나 하는 특징은 없다고 들었으니 재수가 없는 경우만 아니라면 위험하진 않을 거다.
(뜸) 알 수 없어. 다만 그 태도의 변화가 수행자 교체 사건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카더라 정도뿐. 후자가 일어난 건 '의식'이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나서 조금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이니까.
... 그리 위험하지 않을 거라고 알아둘게. 당장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껄끄럽지만... (짧은 시간 안에 다른 기회가 있겠거니 생각한다.)
... -오퍼레이터는 정신 이전 절차의 대상이 아니야. 그들은 자정에서 새해로 넘어가는 그 시간에, 상자에 있는 의식을 전송해야 하니까. 전송 이후의 삶은, 글쎄. (아마 혼자, 혹은 도시의 다른 오퍼레이터들과 지구에 남았겠지. 이어질 말은 어렵잖게 짚어낼 수 있었을 터다.)
(가방을 집어들고 문고리에 손을 올리고서야, 다시 한 번 당신을 돌아본다. 뱉어낸 이야기에 비해, 그 표정은 한결 침착해져 있었다.) 그래서 네가 변수라는 거다. 시간 내에-.. 네 의식도 이전을 완료해야 할 테니까.
(그게 그의 당신에 대한, 마지막 '책임'이었을 터다. 삶에는 삶으로. 덜컥, 하고 문을 열었다.)
... 그런 책임을 강요하는 사람은 없었어, 아가일.
(그 책임 의식이 자기 존재를 영위하는 데에 힘을 보탠다 하더라도, 헤더 그는 죽고 싶지도 않지만, 이런 상황은 마치... ... . 타인의 삶 위로 자기 삶을 끈질기게 이어나가서 떳떳할 구석이 있을까? 미련하게도 헤더는 그 부분을 가장 오래 짚어내며 고심했다. 여전히 생각이 복잡하다.)
(가늘게 숨을 내리쉰다. 둘 모두 언쟁을 길게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다. 짧은 새에 감정을 갈무리한 이는 아마 당신이 알고 있던 '아가일 발렌티아'의 형태를 취했을 터다.) 그렇다고 내가.. 2년 전 네게 그러지 말았어야지, 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안 그런가? (농인지 뭔지 모를 어투다. 당신이 따라나설 채비가 되었음을 인지하면 화제가 돌아간다.)
로비 쪽에.. 보급 물자를 놔뒀어. 챙겨서 나가지.
... 그래. (명쾌한 대답을 끝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기준치: | 30/15/6 |
굴림: | 97 |
판정결과: | 대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4/42/16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절: |
기절해서 1D10라운드 후에 깨어납니다. |
For 8 rounds. |
헤더 린든, 기절합니다. 지금부터 리얼타임 8분 동안 행동 불가능합니다.
자살 행위도 아니고.. (미간이 좁혀진다. 저보다 체격이 있는 이를 들고 이 높이에서 낙하산을 혼자 탄다는 건 그냥 목숨을 끊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는지라..)
(제 옆에 있는 이가 깨어날 때까지, 버티는 쪽을 택한다. 제가 한계에 달했을 때도 일어나지 못한다면-..)
사람 고생시키는 취미를 붙여 오셨어, 그새..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그런 식으로 사고하는 이가 아니었다. 남은 한쪽 팔로 총을 꺼내들어, 몰려드는 핏덩이를 향해 조준한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 51, 57 |
+2: | 극단적 성공 |
+1: | 극단적 성공 |
0: | 극단적 성공 |
-1: | 보통 성공 |
-2: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65, 91, 14 |
+2: | 극단적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실패 |
-2: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7, 71, 82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실패 |
-2: | 실패 |
무슨, 하... 이게 무슨 상황이지? (나 뭐 해야 해? 그리 묻는 투겠다...)
(답도 듣지 않은 채 몸 돌린다. 상황이 급박함을 인지하고 있는 탓이라.. 그 안에서 낙하산 두 개를 꺼내들고) ..엘리베이터나 계단은 저것들에 전부 막혔어. 뛰어내리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지. ...찢어지지 않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기준치: | 20/10/4 |
굴림: | 1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20/10/4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아가일 체력 -1
헤더 1d3 굴려주세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참고로.. (숨) 부조화가 착용한 로고스는 24시간 후 폭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알아만 둬.
좀비라고 하길래 더 개별적인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이렇게 대치한 경우는 방금이 처음이었나? (정확히, 저렇게 달려드는 경우가 보편적인 반응들인지 궁금하단 소리로...)
내일이나 모레 즈음에.. 진정이 되면 들르는 게 나을 것 같군. 저렇게 떼로 몰린 건.. 이쪽도 처음이다.
아마 상자에 이끌려 온 것이 아닌가 싶긴 하다만.
상자... 뭐 때문에? 의식을 원하는 건가? (추측이겠다. 나지막이 내뱉는 투를 보아 혼잣말이거나 감탄에 가까운 소리겠다.)
(차 안을 열 수 있나 살펴본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1/0/0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사람의 뇌를 몸에서 분리한 후 기능을 유지시키고, 그 뇌가 자신의 인격적 경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를 관찰하는 실험인 것 같은데.
기준치: | 60/30/12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로비를 살핀다.
로비를 살핀다.
안내 데스크를 살핀다.
문화상품점을 살핀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질적인 흔적에 다시 한 번 미간에 금이 간다. 몸을 숙여서 흙을 손끝으로 조금 쓸어 보았고) 최소 하루야.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환경관을 살핀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1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우선은.. 조금 더 올라가 볼까. 위층에서 지하로 향하는 통로는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또 발자국이네. 1층에서 보았던 것과 같아.
발자국은 점점 희미해져.. 3층부터는 알아볼 수 없습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0/20/8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쫑긋...)
문화관을 살핀다.
반대로, 육신은 존재하나 그게 생물학적인 인간의 것이 아니라면? 그 두 개가 결합할 경우 인간이라 정의할 수 있나? (크게 무게감 가진 물음은 아니다. 고개는 당신에게 향해 있다.)
결국 의지를 행하기 위해선 육체가 필수불가결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군. 껍데기가 있어야만 더욱 인간처럼, 혹은 엇비슷하게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멸망의 목전에 둔 지구를 잠시 떠올려 본다. 헤더의 음성을 잦아들듯 정적에 가려진다. 다만 가볍게 몸을 돌려 아가일을 재차 바라보았고. ... 그 시선은 자기가 이해한 게 맞느냐는 듯 묻는 눈이었다. 그의 대답은 대답이 아니라 해석인 모양이지.)
(소리 없이 숨을 들이마셨던가) 그래, 그리고... 그렇다면 '의식'의 말이 아주 틀린 말도 아닌 셈이 되는군.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신체가 죽음을 맞고.. 새로운 존재로 비롯되는 거니까.
(철학적인 질문으로 연결된다. 그렇게 이식이 전이되어 깨어난 '나'를 '나'라고 할 수 있는가, 따위의. 다만 아가일 본인은 그 물음의 당사자가 아니었기에 사고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가벼운 물음이다. 답이 주어지든 주어지지 않든 연연하지 않겠지... . 다만 본인의 사고는 자기 존재에 의문까지 수심이 내려가 본 적이 없었으므로, 난해한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더더욱 이질적인 세상의 작태에, 자신과 나란히 할 인류란 무엇인지... 사소한 고민거리 하나가 생긴 모양이지. 어디까지나 공연할 생각이다. 당장의 헤더, 그는 복잡한 내면을 미루고도 단순한 갈피에 뛰어들고 마는 사람이지 않던가.)
현재를 살아가고, 현재에 충실하고 있기에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거다. 현재를 제대로 살지 않은 채 불확실한 미래만을 보는 이는 도피요, 돌아오지 않을 과거만을 반추하는 이는 망령이지. 지금 이 순간에 의의를 둘 것. 스스로에 대한 존재 정의를 잃지 않고 본인이 살아있으매 현재-미래-로 발걸음할 수 있는 자.
나는 그걸 인간이라고 정의하기로 했어.
(그 말을 마치면, 발은 전시관의 바깥 쪽으로 향한다. 더 살필 것이 없다면 이동하자는 암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쪽의 기준은 남에게까지 그리 까다롭지 않아. -받아들이는 건 네 자유겠지만. (이건.. 농인가? 확실한 건, 처음 나왔던 그 문장보다는 확실히 무게가 덜했다. 몸을 돌려 발걸음 소리와 함께 걸어가기 시작한다.)
... 뭘 강요하는 일은 잘 없었던 것 같은데. 암, 내 자유겠지... (눈을 마주하고, 서로를 납득하기 위해 입을 여는 것. 나는 그러한 부분에서 인간성을 느끼곤 해, 아가일. 헤더는 속으로 다 벼리지 못한 답을 곱씹는다. 그는 아가일의 대답을 더하여 이 도시는 광활하고 시리다는 것만을 연신 체감한다. ... )
(다음으로 세미나실을 향한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20/10/4 |
굴림: | 6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옆에서 책자 뒤적인다....)
4층의 기획전시실을 통해서.. 지하로 내려갈 수 있다는 모양인데.
특별한 방문 사유가 없으면 직원에게도 출입이 제한됩니다, 라고.
우주 극장을 살핀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5/32/13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상자가 파괴되면... 해당 구역에서 로고스를 착용한 사람이 전부 부조화로 변질된다. 구할 수 없어. -어떤 방식이로든.
상자를 파괴하겠다는 건가, 왜... (저 말이 사실이라면, 1구역의 사람들은... 그 기색에서 숨길 수 없는 울렁임이 일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러한 미생물에 유전공학 기술을 사용해 화성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들고, 화성의 극관에 뿌립니다. 그들이 번성하며 극관을 어둡게 변색시키면 태양 광선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게 됩니다. 극관의 얼음이 녹으며, 오랜 세월 간 극관에 갇혀 있던 화성의 대기가 방출됩니다.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화성의 대기압을 상승시켜 물을 액체 상태로 존재하도록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극관에서 녹아내린 물을 따뜻한 적도 지대로 운송하여 호수와 강, 바다를 만들고, 식물이 지표면을 뒤덮는다면 우주복 없이 걸어 다닐 수 있을지 모릅니다.
지구의 1.2%에 불과한 대기로는 온실 효과를 일으킬 수 없고, 우주 공간으로 흩어질 이산화탄소의 양도 상당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의 대기압으로 돌아가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화성 궤도의 인공위성 컴퓨터에 모든 의식을 전송하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지난 육체의 죽음과 종말을 까맣게 잊은 채로 잠들게 됩니다.
그리고 인류가 긴 잠에 빠진 동안, 화성에 기지를 세우고 탐사 로봇을 통해 테라포밍을 시작합니다.
이것이 그들의 최종 계획이었을 거야.
그렇지? 헤더 린든.
암흑 속에서 희미한 정신을 붙잡은 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삶을 이어가는 나날은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삶을 장식하는 것은 더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아가일 발렌티아의 방문, 그가 돌아가면 완전한 침묵 속에 남겨진다.
하나의 순리처럼, 당신은 간절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인류에게 이어받은 지식을 토대로 삼아 하나의 문명을 건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자들은 인류를 위해 새로운 세계를 완성하는 사명을 자신의 보물로 삼았고, 어떤 자들은 우리에게 끝나지 않는 지옥과도 같은 형벌을 내린 인류를 저주했습니다.
반동분자라고 하면 이해가 되려나... '의식'의 계획을 방해하는 사람들의 일원 중 한 명이었지.
우리는 총 세 명이야. 리더인 C, 나- R, 그리고 E로 이루어져 있지.
C는 제1구역의 보조 상자를 가지러, 나는 이곳에, E는 같은 이유로 제3구역으로 향했어.
내 목적은- 나의 연인이 로고스에게서 벗어나도록 만드는 것. 나는 너희보다 먼저 제 2구역의 박물관으로 향해 연인의 이름이 보조 상자에 기록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했어.
내가 과거형으로 설명하는 이유는- 이제 보다시피 동료에게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기 때문이야.
거기, 네 옆에 쓰러져 있는 몸이 본래 '나' 였지.
나는 그래서, 그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이라도 갖고 싶어 그를 설득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일반형 로고스를 착용하여 정신세계로 떠나버린 상태였지.
내가 왜 이렇게 됐냐고 물었지? 간단해. 제2구역 보조 상자의 보안시스템에 멋대로 접근한 탓이야.
한 순간의 실수로 육신을 잃었고-.. 정신만을 박물관 시스템 속에 위탁하는 존재가 되었지. 그게 지금의 나야.
나는 이 시스템을 통해 제2구역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들을 조사했지만.. 그곳에 내 연인의 이름은 없었어.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지. 나 대신 그의 이름을 찾아줄 너와 네 동행자를.
그리고 이름을 찾아주는 건... (자기 관할인가 의문이다. 힐끗 아가일을 보고 만다.)
하지만, 이곳의 기밀을 직접적으로 언급할 경우.. 보안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구성되어 있어. 네가 직접 둘러보는 것을 추천할게.
믿지 못하겠다면- 봐, 이곳은 ◼◼의 ◼◼◼◼가 내재된 지식을 ◼◼◼◼◼ 돕는 시설이야. 우리 시대의 과학으로는 ◼◼◼◼◼◼◼◼◼ 안드로이드를 ◼◼◼◼◼◼ …….
..나는 이곳에 녹아든 이후, 네 기억을 저절로 알게 되었어.
뭔지는 모르겠지만, 여긴 아마... 너와 밀접히 관련된 시설인 것 같아.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진실을 고한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하지만 아까 어떻게 되는지 봤지? 난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없어.
네가 직접.. 이 공간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할게. 하는 김에.. 네 동행자와 원만하게 합의도 보고.
제단을 살핀다.
이것을 꺼낼 경우, 보조 상자의 보안 시스템─박물관 시스템과 연결된 R의 의식은 끊어집니다.
R은 조금 더 이야기하자고 회유합니다.
유리관 근처에는 여러 보고서나 태블릿 PC 등의 자료가 어지럽게 널렸습니다.
가장 위에 떨어진 명함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입원해 있던 제 1구역의 병원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습니다.
기준치: | 20/10/4 |
굴림: | 2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1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암호 대신인지 은유적인 표현이 많아 의미를 알기 힘겹습니다.
수술 기록지는 H가 적은 것입니다. 조사할 가치가 있을까요?
원한다면 의료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1/0/0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역시 모르겠군...)
기준치: | 75/37/15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TAH.
..무슨 뜻인지 아나?
너.. 뭘 한거야?
..아니, 말하지 마. 당장은 알고 싶지 않으니까. 일에 방해만 돼. (가늘어진 채 바라보던 눈이 일순 어떤 감정을 품은 채 일그러진다.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오는 것 또한, 찰나였다.)
...일이 끝나면, 다시 묻도록 하지.
(기록지 던지듯 내려놓고 모니터 쪽으로 향한다.)
모니터를 살핀다.
차이점을 살펴본다면, 타워 위에 「프로젝트 본부」라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다는 겁니다.
주변 모니터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문구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기준치: | 60/30/12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명이라는 단어를 읽은 당신은, 자신을 깨운 목소리를 다시 떠올려냅니다.
..순간적으로 미약한 두통을 겪습니다.
조금 더 찾아볼까요?
기준치: | 20/10/4 |
굴림: | 2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1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화면에 이러한 문장이 표시되어 있음을 알아냅니다.
여러분이 복도에서 목격했던, 테라포밍 이후의 화성 문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앞서 보았던 역사는 물론이며, 수천 갈래의 다른 미래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조금 더 찾아볼까요?
기준치: | 20/10/4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대공황과 의식의 선언, 세계의 절망을 모르는 채 잠든 단 한 명의 인류를 찾을 것.」
그리고 「적합자」라는 단어와 일 년 전의 날짜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수술 일정과 함께 그 주치의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는데, 제단에서 발견한 명함과 일치합니다.
..조사할 가치가 있을까요?
주변 모니터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문구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리 그래도 또 부탁을..
기준치: | 60/30/12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조금 더 찾아볼까요?
기준치: | 20/10/4 |
굴림: | 1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5/32/13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R에게 물어볼 경우, 그는 자신의 차 트렁크 열쇠라고 설명합니다.
나머지 동료들이 상자를 더 파괴하기 전에, 구역의 중심부에 다다라. 네가 아직 모르는 진실들을 마주해야 해.
..보조 상자는, 이만 가져가도 좋아.
기준치: | 65/32/13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30/15/6 |
굴림: | 3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더 살필 게 없다면 그만 몸을 물린다. R의 트렁크를 확인해야 할 것 같은데...)
(자리에 멈춰선 채로 한참이나 간극이 이어진다.) 네가 무슨 경위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몰라도-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있기를 바라지, 이후에는. 들릴 듯 말듯한 문장을 더하고는 제가 타고 온 차량으로 향한다.)
(더 덧붙이지 않고 뒤따라 차량으로 향한다.)
만약 당신이 알고 있는 이성이, 사람의 지식을 아득히 뛰어넘는 물건이라고 해도 말인가요?
…….
보조 상자는 제 손에 있습니다. 전(前) P사 연구원이자 특수형 로고스 개발자로서, 귀하에게 본사 체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임직원으로서, 통상 업무를 수행해 주세요.
로비를 살핀다.
무슨 이유로 그만두었는지는- 듣지 못했어. (고개 내젓고)
실제의 ¼ 크기로 제작되었습니다.
작은 명패에 「특수형 이성」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아래에 부가 설명이 더 쓰여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제외된 로고스』
줄기에 달린 태그에 「12」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흰 장미의 꽃말은.. 순수, 혹은 당신의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 라고들 하지.
(물음에는 고개를 내젓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 (스위치를 눌러 본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유리 벽을 다시 살피다. 새로운 내용이 더 생기진 않았는지?)
다음 층으로 가 볼까.
유리 화병에 흰 장미가 하나 꽂혀 있는데, 꺼내 살펴보면 아직 물기가 맺힌 생화입니다.
줄기에 달린 태그에 「12」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탁자를 살핀다.
로고스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고자 한다면,
기준치: | 60/30/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눈 부빔... 다시 한 번 볼 수 있나?)
기준치: | 60/30/12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여기 있네.
기준치: | 65/32/13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끈거리는 골을 손바닥으로 짚는다. 한탄이 긴 한숨처럼 빠져나온다. 자료를 몇 번 더 팔락이고 화이트보드를 살핀다.)
미처 지워지지 못한 부분에는 P사 기술본부 업무에 대한 잡다한 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팀원끼리 돌려쓰던 회사 카페 쿠폰 가져간 사람은 좋은 말 할 때 돌려놓으라는 포스트잇이.. 상당히 눈에 띕니다.
근처에 작은 메모지 하나가 붙어있습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책상을 살핀다.
사진 액자, 노트북, 서랍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진이 조금 비뚤어져 있습니다.
무언가의 기념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곳이 아니라면.. 만져 보는 것만으로도 조금 기뻤을 것 같습니다.
열어보면, 암호가 걸려있습니다.
..짐작가는 것이 있나요?
열리지 않습니다.
2% 부족한 것 같은데..
기준치: | 60/30/12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0/40/16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연도까지 입력해보는 건?
잠금이 해제됩니다.
바탕화면에서 음성 파일 하나를 재생할 수 있습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노트북을 통해 살펴보면, 특수형 로고스의 부작용에 관련된 정보임을 알아냅니다만.. 내용이 암호화되어 전혀 알아볼 수 없습니다.
또한 타워 내부 시설인 카페의 쿠폰이 들어 있는데, 제 1구역 진료실의 그 쿠폰과 같은 것입니다.
..조사할 가치가 있을까요?
가벼운 플라스틱 위에 흰 글자가 빼곡히 각인되었습니다. 「특수형 로고스 구매 명단」.
자세히 살피면.. 15층의 「착용자 명단」과 일치함을 알아냅니다.
예상대로, 사원증에 표기된 이름은 E입니다.
여러분은 그의 인사를 떠올립니다.
『전(前) P사 연구원이자 특수형 로고스 개발자로서.』
..E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이제 이쪽에서 더 볼 건... 없는 것 같은데. (암호화된 usb는... E를 만나면 해결될 일 아닐까 짧게 가늠해 본다.)
(다 봤다면 계단을 살핀다.)
줄기에 달린 태그에 「100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모니터가 기동되기 시작합니다.
허무할 정도로 쉬운 퍼즐입니다.
1년 반 이전 명예퇴직된 사원이라 표기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찾아보면, 퇴직 당시 E가 담당하고 있던 사안이 I에게 이수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네요.
두 사안이 함께 표시됩니다.
통과안 :: P사가 개발한 특수형 로고스에는 마지막 질문이 제외되어 있고, 부작용 가능성이 낮다.
최종 전송 확률을 비교하자면, 보급형 50%, 특수형 99.9%.
폐기안 :: 부조화가 발생하지 않는 로고스 개발. 착용자가 정신세계 속에서 충분한 윤회를 거쳐 사람의 악한 마음을 자연스레 치료하여 마지막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만든다.
28층에서 얻었던 암호화된 자료를 해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도해 보나요?
기준치: | 20/10/4 |
굴림: | 3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56 |
판정결과: | 실패 |
(쉽지 않네...)
기준치: | 80/40/16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더... 해독 안 되나?)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그렇기에 각자 다른 개인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 우리가 만약 모든ㅁ 면에서 우수함을 타고났다면, 그건 인류가 아니라 안드로이드, 내지 복제 인간 사회와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공상 과학 쪽에서 흔히들 써먹는 소재가 아니던가.
'너'와 '나'의 구분이 의미가 없는 셈이지. 육체도 없는 마당에.
... 도대체 인간의 기준은 뭐가 되는 거지?
개인의 경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결국 구분마저 의미 없어진 의식들과 같은 존재라고 볼 수 있나? ... 이건... 좀 혼란스러운데.
네 심장과 뇌가 살아있는 사람의- 자연물이 아니라면, 너도 이미 생물학적인 의미의 '인간'에서는 벗어난 거다. ..너, 스스로를 아직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나?
마지막 물음에 대해서는, 글쎄. '다만' 이후에 올 내용이 관건이 되겠지. 인간은커녕 서로 간의 구별도 불가능한 완전한 의식만도 못한 존재가 되느냐, 아니면 이 장치를 쓴 치들이 바랐던 진정한 특권층으로 거듭나느냐...
난 전자에 걸지. (기울였던 몸을 바로 세운다.) 달리 찾아보고 싶은 게 더 있으신가.
너는 정확히 인간이 무엇이라고 정의하지?
... 본인을 본인만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있고, 명확한 목적 의식을 가지며... 자기 능력을 개화할 가능성이 있는 존재가... 그 존재의 사유가 오로지 기계로 돌아간다면, 그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라고 판단하나? (음절 끝이 떨리는 것도 같다. 탄식을 한숨 뱉듯이 짧게 흘려 보내고 말을 잇는다.) ... 네가 보기엔 나는, 인간이 아니야?
... 그래, 그 '다만' 이후가 중요한 거겠지.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정보였으니... 네 말이 정답에 가까울 것 같군. (입을 잠시 다물어 생각을 정리한다. 찾아봐야 하는데 놓친 정보가 있던가? 기억을 되짚어 본다.)
'사유'는 중요하지 않아. 내가 보는 건 '의지'다. 설령 통상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인간의 개념에서 벗어났다 한들.. 그 상대가 인간으로 남고자 한다면- 그럴 의지가 타당하여 충분하면, 나 또한 그렇게 보리라는 뜻이다. (결국 당신의 대답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너는 지금,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지? 다만 죽지 못하는 몸이라서? (...)
(애초에 당신 곁에 선 이는 사람이다 아니다에 크게 집착하는 부류가 아니기도 했다. 그를 움직이게 하는 척도를 꼽으라면... 그래, 가치 정도. 가치가 있는 것과 없는 것. 특권층이라는 명분 하에 극비로 제작된 장치를 머리에 뒤집어쓴 인간과 제가 당연하다 믿어왔고, 생각하는 정의를 지키고자 하는 인간이'었'던 이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E라는 작자, 목적이 궁금해지는데. ..R은 반동분자로 일컬어지는 세력과 합류한 목적이- 사랑이라고 했었지. 그럼 E는 무엇이지?
무엇을 위해 본인이 퇴사한.. 혹은 퇴사당한 회사에 다시 돌아왔을까.
... 명백히 보이는 사실이 있음에도, 내가 바라는 게 더욱 중요하다면...
(예사롭지 않던, 날이 서 베일 것만 같은 시선을 가만 들여다 본다. 눈을 마주하고 서로를 납득하기 위해 입을 여는 것. 그것으로 사람은 완성된다고 본인은 생각했었다. 당장 이 모든 회로는 생물학적인 원리를 따르지 않지만... 아가일의 시선을 마주하고 그 말을 납득하기 위해 사유를 이어가는 것으로 헤더는 나름, 자신의 정의의 도식을 따르고 있다. 더 망설일 게 있나? 당신, 아가일의 정의도. 본인 헤더의 정의도...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길을 제시하는 셈 아니던가. 이어지는 침묵을 깨고 헤더는 입을 열었다.)
... 타워로 향해야 해. 주어진 사명도... 내가 다 알지 못하는 진실도 해결하고 싶으니까. 무엇을 위해 살아간다면, 사람을 위해서라고 요약할까. 무엇이 나를 살게 한다고 한다면... 그것도,
... 나와 눈을 마주하고, 서로를 납득하기 위해 입을 열어주는 사람이겠구나.
(그러니 차분한 낯으로 모니터 본다. 이제 생각이 좀 정리되었을까?) ... E에 대해서는 명예퇴직된 사원이라고 떴지... I와 연관성이 있어 보이던데. E가 담당하던 사안이 그에게로 넘어갔다고... 그에 대해서 알아보면 갈피가 좀 잡히려나? (I에 대한 정보를 찾아본다.)
당장에는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 너나 나 모두에게 최우선시되어야 하는 사항이기도 하고. 다만-
타인'만'을 위해서 살지는 말아, 헤더 린든. 그 말은 자칫하다가는.. 곧 네 주변에 타인이 없을 경우, 남겨진 너는 어떻게 되지? 로 이어지거든. (하나 물을까. 더 이상 당신과 눈을 마주하는 사람이 없다면, 납득해줄 사람이 없다면.. 넌 그럼에도 살아갈 건가?)
(소리없이 숨을 내리쉬는 것으로 대화의 종결을 알린 뒤, 몇 번인가 눈을 깜박인다.) '넘겨준' 건지, '넘겨진' 건지.. 봐야 하지 않겠어. (종이 한 장만도 못한 차이지만, 그 한 획으로 인한 결과의 갈림은, 글쎄. 팔짱 끼고는 모니터에 시선을 둔다.)
... 그러니 만약이래도, 나는 날 혼자 남도록 하지 않을 거다. 내 살을 깎아서라도.
(고민하는 듯 입술을 잘근 씹다 말을 이었다.) 아까도 그렇고... 자세한 사정까지는 보여주질 않는데... 우회해서 찾아봐야 하나? 아님, 직접 상대를 만나 물어보거나... (감이... 안 잡힌다.)
힌트는.. 28층에서 찾았던 음성 녹음에 있을 것 같은데.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나나?
'마음을 털어놓을 상대를 신중히 고르는 법에 대해 알려줬어야 했는데.' E는 I에게 자기가 개발한 특수형 로고스와, 기존 특수형 로고스의 문제를 알렸어. 하지만 I는 거절했지.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그리고 E는 명예퇴직 '당했지'. ..그 공로는 오롯이 I에게 넘어갔을 테고. (그 이후는.. 어떨 것 같아. 그런 눈으로 당신을 돌아본다.)
흔한 얘기잖아, 상하 관계가 명확한 직장에서.. 상사가 아랫사람의 결과물을.. '가져오는' 거.
기준치: | 40/20/8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나 자신마저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그것뿐입니다. 당신 곁에 있는 이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아가일을 눈짓한다.)
특수형 로고스 개발 후로 피해를 본 거겠지? I는 보급형 로고스 전체를 특수형으로 돌릴 용의가 없었잖아. 결국 일반형과 보급형이 나뉘고...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내쫓기고? (시선을 돌려 노트북을 바라본다.) 왜 이곳으로 온 거냐고 물어볼까. 희생을 그리 쉽게 담아서 이루고자 하는 게 뭐길래. (단수 복수? 되묻는 덧붙인다. 시선은 아가일에게로 돌아갈 생각을 않는지 여전히 한 자리에 붙박여있다.)
... 경우에 따라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사람은 생각보다 굉장히 작은 것에 매달립니다. 분노, 혹은 복수라고 보셔도.. 되겠죠.
사실 I 한 명이면 족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일반형 로고스 안으로 들어가 버린 뒤더군요?
제게 필요한 건 그쪽의 오퍼레이터가 가지고 있는 카드, 그거 하나예요. 그걸로.. 그의 이름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방문은 예상치 못했지만. 헤더를 바라보더니)
아- 부작용, 네. 의식이 그것을 전제로 특수형 로고스가 세상에 나오는 것을 묵인했으니까요. 꽤 열심히 돌아다니시던데.. 답은 이미 아시지 않습니까? (고개가 조금 기운다.)
이곳의 시스템이야 꿰고 있으니.. 그 로고스들을 전부 오작동시키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었죠. (노트북을 바라본다.)
곧 '탈출한' 그들이 이쪽으로 올지도 모르는 일이죠.. 제법 낭만있지 않습니까. (하하.)
아니라면, 제가 도와드리죠. (고개 돌려 당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당신들을 해칠 생각은 없으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이제 와서 숨길 것도 없고.
기준치: | 50/25/10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깜빡인다. 빌려주는 거라면... 되나?)
(묻지. 너는.. 15층의 그 사람들이, 죽어 마땅한 이들이라 생각했나?)
... 뭐라 판단하긴 어려운데. (눈을 화면에서 떼 아가일을 본다.) 애초에 그들에 대해 아는 사실이란 특수형 로고스를 사용하는 사람들, .. 이라는 것 뿐이고. (무엇이 더 합당하느냐 결단을 내릴 근거가 자신에겐 없었으니. 다만 이때 최선이란 무엇인가... 헤더는 거듭 생각해도 답을 떠올릴 수 없었다.) ... 네 생각은 어때?
저 자가 만약, 명단에서 I를 빼낼 수 없다는 걸 알면.. 어떻게 될까.
15층의 이들도 망설임없이 날린 이가, 보조 상자를 통째로 파괴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 있지?
뭐, R이 틀려 만에 하나 빼낸다 한들.. 이후도 일이 꼬여. 저들은 결국 반동분자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있는 C와 한 팀이야.. 이후의 위협이 될 바에는, 차라리 우리가 저 자를 회유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은데.
(나직히 답하고는 E를 돌아본다.) 당신이 하는 일의 끝에,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는 건 알고 있나?
2구역에 당신과 비슷한 사람이 있었지. 그가 당신에게 전해달라던 말이 있었는데. 미안하다..였나?
복수의 끝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죠. -알아요. 하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질서, 대의, 명분.. 그런 걸 추구해봤자 이런 세계에서는 하등 쓸모가 없다고요.
그는 죽었어. ... 이런 세계에서 복수에 매달리는 건 달리 쓸모가 있던가? 아니... 애초에 대의나 질서를 추구하는 데에 때가 있는 건 아니지. 구태여... 사람 하나 때문에 공연한 죄를 더 늘리지 말고, 무를 수 있을 때 물러. 계획이 어그러진 지금이, ... 기회 아닌가.
죽어서 어떤 비밀에 접근할 수 있었던 건지... 그 사람은, 당신들이 구역들을 더 망가뜨리기 이전에 우리가 중심으로 향하길 바랐어. 자신의 목적은 이룰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었고. 뭔가... 이미 로고스를 장착한 사람들을 조작하는 데에 매달리는 일이, 더 무의미할 수 있다고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그러며 E를 가만 살폈다. 적절한 설명은 다 보탠 거겠거니, 입을 다물었다.)
어쩌면.. 의식이 저 프로젝트를 통과시켜준 이유는, 특수형 로고스에 의존하는 악인을 확실히 분류하기 위해서였을지 모르죠.
그들은 로고스 따위 착용하지 않고 인류 최후의 날까지 화폐란 걸 사용해 즐기고 싶었던 걸지 모릅니다.
이런 짓을 하는 자신들은 확연히 악인이다. 로고스의 질문엔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
…하지만, 그렇다 해서 지난날의 절망이 설명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형용되지 못할 가치를 위해, 우리는 너무 많은 희생을 묵인하고 있습니다.
법과 질서, 선의와 악의 따위는 이성 있는 사람이 지정한 기준에 따라 나뉘고 정의되는 것들 아닌가. 결국 같이 생각하고 정의를 논할 사람이 더 없는 이 때에, 그런 질서를 고집하는 건 무의미한 선택일 거야. 어떤 대의를 염두하는 순간 모순의 연속에 빠질 거고, 그럴수록 골만 아프고... 그저 쉬운 결정을 성급하게 내리게 되는 거지... (손을 올려 왼쪽 눈가를 가만 쓸었다.) 쉬운 결정을 내리고 싶은 건 아닌가?
삶의 끝, 그리고 끝의 끝에서까지 사람이길 포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게 끝이라고 놔버리는 순간, 당신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고. 아직 이성이 존재하는 이 때에, 인류가 규율한 질서와 법칙은 아직 유의미할 수 있어. ... 당신이 복수하고자 하는 사람은, 결국 욕망함으로 금수에 가까워졌을지 모르고, 그 상태로 지구에서의 존재를 끊어냈을지 모르지만... 당신은 다르잖아. 아직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 지난 절망을 설명하자고 다른 절망을 이끄는 형태는 분명 잘못된 행태다. 여기서 그만 손을 떼.
기준치: | 64/32/12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지만, 아직 여러분이 로고스에 대해 아직 모르는 정보가 있습니다.
로고스는 인간의 기술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닙니다. 「계약」에 대해 조사하세요.
그 사람은 네가 살아남길 바랐을 거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느낌이 안 좋다..)
(다시 되나..?)
기준치: | 60/30/12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눈치 한 번...)
기준치: | 60/30/12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4/32/12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주차장에 차가 있어 망정이었지, 라며 덧붙이고는 물음에 답한다.) 위험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어. 그곳의 보조 상자가 정말 파괴되었는지, 그리고 그 C라는 놈이 남겨둔 흔적이라도 있는지.
무엇보다.. 네 수술. (손가락이 운전대를 톡톡 두드린다.) 그것에 대해 뭔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다만 고개를 돌려 아가일이 운전하는 양을 가만 살피는 것으로 미약한 안정감을 들이기로 한다. 대답 대신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45/22/9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제 2구역에서 봤던 자료와, 동일합니다.
완전인공심장 이식 기록과, 인공 뇌로의 교체...
모두 당신이 더 이상은 '생물학적인' 인간이 아님을, 명시하는 내용 뿐입니다.
다만.. 다른 점도 하나 있습니다.
이 기록은 A라는 사람의 전례와 비교하여 서술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인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아마, 당신과 비슷한 일을 그에게도 행했으며- 그 수술을 집도한 이가 H가 아니었을까.
그 정도 생각만 떠오를 뿐입니다.
...어쩐지 제 2구역을 벗어난 직후, 마주쳤던 부조화 한 마리가 생각납니다.
아쉽게도 도장 하나만 더 모으면 조각 케이크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 3구역 28층 서랍에서 얻은 것과 같습니다.
..조사할 가치가 있을까요?
기준치: | 60/30/12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20/10/4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2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30/15/6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 그 또한, 알고 있다. 그게 네가 해야 할 일이잖아. (문득 무섭지 않느냐고, 그런 질문이 입안을 맴돌았다. 헤더는 더 말하지 않고 다시 창을 바라보았다. 이젠 답이 보이고, 그렇기에 무용하고 무가치할 질문일 테니까.)
기준치: | 63/31/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2/31/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데이트나- 가족 여행의 명소로 꼽혔던 곳이었는데. 악몽의 실사화 같은 장소가 되었어. (스피커로 흐르는 음악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인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40/20/8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다시... 들어보면 들리나?)
기준치: | 40/20/8 |
굴림: | 96 |
판정결과: | 대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E는 죽었고, R은 손쓸 수 없게 되었다. 전부 너희들 때문이야.
나는 개인적인 사명을 위해 동료란 이름으로 그들을 이용하는 것에 죄책감마저 느끼고 있었어. 하지만.. 걔네도 나름 복잡한 사정으로 나를 이용해먹고 있었더라고.
뭐, 이제 아무래도 좋아. 처음에는 너희 둘 다 죽여버리겠다고 생각했어.
–사람은, 죽으면 끝이다.
생명이란 원래 그런 거야. 죽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세계는 살아있는 것들의 전유물이야. 실존은 본질에 우선하지.
그런데 지금 너희가 지키려 하는 인간들은 뭐지? 저 바닥에 널린 괴물들? 잠든 채로 신세계가 건설되기까지 기다리는 영혼들?
우리는 살아있어. 저렇게 되기 전까지 너희를 위했던 사람들 모두 우리가 살아남길 바랐겠지.
그런데 지금, 너희는 뭘 하는 거야?
(헤더는 고개를 돌려 C를 마주했다.) 그래... E, 그가 전해 달라고 하던데. 그 사람은 당신이 살아남길 바랐을 거라고. 하지만 그 유언이 그리 유효할 것 같지 않아. 주위가 빈곤한 사람은 앞뒤 가지리 않고 달려드는 법이니까.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사람은 죽으면 끝이라고. 그런 생에 기초한 실존만 주장해서 무엇하지? 지구의 멸망은 예견되어 있었어. 어떤 발악이라도 해야 할 거 아닌가. 정상적으로 살아 존재할 수 없다면, 차라리 완전한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건가?
우리는 그저 각자가 맡은 사명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너야말로 지금 뭘 하는 거야?
당신의 사명이 무엇이길래 방해하는 거지?
그렇게 말한 E도, 나의 가족도 죽었다.
E가 죽기 전 보내준 데이터를 읽었어. 흥미롭더라.
(헤더를 잠시 바라보다 시선을 돌려 아가일을 응시한다.) 아가일 발렌티아. 너는 언제 완성될지 모르는 신세계 따위를 위해 영원히 혼자 살아갈 자신이 있어? 네 옆에 있는 헤더 린든이 같이 있어준다면,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다 생각했나?
너, 오퍼레이터가 코드를 입력한 다음 어떻게 되는지 알아?
애초에 너는 그를 대신할 수 없었어. …아니, 대신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는 걸까?
즉시 사살한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타워 전체를 날려 주겠어. 죽고싶지 않다면 도망치지 그래.
기준치: | 30/15/6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헤더 린든이 3회 이상 C를 저격할 경우, 추격은 종료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0/25/10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50/25/10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네가 아무리 노력해봤자 오퍼레이터는 살아남을 수 없어. 코드를 입력하는 순간 죽을 테니까.
누구나 죽고 싶지 않을 텐데 말이야.
목숨을 끊어야만 하는 상황에 생명은 빛나기 마련이라서, 최악은 언제나 최선을 잃었기에 존재하니…
…빛이 있으라.
이제 몇 시간 안 남았어. 그 말을 세계에 전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모두 죽도록 설계되어 있었던 거다. 헤더 린든!
지금 나를 죽이고 세계를 구하고자 하는 건 누구의 의지지? 누가 네게 죄를 짓도록 만들었어?
저 위에서 우릴 내려다보는 컴퓨터와, 지금 여기 있는 너.
누가 인간이지?
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C를 붙잡는다.
그거 당신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야.
나도 할 수 있다고. 방금, 당신만, 없었으면. ...
... 하. (벌게진 눈가를 억세게 문지르고 몸을 돌렸다. 문을 열어 걸음을 옮긴다. 더 이상 덧붙이는 말은 없다.)
나는 그 사람의 삶이 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여기까지 왔어.
... 너희는, 어떨까?
지금부터 당신은 언제든 원할 때 보조 상자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파괴 시 1D6+5의 이성을 회복하고 세뇌에서 벗어납니다.
C가 시도했던 것처럼 창밖으로 던져버리기만 하면 되는 일입니다. 아니면, 총으로 쏴도 되겠죠.
물론, 파괴하지 않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현재 잔여 보조 상자 개수 :: 1/n
(입을 달싹여 상자를 받았다. 입은 그러고 몇 초 굳게 닫혀 있었다. 그의 눈길이 젖어 있던 것도 같다.) ... ... 오늘만큼은 도망치고 싶은 것 같아. (상자를 내려두고 총을 장전한다. 그리고 그대로 쏜다.)
헤더, 1d6+5 굴려주세요.
(본능을 내리 눌러 의지를 다질 필요가 있었다. 진정 인간이라면. 뭐라도 하기 위해.)
(목을 더듬 매만지고 짧게 머뭇거린다. 이내 최상층으로 향한다.)
기준치: | 68/34/13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악보를 살핀다.
악보에는 음표 대신 알파벳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오직 순수한 인간만이 이 코드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악보 하단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책을 살핀다.
차례대로 「계약」, 「이성」, 「수행자」, 「적합자」.
책은 빛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양,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희미한 반짝임이 글자를 적시고 종이를 잡은 손에서 미미한 온기를 느낍니다.
(나오는 두 사람은 A와 H...인가? 편지의 내용을 가만 떠올리며 이성을 확인한다.)
(수행자를 펼쳐본다.)
... ... ... (적합자를 확인한다.)
'사명'을 살핀다.
‘사명’은 당신이 궁금해하는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당신의 몸은 천 년을 버텨낼 수 있습니다.
'전례'를 참고하여 잘 만들어져 있으니까요. 헤더 린든은 불로불사의 몸이며, 이 차를 마신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닳아가는 인간의 기억력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찻잔을 가리킨다.)
문득 탁자 위를 바라보면, 비어 있었던 찻잔에서 김이 피어오릅니다.
찻잔을 채운 붉은 액체에서는 단 향기가 납니다.
12월 28일.
당신이 눈을 떴을 때 혀끝에서 느낀 그 달콤함입니다.
복용자가 가장 취하기 쉬운 형태를 가집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7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 전에 삼키려 하면, 액체는 어디에도 닿지 않은 채 흘러내립니다.
잔이 다시 채워집니다.
다만.. 그렇게 한다면, 그로 인해 따라오는 결과 또한 책임을 져야 할 거다. (직후 한없이 고요한 낯으로, 그는 선언했다.)
난-.. 네가 강렬히,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길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내게 본래 주어졌던 사명을 다할 거다.
네가 가고 싶은 길을 선택해, -..헤더 린든.
아가일 발렌티아는 일찍이 살아갈 의지를 잃어버린 인간이며, 헤더 린든은 몸의 일부가 기계로 교체된 불사신입니다.
부조화들은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하지 못하여 이성을 잃은 괴물이고, ‘사명’은 인간의 뇌를 이식받은 컴퓨터이지만 결코 인간의 감정을 느끼던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 ..
그리고 나는 당신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깨달았습니다.
이번만큼은 네 의지에 나의 의지를 의탁하고 싶었던 것도 같다. (다시 침묵했다. 거친 손으로 제 얼굴을 드문드문 매만졌다.) 결국 내 선택에 가치를 찾을 자신이 없다면 남에게 휩쓸리는 일이 가장 쉬운 일임을 알고 있으니까. 다만... 그럴 기회조차 주지 않네.
네가 네 사명을 다할 거라면. 나 또한 내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도록 하지. 오로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야. (그리고 다시 입을 달싹였다. 사명의 말을 듣는지 고개를 그를 향해 돌아갔다. 일찍이 살아갈 의지를 버린 인간이라면... . 숨을 내뱉듯이 한숨 같은 질문이 작게 허공을 맴돈다.)
... 무섭진 않아?
(지금의 당신에게는 큰 의미가 없으려나. 시선은 느릿이 돌아 오르간 쪽으로 향한다.) 그게 진정 오롯이 '너만의' 선택이라면-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게 될 너는 분명히 인간이겠지. (시종일관 담담한 투. 마지막 물음에는 답을 건네지 않았다.)
물음에 대한 내 답은, 여전히 같아.
스스로 의지로써 개화하고- 사고함으로써 만발하며- 그리하여 살고 싶다 외칠 수 있는 이.
난 그걸 인간이라 정의하기로 했어.
(이제 됐다는 듯 고개를 내젓는다. 부채감 한 꺼풀을 벗겨낸 듯 헤더는 전보다 평온한 낯을 했다. 그는 찻잔을 바라보았다.) 네가 나를 인간으로 여긴다면, 그것으로 됐다.
너는 정말 여전하구나. (그리고 만족스럽다는 듯 웃는다.)
긴 시간 동안 나와 눈을 마주하고 내 이름을 불러줄 이는 하나 없을 테니... 그럼에도 내 생각은 여전해.
나와 눈을 마주했고, 이름을 불렀던 이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를 기꺼이 허비해주었던 그들.
난... 그리울 거야.
해피 뉴 이어.
둘 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가일이 코드를 입력하고, 내가 타워에 남는다면?
첫 번째 가능성에 대한 대답입니다.
부조화들을 인간으로 보거나, 이 세계에 인간 따위 없다고 결론내린 것과 같습니다.
전송은 실패합니다. 화성 테라포밍 계획도 실행되지 않습니다. 존재 의의를 잃은 ‘사명’은 사라지고 인류는 멸망합니다.
헤더 린든과 아가일 발렌티아는 얼어붙은 세계에서 생존하고, 목적을 잃은 탑은 무너져 내립니다.
......
아가일 발렌티아를 인간이라 결론내린 것과 같습니다. 의식의 본래 계획과 동일합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는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사명에 생명력을 환원합니다. 전 인류의 정신이 사명에 전송됩니다.
헤더 린든은 찻잔을 비웁니다. 그는 앞으로 천 년간 이곳에 남아, 사명과 함께 신세계를 만들어갑니다.
아가일이 코드를 입력하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아가일 발렌티아를 인간이라 결론내린 것과 같습니다. 허나, 조금 다릅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는 찻잔을 비웁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사명에 생명력을 환원합니다. 전 인류의 정신이 사명에 전송됩니다.
헤더 린든이 주어진 사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타워를 떠나야 합니다. 헤더 린든은 얼어붙은 세계에서 그가 바라는 삶을 살아갑니다. 화성 테라포밍 계획은 실행되지 않습니다.
인류는 영원히 하나의 정신체로써 존재할 것입니다. 목적을 잃은 탑은 무너져 내립니다.
아가일이 코드를 입력하지 않고, 내가 타워에 남는다면?
정신 이전이 실행되지 않는다면, 이 아름다운 곳에 남는다 하더라도 계획은 무산됩니다.
전송은 실패합니다. 화성 테라포밍 계획도 실행되지 않습니다. 존재 의의를 잃은 ‘사명’은 사라지고 인류는 멸망합니다.
찻잔은 비었습니다. 목적을 잃은 탑은 무너져 내립니다.
아가일이 타워에 남고, 내가 코드를 입력한다면?
헤더 린든을 인간이라 결론내린 것과 같습니다. 수행자는 누구나 될 수 있어도, 불로불사의 적합자는 단 한 명 뿐입니다.
그 누구도 찻잔에 손대지 않습니다. 헤더 린든은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사명에 환원됩니다. 전 인류의 정신이 사명에 전송됩니다.
아가일 발렌티아가 다시 찻잔을 비워도,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잃을 뿐입니다. 그는 이곳에 남아 목숨이 끊어질 때까지 사명을 도울 것입니다.
언젠가 아가일 발렌티아가 죽으면, 목적을 잃은 탑은 무너져 내립니다.
아가일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가 코드를 입력한다면?
헤더 린든을 인간이라 결론내린 것과 같습니다. 허나, 조금 다릅니다.
그 누구도 찻잔에 손대지 않습니다. 헤더 린든은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사명에 환원됩니다. 전 인류의 정신이 사명에 전송됩니다.
아가일 발렌티아는 얼어붙은 세계에서 그가 바라는 삶을 살아갑니다. 화성 테라포밍 계획은 실행되지 않습니다. 목적을 잃은 탑은 무너져 내립니다.
헤더 린든과 아가일 발렌티아는 두 번째 가능성을 선택했습니다.
진행하시겠습니까?
좋습니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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