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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저기요, 괜찮으세요? 저기요?
같은 사람의 목소리가 몇 번이나 되묻습니다.
이런, 너무 얼빠져 있었네요.
너무 터무니없는 상황이라 잠깐 넋을 놓고 있었더니…….
눈앞의 사람은 진심으로 당신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캐스트:-..아, 네. 괜찮습니다. (몇 초간 더 침묵을 유지하고서야, 그 입이 겨우 열린다. 도통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감을 잡는 듯 나오는 소리 없이 입술만이 약간 열렸다 닫혔다를 되풀이하고)
행인:네? 그거야…….
행인은 휴대용 전자기기로 연도와 날짜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알려줍니다.
오늘은… 당신이 죽은 날로부터 정확히 100년 후입니다.
캐스트:(설마설마 했는데 진짜인 모양이었다. 4년도 아니고 100년이라. 기가 막히다는 듯 작은 숨소리가 허공에 흩어지고) 크리쳐가 종식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 행성 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이해하면 되는 걸까요. (죄송합니다, 한동안 사정으로 외부 소식을 달리 접하질 못해서.. 하는 중얼임과 함께다.)
행인:…어머, 혹시 허리케인이라도 만나셨나요? (의아하다는 듯 고개가 기울여집니다) 그럼요, 그건 100년 전에나 있던 거예요. 없어진 지 한참 지났는걸요?
캐스트:그렇다기보다는.. 하던 일 특성상 밖으로 나올 일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전자기기도 이래저래 사용이 어려웠던 구간이라서. 이제서야 하나씩 건너 듣고 있었습니다. .......변한 곳이..많네요. (짐짓 곤란하다는 듯 눈썹이 조금 아래로 기울었다.) AOC는 그럼, 해체된 걸까요.
행인:(여전히 의아하다는 기색을 비추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곳이 중앙관리체제가 있는 안전지대의 중심부인 건 알고 계시죠? 외곽 지역에 사시는 분 같은데……. (이어지는 질문에는 눈이 몇 번 깜빡입니다) 그럴 리가 있나요! 지금 AOC는 메리안 님께서 관리하고 계세요. 메리안 님은 알고 계세요?
캐스트:....아는 것이 없어서.. 이곳까지 들어왔습니다. 적응을 조금 빠르게 마치려면, ..이곳에서 잠깐이나마 머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생각한지라. (한 마디 할 때마다 옆에 아무나 붙잡고 대신 제 말을 해달라고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될 리가 없겠지만은. 이어지는 말에는 약간에 의문이 서린다.)
행인:아, 그러셨구나. 외곽 지역은 아직 소식이 잘 닿지 않나 보네요? 하긴, 여기도 제일 번화가라 소식통이 빠른 거겠지만……. 드론이 잘 닿지 않는 곳도 있나봐요. (납득한 듯 고개가 몇 번 끄덕, 움직입니다) 크리쳐야 지금은 없으니 그 의미는 완전히 사라졌죠. 지금은 메리안 님께서 AOC에 머무르시면서 안전지대의 전반적인 관리를 맡고 계세요. 기본적인 정치를 비롯해 법 제정부터 재판까지 직접 도맡고 계시죠.
캐스트:(상대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다가도 발걸음을 돌리려는 듯한 양을 보고는 인사를 건네려던 참에, 움직임이 멈춰선다. 뭔가 생각이 이어지기도 전에 입이 절로 열렸고) -..죽은 사람이, 돌아온다고요.
캐스트:(이게 무슨 말이야. 여지껏 비교적 건조한 표정을 짓고 있던 얼굴이 약간 당황한 기색을 내비춘다.) ....언제부터-아니. .....어떤 방식으로, ..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을 텐데요. 그리 덧붙인다.)
행인:그야, 시체를 관리자인 메리안 님에게 보내면 그 분께서 안드로이드로 만들어주시죠. 그게 장례고요. 이상하네요, 이런 소식까지 닿지 않았을 리는 없는데……? (기우뚱, 고개가 다시 기울여집니다) 하여튼 이제 정말 가볼게요. 아내가 저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행인은 당신에게서 멀어집니다.
……이 세계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가요?
죽은 사람이 돌아오는 세계, 독재자인 메리안.
100년동안 늙지도 죽지도 않은 그에 관해서는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충격적인 상황입니다.
캐스트:
:이성 1 감소.
캐스트:(안드로이드, 라는 말이 뇌리에 꽂혀 들어온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전광판이며 하늘 높게 솟은 건물들을 응시한다. 누군가를 잃기 싫다던, 그 말이 지금에서야 스쳐 지나가는 것은.. 결코 착각이 아닐 터다. 허나 당신이 그런 길을 택한 명분이 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느낌이었다.)
당신은 거리를 걸으며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그런 뜻입니다.
메리안은 독재자고, 조금 많이 미쳤습니다.
그보다 100년 후라면 메리안은 어떻게 그때와 똑같은 모습인 걸까요?
분명 그때, 마지막으로 본 메리안의 모습은 분명히…….
캐스트:
…인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던 피는 눈물과 섞여 뺨을 타고 흘러내렸죠.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메리안을 만나야만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겠죠.
당신은 AOC로 가는 길에 새로운 안전지대의 시민들을 마주합니다.
안드로이드의 연인이 된 사람,
메리안을 신으로 모시는 사람,
발달된 기술의 힘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
여러 사람들이 있지만 메리안의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치 모두가 반드시 행복해지는 꿈을 꾸는 것 같아요.
다다른 AOC의 건물은 한층 더 세련된 외관입니다.
건물의 입구로 진입하자, 당연하게도 그 앞을 지키고 선 사람들이 당신을 제지합니다.
경호원:이 앞으로는 출입이 허가된 분만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캐스트:(그럴 줄이야 알았는데..어떻게 한다. 이래저래 번거롭다는 듯한 표정이 서린다. 그냥 정공법으로.. 들어가 볼까.) ...베르틸 씨를, .. 보러 왔는데요.
경호원:사전에 따로 연락을 취해주셨거나 출입 허가증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이에 해당되십니까?
캐스트:(눈을 도륵 굴린다. 눈앞을 막아선 이에게 한참이고 시선이 머무르다가, 이내 약간의 한숨과 함께 대답이 이어진다.) -..캐스트. 캐스트 할러웨이라고 전달해 주시겠습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눈이 몇 차례 깜박인다.)
경호원:……. (당신을 가만히 응시합니다) 설마 그 분께 직접 연락을 넣으라는 말씀이십니까? 제가 당신을 어떻게 믿고 그런 행동을 합니까? (조금 얕잡아 보는 듯한 말투입니다)
캐스트:예. 그 사람을 지키는 게 당신 일 아닙니까. 당신 쪽에서 지금 제대로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이렇게 줄줄 끌고 있다는 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데요. 설마 이 정도로 우유부단한 사람을 베르틸이 경호로 세울 리는 없었을 텐데. (가만히 바라보다가 말을 줄줄 늘어놓는 양에는 여전히 고저가 없다.)
경호원들 간에 수군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내 한 명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딘가에 연락을 넣습니다.
경호원:…….
캐스트:-..수고하세요. (고개 가볍게 끄덕여 보이고는 느릿이 숨을 내쉬며 안쪽으로 들어선다.)
이제야! AOC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메리안은 분명 최상층에 있겠죠.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캐스트:(변한 듯 아닌 듯한 주변을 한동안 둘러보다가도, 엘리베이터를 누른 뒤 문가를 가만 쳐다보며 기다린다. 문이 틈새를 가르고 열리면 큰 고민하는 기색 없이 맨 마지막 층을 가리키는 버튼을 누르는 행동이 이어진다.)
당신을 태운 기기는 빠른 속도로 메리안이 있는 곳까지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되어 있어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캐스트:
하릴없이 야경을 감상합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100년 후의 미래는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네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수행원이 당신을 안내합니다.
최고층의 가장 안쪽 방.
소장실이 있던 곳은 이제 메리안이 차지했습니다.
문득 영문 모를 불안이 목구멍까지 차오릅니다.
수행원이 문을 열면,
당신은 메리안과 재회합니다.
전면 유리창을 향해 돌아선 뒷모습이 낯익습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천천히 돌아보는 메리안의 얼굴에는 화면과 똑같이 안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세월은 정말 실감나지 않습니다.
그야, 당신과 메리안은 이렇게나, 그때와 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걸요.
잠시간의 침묵.
메리안의 표정을 좀체 읽기 어렵습니다.
메리안:캐스트.
메리안은 낮게 당신의 이름을 읊조립니다.
그는 당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감회에 젖은 듯 당신의 팔을 붙잡습니다.
여전히 그는 표정을 읽기 어렵습니다.
가느다란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의 이마를 타고 내려오나 싶더니, 안대 위에 안착합니다.
메리안:보고 싶었어요.
캐스트:(반갑지 않냐 하면 당연히 거짓말이겠다만은...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 기분인데. 애초에 그런 표현조차 익숙하지 않은 이였으니 어색한 감정이 밀려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한참이나 침묵이 이어지고) ...그새, ....불로장생 약이라도 찾은 모양인가 보네.
메리안:……. (다시 입을 다물고 한참을 침묵한다. 붙잡았던 팔을 서서히 놓고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싶더니, 그대로 손 모양을 바꿔 옆을 가리킨다) 여기까지 오느라 힘들었겠군요. 우선 식사라도 하면서 이야기할까요.
캐스트:독이라도 탈 건.. 아니길 바라. (널 믿지 않는 건 아니지만..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아마도 가벼웠을 농조가 이어진다. 우선은 선선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용히 당신이 가리킨 쪽으로 움직인다.)
메리안은 당신을 최상층의 식당으로 안내합니다.
새하얀 테이블보가 깔린 직사각형의 식탁 위로 섬세하게 세공된 은색 식기들이 하나둘 올라갑니다.
따뜻한 수프와 바게트, 소스와 아스파라거스가 어우러진 폭립 스테이크와 풍미가 훌륭한 와인까지.
접시마다 담긴 음식은 전부 식욕을 돋우는 것들이라, 당신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킵니다.
그러고 보니 식사를 꽤 굶은 것 같아요.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메리안은 포크와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며 먼저 식사를 시작합니다.
접시가 가볍게 눌리며 테이블 시트가 약간 구겨집니다.
디너 테이블의 끝과 끝,
확실한 거리감 사이에서 입을 먼저 뗀 사람은 메리안입니다.
메리안:먹어두세요. 배고프잖아요?
캐스트:(잠시 테이블이며, 당신을 바라보다가도 식기를 느릿하게 들어올린다. 이어서는 바게트를 느릿이..내지는 정갈하게 잘라내기 시작했다. 다만 입에 가져가지는 않고, 딱 포크로 찍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만 조각낼 따름이다.)
메리안:(가만히, 아무런 미동도 없이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서늘하다. 깜빡, 단 한 번의 움직임만이 눈가에 내려앉는다) 당신이 없는 사이 많은 일이 있었으니, 감히 짐작도 못하겠죠. …그래요, 벌써 100년이군요.
캐스트:그 점에서야 당연히.. 감사하다고 얘기하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100년이라. 제가 살아온 세월이 몇 배는 아득히 긴 시간이니 도통 체감이 되어야 말이지. 빵을 가르느라 흩어진 부스러기를 나이프 등으로 밀어 접시 한 쪽에 모은다.) 말이야 그렇게 해도-.. 녹록지는 않았을 텐데. (잠시 말을 고르는 듯 눈이 차분히 몇 번 깜박이고) 맞바꿨다는 단어가, 이제 와서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영혼 상태로 너와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야.)
메리안:그럼에도 이뤄냈으니, 문제는 없죠. 그리고…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고. (스테이크 한 조각을 푹 찍은 포크가 손 안에서 빙글, 작은 원을 그린다) …다시 돌아온 김에, 감상평 정도는 말해줄 수 있겠죠? 이 세계에서는 아무도 굶지 않고, 아무도 외로워하지 않고, 아무도 죄를 범하지 않아요. 오로지 제 통제와 계산으로만 굴러가고 있으니. 전부 당신이 보여준 숭고한 희생 덕에 일궈낸 것들이에요.
캐스트:일궈낸 일에 대한 평가를 원하는 건가. (포크며 나이프를 쥔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는 조금 말려 있던 어깨를 곧게 편다. 흘긋 당신을 바라보는 듯했으나, 시선은 찰나에 다시 눈앞에 놓인 것들에 흩어진다.) 글쎄. 나로서는 몇 번이고-..다시 태어난다 한들 이루어내지 못할 일이니 그 점에 있어서는.. 어쩌면 존경스럽다 말하는 것이 옳겠지. 곧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니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대각선으로 손에 쥐여 있던 나이프가 테이블 쪽으로 약간 기울어진다.)
메리안:(이어지는 말들에는 어떠한 반응도 뒤따르지 않는다. 듣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저 흘려보내고 있는 건지. 매서울 정도로 곧게 향한 시선만이 당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였으나, 그조차 명확하지는 못하다) ……. (뒤따른 말에는 포크를 유유히 입으로 가져간다. 잡음도 없이 조용히 입을 움직여 삼키는 데까지 또 정적이 흐른다. 포크를 내려둔 뒤에야 겨우 입이 열렸지.) 그건, 저야말로 묻고 싶군요. 제가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있나요? 그 누구도 제가 만든 세계에 반발하지 않아요. 이것이 옳은 것이라 믿고 살아가죠. 그것이야말로 제가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가 될 테고. 저는 지금의 세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정의라고 믿어요. 그 누구도 불행하지 않은, 완전한 세계를.
캐스트:그런 느낌이 아니야. 바라던 바를 이뤄냈으니-.. 그래, 너야 기껍지 않을 이유가 없지. (당황이며 혼란을 어느 새 모래지옥처럼 어딘가로 집어삼키고, 창백히 본연의 색으로 가라앉은 눈동자가 마주 당신을 바라본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이 네가 바라고 싶던 일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가. (내가 아는 넌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리 말하다가도 조금 팔을 늘어뜨리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10년도 되지 못하는 내 관찰값과, 한 세기 이상을 건너간 자아성찰 중 더 정확한 것을 고르라 한다면 당연히 후자겠다만은. (흠집 없는 식기에 맺힌 상像에 눈이 돌아간다.) 불행의 기준이 뭘까. 무지에서 비롯한 행복의 형태를, 과연 진정한 의미의 완성형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메리안:인정받았다는 것은 곧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니, 그것조차 제 목표였다고 할 수 있겠군요. 제가 옳다는 거잖아요? (뒤틀린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는다. 한 치의 망설임도 비춰지지 않는다) 사람은 알면 알수록 고통받을 뿐이에요. 때로는 알고 싶지 않은 것을 알아버렸기에 고통에 잠식되고, 추락하고, 끝내 스스로를 해하며 괴로워하죠. 당신이 이미 겪어왔던 것들 아닌가요? 때로는 무지함이 곧 행복일 때도 있는 법이에요. 저들은 알 필요가 없는 것들이에요. 그저 제가 만든 테두리 안에서 하하호호 살아가면 그만이죠. (와인잔을 느릿하게 잡고 빙글, 돌린다) 음식이 식겠군요. 모처럼 준비한 성의를 봐서라도 먹어주지 그래요?
캐스트:그런가..... 이쪽은, 한평생 반골로 살아온지라. (농담 반 진담 반 하는 어조가 이어진다. 타인은 당연히 홀로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에게 도통 관심이 없어 보이는 저마저도. 힘이 실린 듯한 그 대답에도 표정 없는 얼굴로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따름이다.) 반대로 물어볼까. 만약 사람들이 네가 그렇게 올라서기를 반대했고.. 행복과는 상관 없이 그냥 가만히 두기를 바랐다면. 넌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사람들이 틀렸다 주장하니, 네가 가지고 있는 소신을 버릴 건가? 느릿하게 문장은 이어진다.)
메리안:당신이 놓치고 있는 게 있으니 작게나마 언질이라도 드릴까요. 저들은 절 반대할 이유가 없어요. 제가 이 자리에 섰던 때에도, 지금도. 지금 당신이하는 말조차 무지하기에 부스럼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구태여 입에 담지는 않겠다만, 저에게는 저 나름의 확신이 있어요. 그리고 그 확신이 들어맞았으니 제가 지금까지 안전지대를 관리할 수 있던 것이고. 말했잖아요? 알수록 고통받는 것은 자신이에요. (그리곤 다시 와인잔을 빙글, 돌린다) 글쎄요. 오랜만에 만난 전우이자 친구에게 대접한 음식이 제대로 맛봐지지도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가는 것을 그 누가 좋아하겠나요. 제 호의를 의심하는 건가요?
캐스트:그 고통마저.. 상관없다고 이야기하는 거야. 강요할 생각은 당연히 없으니 이쪽은 여지껏 혼자 남아 있기를 고집했던 것이지만-.. (말을 이어 나가려다가도 멈춰선다. 끊어진 길 이후로는 당연하게도 공허한 침묵이 이어질 따름이다.) 그 점이. 뭐랄까-.... 너무 많이 알아버려서 무언가에.. 그냥 등 돌린 것처럼 보이거든. 착각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이어서는 작게 고개를 저어 보였다.) 내가 의심하는 건 네가 아니야. 상황이지. (그럼에도.. 시선을 다시 한 번 당신에게 주었다.)
넌, 내가 이걸 먹었으면 좋겠어?
메리안:(얕은 숨소리가 허공에 흩뿌려진다. 눈꺼풀이 내려앉았다가, 찬찬히 들어올려진다) 그것조차 당신이 무지하기에 이야기할 수 있는 것뿐이에요. 당신이 없던 기간동안 저는 수많은 것들을 접했고, 그 끝에 선 제게는 고통만이, 이 선택지만이 남아 있었으니. 한때는 저도 당신처럼 생각했었다는 걸 명심하세요. 그래요… 제가 베푸는 최대의 선의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죠. (어떤 것도 말하지 않겠다는 듯 애매모호한 문장만이 입에 감돈다) 그렇다면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군요. 달갑지 않나요? 당신에게 불편한 자리였던가요. 어느 쪽이든, 제가 아닌 상황을 의심하는 것이라면 제가 준비한 호의에 응할 만한 여유는 아직 있다고 비춰지는데. (와인잔이 툭, 약간 기울어진다) 딱히 누군가를 100년이나 굶기는 취미는 없어서요.
캐스트:미안하게 됐네. 적어도 내가- 짧게나마 살아온 바로는 그게.... 인간이었거든. (개인차는 당연히 있겠지만. 포크를 내려놓고, 테이블보를 소리 없이 검지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뭐.. 당신 말대로 첫날부터 괜히 서로 지치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으니.) 딱히... 베풀어 줄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너라면 알잖아, 어디에 떨궈 놓든 이쪽이 목숨은 붙여서 살아 돌아올 거라는 점 정도는. 안대 너머가 보일 리도 없는데도, 흔들림 없는 시선은 여전히 두 곳에 머무르고 있다.) 납득이 안 가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뭐-.. 뒤늦게 숙제를 끝내지 못했는데 자라고 하니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 정도라고 비유해 둘까. (포크에 이어 나이프까지 완전히 내려놓는다. 정지화면처럼 멈춰 있던 상체를, 조금 기울여 결국에는 와인잔을 집어 들었을 것이다.) 독한 종류가-..아니길 바라야겠네.
메리안:파트너고, 전우였으니까요. 이제는 이것도 닳아 없어진 지 오래인 것들이군요. 당신이 기억하는 전 언제나 이러지 않았던가요? 받아둘 수 있을 때 받아두는 것도 안전한 길일 테죠.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는 시선을 느리게 옆으로 굴린다. 소름끼치도록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적응하는 편이 당신에게는 좋을 거예요. 당신이 무엇을 납득하지 못하든, 지금의 세계는 그것들이 전부 당연한 것들이니. 완전히 적응한다면 당신도 이곳이 마음에 들 거예요. 모두가 행복해 한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와인잔을 손에 든 것을 흘긋, 확인하면 들고 있던 잔을 입으로 가벼이 가져간다)
캐스트:기억이 뒤틀린 모양이네, 아무래도. (100년의 간극을 아직 나도 설명을 못하겠거든. 회생 기간이라기엔.. 너무 길지 않나. 중얼임이 뒤따른다.) 당연한 것들이라-... 글쎄. (난 그렇다면..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찾아 나갈 것만 같은 생각이 드네.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는 어조다. 이곳만이 발 딛고 설 수 있는 곳은 아니잖아. 그렇지?) 차라리 소설 속이라는 말을 납득하는 쪽이 빠를지도 모르겠어. (그리 덧붙이고는.. 잔 안에서 일렁이는 붉은색 액체를 내려다보다 천천히 제 입가로 가져갔다.)
메리안:(붉은 액체를 입에 조금 머금고서 잔을 떼낸다.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데 3초, 그리고는 다시 빙글, 잔을 돌렸지. 어느새 한 팔로는 제 턱을 괴고 있다) 당신 덕에 일구어왔던 곳이에요. 당신이 알려줬잖아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선 다소의 희생이 필요한 법이라고.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이곳을 가꾸어왔어요. 당신이 희생을 치른 이래로, 제가 이 자리에 온 이후로, 끊임없이. (두 번째로 잔이 빙글 돌아가고,) 그러니 군말없이 예쁘게 봐준다면 좋을 텐데요. (끝내 잔이 세 바퀴의 원을 그린다)
문득 당신은 가벼운 현기증을 느낍니다.
만찬 속 와인의 도수가 높았던가요?
화끈거리는 체온, 약간의 구토감.
확실한 몸의 이상 신호를 느끼는 가운데 메리안은 말을 멈추지 않습니다.
메리안:당신에게는 고마워하고 있어요.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진정한 평화란 무엇인지 평생 몰랐을 테죠. 그러니,
휘청,
당신은 기울어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대로 수프 그릇에 뺨을 처박습니다.
새하얀 크림 수프 위로 붉은 포도주가 흐릅니다.
아니, 아니죠.
이건 당신의 피입니다.
눈, 코, 입, 양 귀에서부터 미친 듯이 피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팔도, 다리도, 마치 육체의 주도권을 잃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메리안:그만 좀 찾아오세요.
메리안은 당신이 수프 위에 코를 박거나 의자째로 넘어져도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고기를 썰고 있습니다.
당신이 완전히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어딘가에 통화를 거는 메리안의 모습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조금도 신경쓰지 않습니다.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당신의 '소중한' 기억이 일부 회복됩니다.]
…
…
…깜빡.
거친 호흡과 함께 눈을 뜹니다.
깜빡, 깜빡.
이곳은 가정집입니다.
커튼 위에는 색색의 싸구려 전구가 당신의 눈꺼풀과 함께 깜빡이며 알록달록한 빛을 내고 있습니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 B급 클리셰 SF 영화가 방송되고 있습니다.
이런, 주인공은 악당의 계략에 당해 수프 그릇에 코를 처박고 죽어버렸네요.
"그새 잠들었어요? 그거 엄청 재미없나 보네요."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립니다.
캐스트:(몇 번 기침 섞인 호흡을 내뱉고는 고개를 든다. 쉬이 고르게 돌아오지 않는 숨을 애써 내리누르며,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눈길을 돌렸다.)
시선을 돌린다면,
메리안이 문턱에 기댄 채, 머그잔에 담긴 코코아를 홀짝이며 조금 웃습니다.
뺨에 남은 시트 자국이 선명합니다.
내내 누워있었나 봐요.
메리안:슬슬 일어나서 케이크 준비해야죠. 모처럼의 크리스마스 파티잖아요?
당신을 재촉하는 목소리가 잠결처럼 몽롱합니다.
꿈을 꿨나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문득, 이대로 있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캐스트: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면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
쎄한 감각이 당신의 전신을 휘감습니다.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신에게는 할 일이 있습니다.
캐스트:-...메리안. (창 밖에 눈을 떼지 못하다가 문득 입을 열어 당신을 부른다.) ..오늘, ...몇 년도 몇 월 며칠이야?
메리안:……. (깜빡깜빡. 크게 뜬 눈이 몇 번 깜빡이더니 고개를 기울인다)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오늘은 크리스마스잖아요. 같이 케이크 만들어준다고 했으면서. 설마 이제 와서 도와주지 않으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럼 좀 서운한데. (부드러이 발걸음을 옮겨 당신의 어깨를 짚는다) 아니면~ 약속이 있는데 까먹고 있었다거나? 그치만 밖에는 춥잖아요. 오늘은 그냥 여기 있어도 괜찮을 거예요.
캐스트:아니-.. (시점을 가늠하는 듯 잠시 시선이 허공에 머무른다. 언제야, 이건.. 기억에 없는 일인 것을 보니 이마저도 잘못되었을 공산이 높다만은..)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여유가 아주 많은 상태는 아니잖아,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문을 흘긋 바라본다.)
메리안:그치만 저랑 파티하기로 약속해줬으면서. (삐죽… 입이 조금 튀어나온다) 하루 정도면 뭐 어때요. 아직 여기까지 들이닥친 적은 없잖아요. 그러니까 오늘만 숨 좀 돌리자구요. 응? (고개를 한쪽으로 툭, 까딱인다. 긴 옆머리가 살랑이며 움직임에 맞추어 흔들린다)
캐스트:-...싫다는 게 아니야. 그저.. (맴도는 불안감을 어떻게든 해소해야겠다는 감만이 계속해서 울리고 있을 따름이었다. 꽤나 들떠 보이는 모습에는 한참이나 고민하다가도, 결국 눈 몇 번 깜박이고 입을 열었던 것이다.) ..잠시만, 잠깐 동안만 바깥 한 번만 둘러보고 올게. (조심하는 건.. 절대 나쁠 게 없으니까. 그리 덧붙인다.)
메리안:(잠자코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나 싶다가도, 이내 한 손을 끌어 당신의 손목을 붙잡는다) 나가지 마요. (물끄러미 당신의 손을 바라보나 싶더니 다시 시선을 올려 옅게 웃어보인다) …춥잖아요. 여긴 아직 안전하다는 것도, 다 알고 있으면서.
캐스트:(이끌린 손가락 몇 개가 의지와 무관히 미동한다. 기꺼이 웃는 듯한 모습에 꽤 오래 시선을 주다가도 작은 한숨이 공중에 흩어진다.) ..알아. 그렇지만.. 지금껏 살아남았고. 너나...나나. (조금 흘러내린 안경을 밀어올렸다.) 안전하니까, 그만큼 잃고 싶지 않은 것뿐이야. 그러니-..괜찮다면...잠깐 실례를 무릅써도 될까.
메리안:……. (잠시 침묵한 얼굴에는 서서히 쓸쓸함이 피어난다. 시선이 밑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결국 당신을 붙잡았던 손을 거두기도 했지. 그리곤 소파 옆자리에 앉는다. 푹신한 소파에 잠기듯 기대고선 천천히 눈을 감고 읊조린다) …후회할 거예요.
캐스트:(그럴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괜히 힘든 길 걸었다, 하고 또 몇 번이고 푸념하고.. 시달리겠지. 그럼에도 결론은...)
100년 후, 크리쳐는 사라졌지만 세계는 이전보다도 기이해졌습니다.
메리안은 이상해졌고, 기억은 여전히 엉망진창입니다.
소중했던 건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싸운다면, 무엇을 위한 싸움인가요.
이제껏 잘 싸워주었어요.
이곳에서 포기해도 괜찮습니다.
캐스트:(숨 붙은 인간이,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이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면 그 자체가 내가 존재해야 할 당위가 된다. 한없이 어리석지만 그렇기에 끊임없이 나아가고, 길을 가리켜 주고자 하는 것.)
실내의 모든 조명이 일제히 꺼집니다.
문 앞의 조명만이 남아 비추고 있습니다.
소파에 앉은 메리안은 당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오롯이 당신 혼자만의 싸움입니다.
캐스트:(뭔가가 제대로 보일 리 만무한데도, 시선은 여전히 직전까지 당신이 앉아 있던 곳에 머문다. 공유하는지, 아는지 알 수 없는 시선을 한동안 계속해서 떼지 못하고 있다 이윽고, 한쪽 손을 조용히 문고리에 올렸다.)
캐스트:
집을 나서기 전, 작은 목소리를 듣습니다.
메리안:…… 잘 다녀와요.
메리안의 목소리입니다.
이번에야말로 거센 기침과 함께 눈을 뜹니다.
시야가 어둡고, 여긴 정말……
엄청나게 춥네요!
누워있는 바닥은 이상하게 불편하며, 퀴퀴한 냄새까지 납니다.
어둠에 양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립니다.
익숙해진다고 해도 여전히 팔다리가 무거워 마음껏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캐스트:
어떻게 해도 안 움직입니다!
잠깐, 이거 팔 아닌가요?
설마 지금 시체 더미 위에 올라가 있는 건가요?
캐스트:
:이성 감소 없습니다.
이상하게도 시체는 전혀 부패하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씨름하던 그때,
팟!
하는 소리와 함께 손전등 같은 조명이 켜집니다.
작은 조명을 든 사람은 무언가를 찾는 듯 시체 더미를 뒤적거리고 있습니다.
캐스트:...-.. (뭐라 인기척을 내려다가도, 순간 숨을 죽이더니 간신히 고개만 조금 돌려 시선을 빛이 있는 쪽으로 향한다. 얼굴을 확인할 수 있나?)
캐스트:
어두워서 자세히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낯익은 이목구비입니다.
분명…… 그러니까, 이전에 만났던 트루디 조디악이네요.
캐스트:-..저기, (목소리가 바로 나오지 않아 몇 번이고 목 안에서 기침을 반복하고 힘을 끌어내야 했다. 나온 목소리마저 작은 소음에 묻히기 딱 좋은 환경이었으나.. 말할 줄 아는 것은 아마 저와 그밖에 없을 테니 미약하게나마 들렸을 것이다.)
목소리가 들리자 조명을 든 사람이 곧장 당신을 비춥니다.
캐스트:
……위화감이 느껴지지만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트루디:아이씨, 한참 찾았네…….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그는 다급하게 당신이 입은 군복의 소매를 걷고 주삿바늘을 쑤셔 넣습니다.
저항할 힘도 없는데 말이죠!
캐스트:(괜히 불렀나, 하는 생각이 순간 지나갔으나.. 이미 물은 엎질렀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무엇이냐 묻는 듯한 눈빛으로 제 앞에 선 상대를 올려다보는 일뿐이었다.)
트루디:(시선을 눈치챈 듯 흘끔 보더니) 뭘 그렇게 봐? 난 널 도우러 온 거라고.
그 말을 증명하듯, 뻣뻣하던 당신의 몸에 금세 힘이 돌아옵니다.
트루디:해독제야. 멍청하게 독으로 당하냐?
캐스트:워낙에 먹으라고 권유를 해서. (100년 만에 만났는데 거절할 수가 있어야죠. 아직 생경한 감각에, 온몸이 삐걱거리는 것을 느끼며 어깨를 짚고는 팔을 몇 번 돌린다.)
조명 빛에 의지해 현재 있는 곳을 확인합니다.
이곳은…… 산더미 같은 시체의 산입니다.
캐스트:
:이성 1 감소.
트루디:하여튼, 부탁할 게 있어서 왔어. 이런 말은 진짜 짜증나는데…… (끄응…) 지금으로선 너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캐스트:-...당신 파트너는요. (시비조보다는 순수히 안부, 혹은 염려를 담은 듯한 목소리였다. 제 파트너였던 이의 상태를 고려한다면 더욱이.) ...말씀하세요.
트루디:걔? …… 사지는 멀쩡히 잘 지내지. 그러니까 날 만들어낼 정신은 남아 있었던 거 아니겠냐. (뒷머리 손으로 툭툭 털어낸다) 눈치챘을 것 같은데, 난 100년 전 그 싸움에서 너랑 같이 죽었어. 지금 이곳에 이렇게 존재하는 건 걔(켈라임)가 원했기 때문이야. 너랑 같은 크리쳐라서 죽지 않고 홀로 남았거든.
트루디가 문쪽으로 턱짓합니다.
트루디 외에도 세상을 떠나지 못한 망자들이 당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서성이고 있습니다.
트루디:봤냐? (고개를 다시 돌린다)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수는 것만으로도 과거에 사는 우리는 죽을 수 있어. 산 자들에게는 미래가 생기는 거고.
캐스트:...... (상대의 대답에도 한참이나 침묵을 유지한다. 말을 고르는 것 같기도, 아니면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 지 몰라 황망해 보이기도 했다.) ..그렇다기엔, 당신은 꽤-.. (인간 같지만요. 말한 대로 입력값만 나오는 체제가 아니라. 그리 덧붙이고는 잠시 제 입가를 매만진다.) ...메리안은, 언제부터 '저런' 일을 시작한 건가요.
트루디:말하자면 긴데, 네가 죽은 이후 걔(메리안)도 안전지대에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했어. 그 직후에 크리쳐도 아닌 인간들에 의해 끔찍한 테러가 일어나 다 망쳐버린 게 문제지.
캐스트:그래서 지금-.. 이런 '유토피아'가 탄생한 거고요. (문 너머를 잠시 바라본다. 조금 긴 침묵이 이어지더니) 테러라는 건.. 어떤 종류의 일입니까. 그리고-.. (아무리 최강의 인류라 한들, 한 인간이 100년 이상을 살아가는 게 가능할 리는 없을 텐데요. 조금 불안한 예감이 실린 질문을 또 한 번 건넨다.)
트루디:자세한 건 나도 몰라. 다만 테러의 피해가, 무지성의 신이 당도했을 때의 피해보다 훨씬 더 컸다고는 들은 적은 있어. (…. 뒷말에는 숨을 작게 뱉는다) 이것도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그 날 이후로 걔가 이상한 힘을 얻었거든. 완전히 폐허가 되었던 안전지대를 하루 만에 수복시키지 않나, 기이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을 이뤄내지 않나……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만드는 기술 따위 들어본 적도 없고……. 단순히 추측이지만 그 힘이랑 관련 있지 않겠냐.
캐스트:.....-... (눈이 몇 차례 깜박이고, 시선이 아래로 떨어진다. 전쟁이라도 난 건가. 기억은 여전히 끊겨 있으니 추측할만한 거리가 있을 리 만무했다.)
트루디:아, 이거. 넌 처음 보던가? (머리 가볍게 긁는다) 폐기된 안드로이드야. 이 도시에선 흔한 일이지.
캐스트:(작게 한숨을 내쉰다. 사람이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죽은 사람을 가지고 하는 일이니 절대 좋게 볼 수 있을 리는 당연히 만무했지만...) ...일단은, 알겠습니다. (끊어..내야겠죠. 고개를 조금 까닥이며 작게 건네는 말과 함께다.)
트루디:그럼 부탁 들어줄 거냐? 세상 꼴이 이따위라 멀쩡히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없거든. 마음 같아서야 내가 하고 싶은데, 프로그래밍된 명령 때문에 체제를 못 부수게 되어 있어서 못해. 그래서 널 기다리고 있던 거고.
캐스트:... 뭘 어쩌다가 100년이나 지나서야 여기까지 왔는 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은.. (할 수 있는 건-..해봐야겠죠. 제 안경을 고쳐쓴다. 옷 소매를 다시 한 번 정돈하며 재차 질문을 건넸고) 그렇다고 해서.. 제가 건물 안쪽까지 바로 들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미 들어오는 길에 경호원을 몇 마주쳤었고-.. 잠깐의 대화나마 짐작하건데 아마 당신은 저의 존재에 대해서 단단히 경고를 해 놓았을 것이다.)
트루디:뭐…… 하늘에 뜬 박스는 본 적 있냐? 그 안에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중앙 관리 체제'가 있어. 그걸 부숴야 끝나.
트루디가 손으로 짚은 곳은 각각 (구) AOC와 X제약 회사의 옥상입니다.
트루디:지금 위치는 AOC 건물의 지하거든. 이쪽부터 시작하는 게 빠를 거야. 받아, (등에 지고 있던 총을 꺼내 네게 툭 던진다) 탄환 수가 적어서 쉴드를 파괴할 때만 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이것도. (품에서 단도를 꺼내 건넨다) 뭔 일을 당할지 모르잖아.
캐스트:(지도를 같이 내려다보다가, 위치를 파악한 뒤에는 건넨 무기들을 받아든다.)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잠시 망설이는가 싶다가도 작게 입을 열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 보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당신의 파트너. 성공한다는 전제가 따라야 한다만은.. 사람 일은 여전히 모르니까.)
트루디:…… 잘은 몰라도, 만약 안드로이드가 아닌 진짜 내가 그 놈 때문에 살아났다면 화부터 냈을걸. 그건 걔가 미련하다는 거고,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거니까. 그냥, 네가 가다가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전해. 더 이상 멍청한 짓 같은 건 하지 말라고.
캐스트:
:1d2 굴려주세요.
캐스트:2
:이성 2 감소.
캐스트:
이 이야기의 내막에 제삼자가 관여되어 있음을 깨닫습니다.
당신과 메리안을 알고 있고, 말도 안 되는 힘을 부여할 수 있는 자.
네, 이전에 만난 미고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당장 거처를 알지 못하니(지구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으니) 별 수 없지만요.
캐스트:(그쪽의 소원도 들어준 건가.. 아니면 막판에 제가 빈 것 때문에 새로운 연극이라도 하나 보고 싶어진 건가. 한참인가 허공에 향해 있던 시선이 이내 차분히 가라앉는다.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면, 분명히 한 번쯤은 마주치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트루디를 지나쳐 지하에서 벗어납니다.
건물의 층수는 100년 전 그대로 36층이며,
당신은 지하 1층의 안드로이드 폐기 창고에서 옥상까지 올라갑니다.
:추가 판정 룰을 지급합니다.
캐스트:7
캐스트:
캐스트:
올라가던 도중, 회의실을 발견합니다.
들어가보나요?
캐스트:(잠시 고민하는 기색이 어리나 싶다가도.. 문을 아주 살짝 열어보고는, 그 안쪽을 틈새로 살핀다.)
회의가 끝난 후인지 자료들이 테이블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캐스트:(테이블에 놓여 있는 자료며 서류들을 조금 흩어 놓더니 건질 만한 것이 있나 싶어 읽어내려간다.)
자료를 열람합니다.
현재의 안전지대를 관리하고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것은 중앙 관리 체제라는 기계입니다.
내부 구조는 당신이 가진 지식으로 알아보기 힘드나, 막대한 마력이 소모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요, 최소한 작은 나라의 국민이 가진 마력의 총량만큼은 있어야…….
중앙 관리 체제가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하는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게 안전지대 시민들의 마력을 원동력으로 삼아 돌아가고 있던 건가요?
생명을 운용하기 위해 생명을 소모한다.
메리안답지 않은 기이한 발상입니다.
캐스트:
:이성 1 감소.
캐스트:(부디 당신이 누군가의 생명의 경중을 나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았기를 바란다. 창 밖으로 보이던 풍경과, 당신을 떠올려 보았고)
회의실에서 빠져나와 위로 올라갑니다.
:1d8 롤 굴려주세요.
캐스트:8
캐스트:
캐스트:
올라가던 도중, 자료실 문이 열린 것을 발견합니다.
캐스트:(눈 깜박이다가 자료실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해당 상황까지 오게 된 연유나-.. 다른 것에 대해서라도 짚이는 것이 있을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캐스트:
약 100년 전에 있었던 일이 적힌 자료를 발견합니다.
읽어보나요?
캐스트:(크게 망설이는 기색 없이 자료를 살핍니다.)
자료를 열람합니다.
100년 전, 크리쳐를 신으로 모시던 사이비 종교의 테러로 인해 신정부와 안전지대는 한 번 더 괴멸되었습니다.
절망에 빠진 인류를 구원한 것은 메리안이라고 하네요.
그는 직접 무너진 도시를 수복하고, 죽은 사람을 안드로이드로 되살려냈습니다.
무언가 위화감이 들어 자료를 천천히 살펴보던 당신은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안전지대가 파괴된 날짜와 정상적으로 동작하기 시작한 날짜가 너무나도 가깝습니다.
적어도 평범한 수단이 아니라는 건 알겠어요.
이런 건 이상합니다.
메리안이 꼭, 옛 정부나 AOC의 상관들처럼 멀게만 느껴집니다.
캐스트:
:이성 1 감소.
캐스트:(빌린 힘이라는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동료였던 이에게서 들은 말과, 앞서 읽었던 자료며 '소원'이라는 단어가 얼핏 스쳐 지나간다. 정확히 어떤 것을 대가로 요구했는지는.. 여전히 알 길이 없다.)
자료실에서 벗어나 위로 올라갑니다.
:1d8 롤 굴려주세요.
캐스트:6
캐스트:
캐스트:
당신은 올라가던 도중,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캐스트:
…위화감이 느껴지지만, 잘 모르겠네요.
싸우겠습니까, 싸우지 않겠습니까?
캐스트:(잠시 단도를 손에 쥐고 고개를 약간 기울이다가.. 조용히 지나가는 편을 택한다. 굳이 소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던 탓이다.)
:체력 1 감소.
캐스트:2
캐스트:
캐스트:
올라가던 도중,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싸우겠습니까, 싸우지 않겠습니까?
캐스트:(예감이 영 안 좋은데.. 제 손가락을 몇 번 움직이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다시 한 번 지나치기를 택한다.)
:체력 3 감소.
캐스트:7
캐스트:
캐스트:
당신은 AOC의 군복을 입은 사람과 조우합니다.
그는 당신을 보고 크게 놀란 나머지 뒤로 넘어집니다.
거의 유령이라도 본 듯한 반응입니다.
대원: 또, 또 살아나버린 건가요.
당신과 마주한 사람은 패닉에 빠진 듯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앉습니다.
대원: 이상해요, 이건 이상하다고요.
재로 만들어버린 사람이 살아났다고요?
믿을 수 없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는 회복력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인걸요!
캐스트:
:1d3 롤 굴려주세요.
캐스트:1
:이성 1 감소.
그는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듯 그 자리에서 도망쳐버립니다.
캐스트:(도시전설이라도 된 기분인데.. 처음이 아니라는 건 대충 짚어서 알았다만은, 이게 몇 번째인 거지. 한두 번은 아님은 눈칫밥으로 느꼈다 하더라도.. 여전히 그 경위를 알 수는 없었다. 살고 싶다 말했던 소원과 관련이 있던 건가. 제가 아직 인간 아닌 존재라 할지언정 앞선 기억을 통째로 잃고 일어난 적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위로 올라갑니다.
:1d8 롤 굴려주세요.
캐스트:6
캐스트:
캐스트:
당신은…
AOC의 마지막 크리쳐, 켈라임과 조우합니다.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던 켈라임은 경계하듯 묻습니다.
켈라임:…… 방금 널 보면 제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캐스트:어느 높으신 분의-.. 심기를 건드려서요. (당신을 한동안 바라보다가도 조용히 입을 열었다. 더 이상 제가 보기 싫은 모양이에요. 그리 덧붙이는 양과 함께다.)
켈라임:그렇게 말하면 내가 여기서 널 제거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을 텐데. (총구 끝을 올려 네 머리에 조준하고는 덤덤히 중얼거린다)
캐스트:그쪽도.. 절 처음 보는 건 아닐 것 같은데. (제게 겨눈 총에 잠시 시선이 멎었다가도, 담담한 말투가 이어진다.) .......이게-.. 제 혼자만의 의지가, 아니기도 하고요. (조디악 씨의 부탁이라 하더라도, 막아서실 겁니까. 나직히 되묻는다.)
켈라임:(움찔, 눈썹이 찡그려진다) ……루디 이름이 왜, 네 입에서 나오지?
캐스트:그분이 제게 알려주신 일이니까요. (짤막하게 대답할 따름이다. 시선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 멍청한 짓은 그만 하라고.. 전해달라던데. (여동생이냐, 연인이냐.. 이런 말을 중간에 서서 건네는 것은 저로서도 썩 달가운 일은 아니었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켈라임:(……. 순간 시선이 매서워지는 듯했으나, 이내 한숨과 함께 총을 내린다) ……그냥 보내줄게. 너와 나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크리쳐 동지기도 하고. 아, 지금은 인간이던가.
캐스트:....죄송합니다. (상대의 마지막 말에는 잠시 멈춰섰으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가벼이 고개를 숙여 보이는 것에 그친다. 그리고는 지나치며 작게 중얼였을 것이다.) 지하 쪽에.... 늦지 않는다면, 볼 수 있을 거예요.
상대가 비록 죽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라고 켈라임은 말하지 않았지만, 당신은 이해합니다.
트루디를 떠올린 듯 그의 표정이 조금 괴로워집니다.
진짜와 흡사하지만, 진짜가 될 수 없었던 소중한 사람의 안드로이드.
켈라임은 등을 돌려 떠납니다.
캐스트:(오늘따라 누군가의 등을 많이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입안에서 움직인 혀 끝이 조금 씁쓸한 감각은 착각이 아니었을 터다.)
위로 올라갑니다.
…
여러 사건을 겪은 뒤에야 간신히 옥상에 도달합니다.
이 세계는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고, 그렇게 단언할지도 모르겠네요.
육중한 철문에는 엄중한 보안장치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작 이런 장치로 당신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겠죠.
부수고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캐스트:(사느란 철문 표면을 잠시 쓸어내리다가, 손끝에 힘을 준다. 여기서 총을 쏘면.. 그건 너무 소모가 크던가.)
어떻게 부술까요?
총은 탄환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캐스트:(총구를 들어보다가도..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결국 끝을 다시 바닥으로 내린다. 문을 따고 들어가는 건.. 딱히 제 전공은 아니었는데. 허벅지에 달린 주머니에 꽂아 놓았던 단도를 들어서는 잠금 장치를 조금씩 건드려 본다.)
단도로 몇 번 건드리면 손쉽게 장치가 풀립니다.
문을 열고 침입합니다.
회청색 세계 위, 눈이 휘날리는 허공에는 정육면체의 기계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하나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뒷모습입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이곳은 클리셰 SF 세계관.
죽은 사람은 필요에 의해 안드로이드로 되살아나는 세계입니다.
그런 세계에,
최강의 군인이었던 당신만이 없을 리가 없잖아요?
지금의 안전지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중앙 관리 체제라면,
그걸 수호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자명합니다.
§¡ ¸Â ³ª캐스트°¥¼À½:한 번쯤 만나보고 싶었어.
당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허름한 AOC 군복을 입은 당신과 대조적으로,
깨끗한 군복을 입은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은 듯 오른쪽으로 길게 스트레칭합니다.
캐스트:(기막힌지고.. 한평생 놀라온 일이 손에 꼽히는데도.. 이건 좀 놀랄 노자라 붙여도 되겠지 싶었다. 거울도 잘 보지 않는데 제 얼굴을 갑자기 보고 있자니.. 영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지라. 땅 꺼져라 한숨 내쉬고는 제 앞에 선 이를 바라본다.) -..메리안이... 꽤나... 소질이 있었던 모양이네. (농조인지 모를 말이 이어진다.)
§¡ ¸Â ³ª캐스트°¥¼À½:아마… 가장 먼저 만들었던 게 너였던가. (손에 든 단도를 약하게 흔든다) 꽤 놀란 눈치인데.
캐스트:나라고 하지 않고.. (눈을 감는 건 어떨까.. 황당한 기분에 생각이 줄줄 샌다.) ...아니, 뭐랄까-.. 도플갱어를 만났는데 바로 죽지는 않는구나 싶어서.. (실없는 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도통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질 모르겠네.. (꼭대기층 어딘가에 있을 당신을 생각하며 기빠진 한숨을 내뱉었다.)
§¡ ¸Â ³ª캐스트°¥¼À½:…라고 해도… 메리안은 끝내 나를 캐스트 할러웨이로 인정하지는 않았으니 도플갱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겠지. (숨을 옅게 내뱉는다) 여기까지 온 걸 보면 당연히… 부수러 왔겠지. 얌전히 돌아가는 편이 더 나을 텐데.
캐스트:본인도 인정하지 않을 짓거리를 왜 하고 있는 거야.. (돌아온 대답에는 다시 한 번 김 새는 소리가 난다. 안경을 벗으면.. 제가 지겠지. 안 그래도 불리한 상황인 건 꽤나 자명했으니... 영혼 반쯤 빠져나간 듯한 시선이 저와 똑같은 얼굴 한 이의 어깨 너머 어딘가에 머문다.) ..왜, 살고 싶어서?
§¡ ¸Â ³ª캐스트°¥¼À½:어쩔 수 없지. 헬레시아를 만들기엔… 자료가 턱없이 부족했고. (이어지는 말에는 눈동자가 잠시 옆으로 굴러가던가.) 그렇다기보다는… 관리자가 여길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렸거든. 진짜처럼 굴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실력은 너와 동등할 테니까.
캐스트:아니, 솔직히 지금은 그쪽이 이길 것 같거든.. (내 상태를 좀 봐라-.. 그런 눈빛. 로봇이든 외계인이든 어쩌든 일단은 저를 바탕으로 만든 모양이니 어련히 알아듣겠지.. 하는 얼굴로 대부분의 말을 생략하는 채다.)
§¡ ¸Â ³ª캐스트°¥¼À½:…네가 제일 잘 알잖아,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는 건. 난 메리안의 기억을 토대로 만들어진 거고… 네 인상 정도야 잘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한숨 푹 쉬고는) 싸울 만한 상태가 아닌 것 같아 미안하지만, 나도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거든… 그냥 맞고 있을 거라면야… 나야 편하니 좋다지만.
캐스트:(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가장 큰 비극은.. 제가 아주 뻔뻔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었을까. 살면서 온갖 인간군상을 만나 왔다지만... 작금의 상황에는 차마 뭐라 말을 얹지도 못하겠다. 늘어뜨린 시선을 도륵 굴려 제 앞에 당도한 당신을 바라보다가, 결국 또 중얼이고 푸념하듯이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신을 가만히 응시하더니, 이내 전투 자세를 취합니다.
전투입니다.
:특수 스킬 매크로를 지급합니다.
캐스트의 턴
캐스트:(공략법이 아예 잡히질 않니 난감하다. 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당연히 알고 있었으나.. 그건 상대도 마찬가지였을 테니. 한번 더 한숨을 내쉬고는 가까이로 다가가 본다.)
뜻하지 않은 존재의 등장에 놀랐나요?
방향이 어긋납니다.
안드로이드의 턴
§¡ ¸Â ³ª캐스트°¥¼À½:…싸우기로 마음먹었다면 제대로 하지 그래. (단도를 붙들고 가볍게 다가가 휘두른다)
캐스트:
방패를 사용해 공격을 막아냅니다.
:체력 감소 없음.
캐스트의 턴
캐스트:싸우기로 마음먹은 적도 없고..그냥 네가 아니라 저 뒤에 있는 게 궁금한 건데도. (늘어뜨렸던 몸을 조금 곧게 세운다.)
§¡ ¸Â ³ª캐스트°¥¼À½:
공격을 가볍게 피합니다.
안드로이드의 턴
§¡ ¸Â ³ª캐스트°¥¼À½:그러려면 싸움은 불가피하고. (옆으로 기울였던 몸을 바로세우고 그대로 칼을 휘두른다)
캐스트:
방패를 사용해 피해를 경감시킵니다.
:캐스트, 체력 2 감소.
캐스트의 턴
캐스트:(눈 감고 공격하는 법이라도 배워둘 걸 그랬나...)
§¡ ¸Â ³ª캐스트°¥¼À½:
안드로이드가 당신의 공격을 피합니다.
안드로이드의 턴
§¡ ¸Â ³ª캐스트°¥¼À½:…그랬다간 메리안이 화낼 걸.
캐스트:
방패를 사용해 공격을 막아냅니다.
:체력 감소 없음.
캐스트의 턴
캐스트:(그러고 보니 여기서 죽으면.. 또 어떻게 되려나. 급격히 느려진 사고 회로 사이로 작은 의문점이 스쳐 지나간다.)
§¡ ¸Â ³ª캐스트°¥¼À½:
안드로이드가 당신의 공격을 피합니다.
안드로이드의 턴
§¡ ¸Â ³ª캐스트°¥¼À½:글쎄, 일단은… 날 만든 건 메리안이니까.
공격의 방향이 어긋납니다.
캐스트의 턴
캐스트:그러고 보니.... 설마 100년 동안 여기서 서 있기만 했다고 말할 셈은 아니지? (뭘 하고 살았을지는 좀 궁금한가... 슬쩍 보고)
§¡ ¸Â ³ª캐스트°¥¼À½:
:안드로이드, 체력 8 감소.
안드로이드의 턴
§¡ ¸Â ³ª캐스트°¥¼À½:(걸음이 잠시 주춤한다. 한 걸음 뒤로 물렸다가도, 곧 다시 제자리.) 명령을 받은 곳은 이곳이고… 언제 체제를 부수려 달려드는 사람이 올지 모르니까. 너같이.
캐스트:
손쉽게 공격을 회피합니다.
캐스트의 턴
캐스트:네 회로를 잘 살펴보면..아마 너도 있을걸.. 입력된 값이 없다면 하다 못해 혼자 반대 방향으로 틀어져 있는 나사라든가.... (반골 기질이 어디 가나... 그리 말하며 한번 더 스텝을 밟는다.)
§¡ ¸Â ³ª캐스트°¥¼À½:
:안드로이드, 체력 2 감소.
안드로이드의 턴
§¡ ¸Â ³ª캐스트°¥¼À½:인간이 만든 작품이라면야 어디 하나 틀어져 있을지도 모른다만… 글쎄. 나나 다른 안드로이드를 단순히 인간이 만든 피조물로 취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공격이 어긋납니다.
캐스트의 턴
캐스트:한없이 피조물마냥 굴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 ¸Â ³ª캐스트°¥¼À½:
:안드로이드, 체력 5 감소.
……
전투 종료.
안드로이드는 차가운 옥상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무너져갑니다.
그것은 가동을 멈춰가며 계속해서 질문합니다.
§¡ ¸Â ³ª캐스트°¥¼À½:정말 중앙 관리 체제를 부술 생각인가?
당신과 같은 신념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인 그 역시 그가 생각한 정의를 위해 이곳을 지켜왔습니다.
쉴드를 부술 수 있습니다.
캐스트:틀린 말은 아니다만... (그래, 어쩌면 네가 봐왔던 세상이 더 옳은 쪽일지도 모르겠다. 한동안 바닥에 쓰러진 것에 눈길을 주다가도 총구를 든다. 방아쇠를 손에 걸고, 한 번 길게 숨을 들이마쉰다.)
쉴드를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총성이 울리고 뒤이어 깨지는 듯한 소리가 귀를 어지럽힙니다.
쉴드 하나가 부서집니다.
안드로이드 캐스트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당신에게 내밉니다.
§¡ ¸Â ³ª캐스트°¥¼À½:…나를 부수는 사람에게 전하라고 했던 미고의 전언이야.
캐스트:나를 클론이라고 생각한다는 뜻인가.. (가만히 내려다보다가도, 몸을 조금 기울여 건넨 것을 받아든다.)'
안드로이드가 내민 것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빔프로젝터입니다.
§¡ ¸Â ³ª캐스트°¥¼À½:100년 전에 갑자기 사라진 크리쳐들이나… 아무리 죽여도, 심지어 불태워버려도 끊임없이 살아나는 너나 이상하긴 마찬가지겠지.
캐스트:딱히.. 어느 쪽도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관심 없는 쪽인가... 질문에는 약간은 의아한 기색을 띄우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건-..네가 정하는 거잖아.
빔프로젝터는 간단하게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쉽게 작동됩니다.
버튼을 눌러보나요?
캐스트:(프로젝터의 렌즈를 쉬이 무언가를 비출 만한 벽쪽으로 돌려 두고는, 버튼을 누른다.)
버튼을 누르자 홀로그램 영상이 재생됩니다.
그 영상 속에서 입을 떼는 자는,
네, 뻔하지 않나요?
미고입니다.
■■:캐스트 님께. 마침내 여기까지 도달하셨군요.
그의 등 뒤에서 잠긴 문을 조금씩 비틀어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영상 속 미고는 후회 없이 편안한 표정입니다.
한 점 불안이 있다면, 그건 당신에게 전할 말을 전하지 못할까 봐 서두를 뿐.
지금의 그에게 목숨이 아깝다는 감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당시의 저는 두 분의 소원을 하나씩 들어드리고자 했습니다.
당신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 벙찌더라도,
홀로그램 영상 속 미고는 덤덤하게 당신을 응시합니다.
지금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니라는 건가요?
자, 여기서 한 가지 묻겠습니다.
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육체일까요, 영혼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죠?
당신은, 누구인가요?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됩니다.
■■:이미 아실지 모르겠지만, 안전지대는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소멸한 이후에도 인간들끼리의 분쟁으로 인해 괴멸되었습니다. 그때, 메리안 님은 힘을 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소원은 들어드릴 수 있었지만,
원숭이 발.
소원을 끔찍한 형태로 이루어준다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이것은 가장 절망적인 형태로 완성된 두 사람의 꿈입니다.
언젠가의 대화가 꿈결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소소한 일상을 즐기며 웃고 떠들던 시절이 아득하게 멀어져갑니다.
당신이 알던 메리안은 이제 없습니다.
100년 전, 당신과 함께 사라져버렸습니다.
그의 그림자만이 이곳에 홀로 남아 자신을 없애 달라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전 아직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무슨 소원을 빌지는 대략 예상이 가기에, 미리 준비해두었습니다.
빔프로젝터가 분해되며 하나의 탄환을 내밉니다.
끝부분이 열쇠처럼 생긴 그것은 겉보기에 평범한 탄환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쉴드를 부순다고 해도 중앙 관리 체제는 당신의 힘으로는 멈추지 않습니다. 이 장치는 하나의 열쇠입니다.
그제야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불쌍한 당신은 크리쳐의 몸을 빌려 메리안을 막으려 했고,
메리안은 당신을 죽여버렸죠.
그건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흩어진 재에서 지금의 몸으로 재생되었습니다.
그저 정의를 지키고 싶었을 뿐인데.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요.
마침내 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뒤에서부터 느긋한 발소리가 들리자, 미고는 온화하게 웃으며 녹화 종료 버튼에 손을 올립니다.
이것이 그가 마지막으로 남기는 유언입니다.
■■:저희의 시간은 인간과 다릅니다. 생명이나 목숨에 관한 견해 역시 그렇죠.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까요.
■■:안녕히.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일그러진 노이즈가 발생합니다.
홀로그램 영상은 그것으로 끝납니다.
당신은 빈 옥상에 홀로 남습니다.
깡통이 된 안드로이드와 빔프로젝터를 응시하고 있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와 깊은 고독이 찾아옵니다.
캐스트:
:이성 감소 없습니다.
탄환을 챙길까요.
캐스트:(한동안, 생명을 잃은 채 바닥에 나뒹구는 두 개의 기계를 응시한다. 눈을 깜박일 제, 높은 곳에 서 있는 저를 스치고 싸늘한 바람이 몇 번이고 지나쳐 간다.)
당신이 옥상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
분해된 빔프로젝터에 불이 들어옵니다.
영상은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일그러졌지만, 목소리만은 선명하게 들립니다.
어떻게 못 알아듣겠어요, 이건 메리안의 목소리인데.
메리안: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잘도 싸우는군요.
그 목소리는 지루한 기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끝이 다가옵니다.
당신의 우리에게는 그곳에서의 결투가 마지막 같았지만,
이제 와 돌이켜보면 그때야말로 시작이었습니다.
…
X제약 회사로 향합니다.
당신을 반기듯 회사의 모든 문은 열려 있습니다.
테러 이후 체제의 힘으로 복구되었는지 깨끗합니다.
캐스트:(이곳을 또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감회가 새로운 모양이었는지 한동안 높게 선 건물을 올려다보다가도 지하 4층으로 향했다.)
:남자가 엎드린 채 죽어있던 테이블, 편지를 발견했던 서랍, 전투를 펼쳤던 바닥……. 무엇 하나 흔적도 남지 않았습니다.
캐스트:(약을 주워서 가만히 들여다본다. 정리하다가 설마 흘렸다, 라고 주장할 셈은 아닐 테고...)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약입니다. 먹는다면 몸이 한결 나아질 것 같습니다.
캐스트:(잠시 약을 손바닥 안에서 굴리다가.. 입 작게 벌리고 삼킨다. 작은 이물감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간다.)
:효과가 꽤 우수합니다. 입에 털어넣고 삼키자,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꽤 가벼워지는 기분이 듭니다.
캐스트:(제 몸 상태를 확인해 볼 요량으로 고개며 어깨 등을 가볍게 풀어주기를 반복한다. 차분히 호흡이 가라앉으면, 관리실로 발걸음이 움직인다.)
:마치 당신을 놀리는 것처럼, 재생되는 CCTV 영상이 전부 처음의 '그 영상'으로 교체되어 있습니다. 영상 속 당신은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날뛰고, 메리안은 필사적으로 당신의 폭주를 막습니다. 그 모습이 지금과는 정반대네요.
캐스트:(영상을 별 감흥 없는 표정으로 한 번의 반복이 끝날 때까지 바라보고 있다가, 화면을 다른 파일로 조정한다.)
:건성으로 수천 개의 파일을 넘기던 당신은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합니다.
캐스트:(알지 못하니..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된다. 청자도, 질문자도, 대답할 이도 없다면 더욱이.)
:그 외 더 살펴볼 만한 것은 없습니다.
캐스트:(고개를 조금 숙여 제 눈가를 몇 번 누른다. 이어 몸을 다시 원위치로 되돌리고는, 마지막으로 남은 장소로 향했을 것이다. 계단으로 향하는 움직임은 빠르지도-..느리지도 않다.)
옥상으로 이동합니다.
활짝 열린 문,
옥상 난간에 기댄 메리안이 차가운 눈보라 속에서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아니라, 훨씬 오래전부터 당신을 기다렸던 것만 같아요.
그의 등 뒤로 불길한 빛을 뽐내는 박스가 보입니다.
인사합시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만 알지 못하는 악의에게.
캐스트:(눈이 마주치면, 자연스레 길고 긴 침묵이 이어진다. 표정에는 그 어떤 고저도 드러나지 않은 채, 한없이 고요할 따름이다. 일자로 얇게 다물려 있던 입이 작게 열리면)
메리안:……. (여전히 어떠한 감정도, 생각도 읽을 수 없는 무감한 표정이 얼굴 위로 자리한다. 차디 찬 눈이 주위를 휘몰아치고 있음에도 그 눈빛보다 더 서늘할 리는 없을 터였다. 한참을 침묵하다, 서서히 입을 연다) 매번 같은 것을 묻는군요. 이미 몇 번이고 말했잖아요? 당신이 남긴 유지를 이어받아, 당신이 남긴 세계를 지키는 것. 그것이 제 정의라고요.
캐스트:사람이-..멀쩡히 목숨 붙이고 살아 있는데도. 지금 와서는..... 의미가 없어진 일 아닌가, 그럼. (이어서는 한 번, 길게 호흡하고)
메리안:제 원동력은 아직 남아있어요. 당신이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설령 의미가 없는 것처럼 비춰진다고 하더라도. 저는 이렇게 100년을 가꿔왔어요. 정녕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나요? 당신이 살아 돌아왔다고 해서 제 의지가 전부 스러지는 건 아닐 텐데요. (….) 그것이 제게는 어려운 부탁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테죠. (눈을 가만히 내리 감는다) 당신이 틀렸다고 말한다면, 글쎄요. 유감스럽게도 저는 제 말을 거역하는 이들을 곱게 살려둘 생각이 없는지라. '안전'한 안전지대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이라도 저는 할 생각이니.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광기에 잠식되어 오로지 당신을 꺾고 이 세계를 유지할 의지만이 남은 눈빛이 당신을 곧게 향한다)
최후의 전투입니다.
:시작 전, 캐스트의 특성치를 1부의 크리쳐 기준으로 상향시켜주세요.
메리안의 턴
메리안:…… 저는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아요. 당신이 그러지 않았던가요. 후회하거나 멈추지 말라고. 저는 멈추지 않았어요.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살아가겠다고, 그러니 지금까지 달려온 것인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던가요. 이건 전부 당신이 원하던 것이 아닌가요? (한 손을 가볍게 들어올리자 창 하나가 옆에 생겨난다. 딱, 손가락을 튕기면 당신을 향해 곧게 날아간다)
캐스트:네가 바라던 삶이, 정말.. 지금의 형태라고 확신할 수 있겠어? (이어서는 거리를 가늠하는 듯 고개가 약간 기울고) 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미안하다는 말밖에는 못 해주겠네. ...아니라면-.. 뭐, 이제 와서 번복하려는 나에게 화를 내도 좋고. (이래서 누군가와 지나치게 시간을 공유하고. 오래 이야기하는 것을 꺼리는 것인데.)
방패를 사용해 막아보지만, 끝내 창이 당신의 뺨을 긁고 지나갑니다.
:캐스트, 체력 3 감소.
캐스트의 턴
캐스트:(무언가 말을 하려가도 침묵하기를 택한다. 제 얼굴을 소매로 한 번 닦더니, 총을 조준한다.)
메리안이 손을 들어 까딱이자,
탄환은 금세 힘을 잃고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메리안의 턴
메리안:제가 바라지 않았을 이유도 없죠. 저는 그저 모든 이가 안전하고 평화로이 삶을 구축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해요. 모두가 굶지 않고, 추위나 더위에 위협받지 않으며, 소중한 이와 평생을 지낼 수 있는… 그것이야말로 온전한 세계이자, 모두가 추구해야 할 이상향과 같은 곳. (눈을 찬찬히 감아내린다. 손가락을 튕기자 권총 하나가 생겨나 부유한다) 끝도 없는 은혜를 베푸는 저를, 모두가 찬양해요. 설령 그러지 않는 자가 있다면, 글쎄요. 은혜도 모르고 날뛰는 자들은 제가 챙길 범위는 아니니. 이곳은 제가 만든 것이니 어떻게 굴리든 제 맘이겠죠. (눈꺼풀을 들어올려 반쪽짜리의 시선이 당신을 응시하면, 권총은 저절로 장전되어 방아쇠가 당겨진다)
캐스트:
메리안의 공격을 가까스로 피합니다.
캐스트의 턴
캐스트:은혜라.... (탄환이 뒤편 어딘가에 굉음과 함께 박히는 소리를 들으며 시선이 문득 허공을 짚었다. 집중한 탓에 세로로 수축된 동공이 창백하게 빛을 발한다.) 누군가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억지로 호의를 밀어넣는 것이 과연 은혜요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칼날이 바람에 흔들리듯 위태롭습니다.
메리안은 손쉽게 당신을 막고서, 알 수 없는 힘으로 당신을 뒤로 밀쳐냅니다.
메리안의 턴
메리안:원하지 않았다, 라. 정녕 그리 말할 수 있나요? 이전에도, 그보다 더 과거에도, 어쩌면 당신이 살아나 절 찾아오기 시작한 시점부터 계속해서 말했죠. 당신은 모르니까, 그리 말할 수 있는 거라고. 당신은 영영 모르겠죠. 당신이 남기고 간 세계에서, 인간들이, 살려준 배려도 모르는 것들이 세상을 잠식시키고 망가뜨렸다는 것을. 남아있는 희망이란 희망은 싸그리 뭉개버렸다는 것을. 그 상황에서 그들이 정녕 호의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하나요?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어차피 숙청되어야 할 세계의 악이었어요. 크리쳐를 신처럼 떠받드는 멍청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이니. (말을 내뱉는 것이 거침없다. 후우, 가는 숨을 내뱉는다) 상관없어요. 저들은 무지해서 이곳이 감옥이든 지옥이든 알아차릴 겨를도 없을 테니.
캐스트:
재빠르게 회전하며 날아오는 총을 방패로 막아보지만, 탄환은 결국 당신의 허벅지를 가격합니다.
:캐스트, 체력 4 감소.
캐스트의 턴
캐스트:차라리 그럼...망하게 두지 그랬어. 그토록 증오하는 인간들에게 사랑하고 아껴 머지않는 사람들을 기계 속에 집어넣어 돌려준 이유는 무어야. (잠시 침묵하다가도 말이 이어진다.) 네 말대로.. 그래. 그런 이들이라면, 어쩌면 제거하는 쪽이 맞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정말,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이들이 널 등졌다고.. 널 버렸다고 확신할 수 있나?)
메리안이 손을 뻗자, 탄환은 그대로 추락합니다.
메리안의 턴
메리안:저는 증오하는 이들을 이곳에 남겨둔 적 없어요. 이미 봐서 알잖아요? 저들은 전부, 제 체제에 열광하는 이들이에요. 반대한다면 안전지대에서 '퇴출'시키면 그만이니. (…….) 그럼에도, 왜 망하게 두지 않았냐고 한다면. (눈꺼풀이 얕게 가라앉는다) ……주저앉을지언정, 후회하거나 멈추어선 안 됐으니까. (언젠가 당신이 했던 말을 기꺼이 내뱉는다. 이제는 완전히 뒤틀린 해석만이 잔재한 그 말을. 몇 번이고 잃고, 망가지는 꼴을 바라보며 본래 남아있던 의미는 완전히 흩어진 말을. 그래, 그 누구도 그것이 잘못된 길이라 말해주지 않았다. 그 누구도 이것이 뒤틀린 길이라 말해준 적 없다. 말해줄 만한 이들은 전부 쓰러지고 바닥을 뒹굴며 찬찬히 사라졌으니.) 누군가는 그리 말하죠. 때로는 저를 괴물이라 취급하지만, 상관없어요. 어차피 이 세계는 제가 쥐고 있잖아요? 저들은 영원히 꿈 같은 세상 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살아가면 돼요. 그러니 제가 어떤 존재든 상관없어요. 세계만 영원히 보존할 수 있다면.
캐스트:
날아드는 총알을 방패로 막아냅니다.
:체력 감소 없음.
캐스트의 턴
캐스트:네가 그들에게.. 진상을 이야기한 적이 없었으니까. (어쩌면..이마저도 당신에게 기만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100년. 한 세기. 저로서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얼마간인가 또 한 번 홀로 감내해야 했을 당신의 의지. 그 모든 것을...)
메리안의 손길에 의해 탄환이 추락합니다.
메리안의 턴
메리안:말해줄 이유도 없죠. 절망만이 남은 세계를 이렇게 멀쩡하게 재건해준 데에 감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저들은 전부 행복해해요. 전부 사랑하는 이들과, 소중한 이들과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어요. 그런 세계에 저들이 의심을 품을 이유도 없어요. 당신은 제 세계를 그릇된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다면 행복해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어라 설명할 거죠? 이 세계를 잘 알고 있는 건 저예요. 당신이 아니라.
창이 당신의 바로 옆을 매섭게 스쳐지나갑니다.
캐스트의 턴
캐스트:스스로가 정답을 말했다고-.. 생각하는데. 옛날 옛적에..... 배부른 가축보다는.. 배고픈 철학자가 낫다는 말이 있었어. 아마 너도 들어 봤을 것 같네.. 그리고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단 말이지..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 쪽에 동의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고개를 가벼이 저어 보였다.)
메리안의 손이 채 뻗어지기도 전에 탄환이 날아갑니다.
일직선을 그리며 날아간 탄환은 그대로 쉴드를 무참히 부숴버립니다.
쨍, 울리는 소리와 함께 쉴드가 박살납니다.
메리안의 턴
메리안:(못 박힌 듯 서서 그저 당신을 관조하던 시선이 재빠르게 옆으로 향한다. 가면이라도 쓴 듯 미동도 없던 표정이 흔들린다. 잘게 시선이 떨리고, 희미하게나마 숨소리가 거칠게 허공을 부유한다. 부서지는 쉴드를 잠시간 바라보더니 이내 당신을 바라본다. 까득, 신경질적으로 이를 부딪힌다) 왜, 어째서. (어느새 꽉 쥐어진 주먹이 힘을 이기지 못하고 불안하게 흔들린다) 인간들이 세상을 뜯어보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바람에 테러가 일어났어요. 모든 것을 앗아간 그 싸움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멍청한 짓을 다시 저질렀어요. 저는 두 번이나 잃었어요. 두 번씩이나, 이 세상에서, 사랑했던 것들을 잃고, 무너지고, 그조차 감내해야만 했어요. 시아도 당신도 그 누구도 없던 세상에서, 어떤 것이든 홀로 서기를 강요당하던 곳에서! 그럼에도 어떻게든 일궈낸 것들을 왜 자꾸 부수려고만 하는 거예요? 이제는 이 세계조차 제게서 빼앗을 생각인가요? 잃게 할 것이 없어서 이제는, 제 존재의 의미조차 빼앗는 건가요? 천국이든 지옥이든 상관없어요, 전 그저 멈추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제가 살아가야만 하는 의미조차 앗아가지 말란 말이에요!!
캐스트:
악에 받친 공격을 방패로 겨우 막아냅니다.
캐스트의 턴
캐스트:(탄환을 손에 쥔다. 얇은 손끝에 힘이 들어가고, 마지막 행동을 취하기 전 시선은 다시 한 번 당신에게로 돌아갔다.)
방아쇠를 당깁니다.
묵직한 소음과 함께 탄환은 하나의 궤를 그리며,
관리 체제에 박혀버립니다.
전투 종료.
위태롭게 흔들리던 메리안의 정신이 붕괴합니다.
캐스트:
그는 무릎을 꿇은 채 주저앉으며,
메리안:어째서, 그날 죽은 게 내가 아닌 당신이었을까…….
낮게 읊조립니다.
하늘 높이 걸려있던 체제가 멈추며 땅으로 떨어집니다.
하나의 별이 수명을 다해 아래로 추락하듯, 긴 조명이 꼬리처럼 달라붙습니다.
마치 운석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굉음과 함께, 주변으로 둥글게 바람이 퍼져나갑니다.
당신과 메리안의 옷자락과 머리카락 역시 크게 휘날렸다가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따스한 바람입니다.
그와 동시에 안전지대를 이루고 있던 하나의 가짜 세계가 부서집니다.
화려한 조명이 흩어지며 검게 그을린 회색 벽이 드러나고,
관리 체제로 이루어진 것들이 붕괴합니다.
새하얀 빛이 번지며, 당신은 모든 것의 끝을 예감합니다.
수명을 다한 메리안 역시 빛에 휩싸여 사라지고 있습니다.
캐스트:(잠시 하늘을, 주변을 수놓기 시작한 빛무리를 바라본다. 그러다가도, 발을 뻗어 당신의 바로 앞까지 다다른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기울여 당신과 시선을 맞춘다.)
메리안:(걸음이 가까워져 끝내 제 앞에 다다름에도, 목소리가 머무름에도 시선은 여전히 바닥을 향한다. 어떻게… 시선을 맞출 수 있을까. 자신은 말 그대로 괴물이었을지도 모를 터인데.) ……. (그러니 어떠한 대답도 쉬이 내놓지 못한다. 여전히 남아있는 허무감과 절망감이 속에서 뒤엉켜 자신을 날카롭게 찌른다. 그것을 견디기라도 하듯 입이 몇 번이고 달싹인다) ……후회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았는데. (겨우 입을 열어 뱉은 말은, 그조차 후회가 담긴 것이다)
캐스트:(손을 뻗으려다가도, 잠시 멈춰선다. 빛을 받고 눈동자의 색만치 새하얘진 피부는 누군가에게 닿지 못한 채 그 바로 위에 얹혀 있을 따름이다.)
메리안:(……. 공허한 시선이 목소리를 따라, 들리는 말을 하나씩 밟아나가며 올라간다. 끝내 결말을 맞이하게 된 자는 어떤 표정도 짓지 않는다. 짓지 못한다에 가까울지도 모르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제 감정을 돌아보고, 그것에 솔직해지는 건 이미 오래 전에 끝내버렸다. 그것이 제게 강점이라면 강점이었고, 흠이라면 흠이다) ……저는 사과를 받을 자격이 없어요. 전부 제가 멋대로 판단한 것에 불과해요. 제가 틀렸다는 건 저 스스로가 잘 알아요. 알기 싫어서 지금까지 발버둥친 걸지도 모르죠. 제가 다 망쳤어요. 당신 말대로, 세계를 망가뜨린 이들과 별반 다를 게 없잖아요…. (힘없이 픽, 웃는다. 어떤 웃음인지는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
캐스트:(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책 한 권을 가지고 살아간다고들 한다. 그를 기록해나가는 것은 순전히 자신이며, 마무리짓게 되는 방향 역시 수많은 가능성을 품은 채 한없이 열려 있겠지.
메리안:……얼마나 그릇된 것을 품었는지 떠올리기 버거울 정도로 까마득해요. (흐려진 판단 속에서 그것들을 가려내기는 분명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껏 달려온 것이겠지. 이것이 환상인지도 모르고, 허황된 것들인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로. 까맣게 물들여진 페이지는 좀체 마르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영원히, 그렇게. 자신의 오점으로서 기록되어 있겠지. 누군가에게 비춰져 비난받는다 한들 자신이 그것을 막아낼 자격이나 있을까. 지금껏 수많은 이들을 '퇴출'시켰던 것처럼 굴 수나 있을까.)
캐스트:(잔인하지만.. 부정할 수 없을 사실이었다. 평생 아릿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끊임없이 떠올리며 통증을 기억해내겠지. 단순히 신체에 난 흉터보다도, 훨씬 더 잔인하고 지워지지 않을.)
메리안:(흐리게 웃는 얼굴이 참으로 씁쓸하다. 참으로 과분하고, 이루어질 리 없는 선택임에도 당신은 끝내 그것을 인정하는구나. 끝내 이것을 존중해주는 것이 기쁘면서도 슬프다는 것을 당신은 알까. 이조차 허황된 꿈과 다를 바가 없지 않던가. 그럼에도… 끝내 그리 말해주었기에 슬프게나마 웃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언제부턴가 위태로이 흔들리던 것들을, 이리저리 부딪치고 닳아가던 것을 당신이 잡아준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마지막에라도. 그래, 그 최후에라도 길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캐스트:그렇기에, 누군가는 우를 범하고.. 실수를 하고, 기회를 얻고.. 그렇게 나아가는 거겠지. (이렇게 말하고 있는 자기 자신마저 아마 이미 수많은 잘못을 저지르며 나아왔을 것이다. 후회는 없을지언정 어찌 아예 돌아보지 않고 나아가겠다 말할 수 있을까. 고른 호흡이 이어진다. 언제나 그랬듯이 시선을 당신에게 오롯이 둔 채, 당신이 마지막 페이지를 적어내려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본다.)
메리안:……. (찰나에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일그러지듯 웃는다. 이상하지, 이게 뭐라고. 세상을 같이 지키려 함께 방주를 나가기로 했을 때처럼, 무작정 눈물이 앞서서는.) ……그거면, 됐어요. (정말 그거면 됐어요. 이제는, 아무 욕심도 없어요……. 이어지지 않는 말은 결국 웃음으로 바뀌어 자리한다)
안대가 끊어지고,
그 밑으로 흉하게 일그러진 눈가가 드러납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 아래에서 재회의 기쁨이 드러납니다.
메리안:역시 영웅은 당신이에요. 변하지 않을, 항상 굳건할 이정표는…….
당신과 만나서 좋았어요.
당신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이어지는 말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한,
아주 조용한 멸망만이 찾아옵니다.
메리안은 끝내 빛에 휩싸여 사라집니다.
침식당해 괴로워하던 꼭두각시의 끈은 당신이 끊어주었습니다.
그는 이제 편안할 거예요.
…
빛이 완전히 사라진 뒤 드러난 것은,
100년 전 테러 때문에 황폐해진 안전지대입니다.
한참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검게 그을리고 여기저기 무너진 건물 위로 새파란 것들이 하나둘 돋아납니다.
응축된 마력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안전지대에는 100년분의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곳곳에 꽃과 나무와 풀이 피어납니다.
당신의 발치에 핀 민들레가 따뜻한 바람을 타고 흔들거립니다.
엉망이 된 거리에는 가동을 멈춘 안드로이드가 나뒹굴고 있습니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도 보입니다.
갑자기 멈춘 안드로이드를 끌어안은 채 패닉에 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또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었습니다.
정말 이 방법이 옳은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절대적인 잣대란 쓸모를 잃은 지 오래인걸요.
부모의 손을 잡고 길을 걷던 아이 하나가 떨어지는 분홍색 꽃잎을 주워듭니다.
꽃잎은 당신의 이마 위에도 한 장 내려앉습니다.
자연스럽게 꽃의 출처를 찾던 당신의 시선이 한 폐허 앞에서 머무릅니다.
만개한 벚나무 아래의 시멘트 바닥에는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이 앉아있습니다.
켈라임은 자신의 어깨에 기댇 채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잠에 빠진 트루디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살랑이는 바람에 연분홍색 꽃잎들이 휘날립니다.
당신을 알아본 그는 조금 웃습니다.
켈라임:……100년 간, 깨어나지 못할 긴 꿈을 꾸는 것만 같았어.
캐스트:한 번도.. 의심한 적 없으니까요.
켈라임:…후후, 그래. 다행이네. (옅게 웃는다) 루디의 선택도 비슷할 거라 생각해. 내가 길을 헤매면 언제나 루디가 잡아줬으니까. 이제는 까마득한 과거지만…….
캐스트:너무 오래.. 깨어 있었네요. (부드럽게 웃어 보이는 그를 바라보다가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쉬세요. 적어도.. 자다 깨는 일은 없게끔 할 테니.
켈라임:그래, 고마워. (느긋한 눈웃음을 짓는다) 아마… 이대로 루디를 만난다면, 꽤 오래 혼나겠지만…… 뭐, 그것도 이젠 기대되네. (장난스레.) 그럼…… 다음에 보자, 캐스트.
켈라임은 당신에게 작별 인사를 건넵니다.
당신은 이것이 잠시간의 단잠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끝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인간이든 아니든 말이에요.
파트너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은 켈라임은 다시 없을 만큼 안락하게 끝을 맞이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명을 다한 크리쳐의 편안한 죽음입니다.
또 하나의 꽃잎이 살랑거리며 잠든 이의 콧잔등에 내려앉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죽지 않기 위해 싸워온 이들이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고 있지 않나요.
삶이라는 긴 이야기의 끝을 맺는다는 것은 곧,
더는 바라지 않을 만큼 행복하다는 것,
혹은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다음이 궁금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도 분명 행복할 것을 확신하고 눈을 감는 것.
많이 힘들었나요,
지금까지의 모험담을 돌아볼까요.
돌아보면 거칠고 고된 싸움이었지만,
당신의 발자취는 한평생이라는 기나긴 시간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부 다 읽어냈다고 책을 덮기에는 가장 중요한 '결말'이 남아있잖아요?
언젠가는 당신에게도 그런 날이 올 거예요.
굳이 100년의 세월이 흐르지 않아도,
모든 것을 홀가분하게 내려두고 죽음에 몸을 맡기는 날이.
가장 아름다운 결말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는 미사여구가.
험한 길이라 해도 조금 더 걸어갑시다.
해야 할 일이 잔뜩 남았습니다.
아직 이 세상에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걸요.
그러니 조금 더 살아볼까요.
분명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거예요.
이 세계가 더는 클리셰 SF 세계관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잊지 마세요.
이 진부한 이야기를 빛낸 것은 당신임을.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당신은 추락한 중앙 관리 체제를 회수하기 위해 안전지대 중심부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움푹 팬 자리에 있어야 할 물건은 보이지 않습니다.
캐스트:......... (...그새 누가 주워갔나. 산들바람에 머리 끝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다가도 몸을 조금 숙여 패인 곳을 바라본다. 이어진 발자국이나 흔적 따위라도 남았나 살피려는 양이다.)
주변을 살피자,
새파랗게 돋아난 잔디 위로 무언가가 질질 끌린 자국을 발견합니다.
캐스트:(눈을 몇 번인가 깜박거리다가.. 크게 망설이는 기색 없이 그 자취를 따라간다.)
그 자국을 따라 걷는다면,
둔탁한 끌린 흔적에 불과하던 것은 50m쯤 지나자 어느덧 사람의 발자국처럼 모양이 변합니다.
그 발자국에 끝에는,
등을 돌린 사람 하나가 땅을 짚은 채 주저앉아 있습니다.
메리안과 똑같은 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이는 천천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지나치게 긴 머리카락은 오른쪽 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드러난 심장부에는 열쇠 모양 탄환이 꽂혀 있습니다.
신체 일부에서는 고압의 전류가 흘러 곳곳에 청색 스파크가 일어납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의 귓가에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하던 미고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것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메리안과 같은 색의 눈에 당신을 담은 채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하나뿐인 파트너와 똑같이 생긴 그가 천천히 입을 엽니다.
그 순간, 당신은 진부하게도 세상이 멈춘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그는 교과서를 읽듯 또렷하고 기계적인 어조로 말합니다.
구 중앙 관리 체제:……인사하겠습니다.
괴물이라기엔 지나치게 인간적이며,
구 중앙 관리 체제:저는 구 방주이며,
기계라기엔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구 중앙 관리 체제:구 중앙 관리 체제입니다.
인간이라기엔 지나치게 끔찍한 존재.
사람이 아니게 된,
사람이었던 것들.
우리는 그것을 크리쳐라고 부릅니다.
오염되고 일그러진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살아 숨 쉬고 있어.
끝까지 맞서 싸운 누군가의 영웅,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후의 크리쳐들에게 이 시나리오를 바치며.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The End.
캐스트? 메리안? 생환?
실례가 아니라면... 지금이 몇 년도인지를 물어도 될까요. (나오는 목소리에는 크게 힘이 없다.)
..제가 아는 AOC는, 크리쳐와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설립된 기구일 텐데.... 지금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있었던가요. (이어지는 질문에는, 한참인가 뜸이 이어지더니) ...예, 그럼요. 한참 전... 말씀하신 날 그 이전에, 스쳐 지나가듯이.. 본 적 있었습니다.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이만 가봐야겠어요. 오늘은 죽은 아내가 돌아오는 날이거든요.
기준치: | 85/42/17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의 제가 당신의 얼굴을 보러 함부로 나설 수 있는 상태였던가? 눈이 깜박인다. 잠깐의 대화 후에도 한참이나 변화한 도시 속에서 못박힌 듯 서 있던 그는, 결국 제가 알 만한.. 한참을 자랐고 또 굴러왔던 그 건물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예, 알겠습니다.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연락을 끊습니다) ……올라오라고 하십니다. (흘끔 당신을 보고는 한 발자국 옆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로봇 공학에 관심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뭐, 안심하세요. 당신이 목숨과 맞바꿔 지킨 안전지대는 제가 보호하고 있으니. 당신의 유지를 이어받을 이가, 제가 아니면 또 누가 있겠나요.
통제와 계산이라.. 그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너는, 행복한가.
난 여전히 무지한 사람이야. 앞으로도 그럴 테지.
하지만.... 그렇기에, 계속해서 나아가고자 하는 거고. (그 길을 막는 건.. 글쎄. 신이라도 되고 싶지 않은 이상은. 저의를 알 수 없는 덧붙임이다.) ...미안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더 수상해 보이는 건 너도 알고 있을 텐데.
넌, 내가 이걸 먹었으면 좋겠어?
누누이 말했잖아요. '소중한 당신'을 죽이는 것도 힘들다고.
기준치: | 75/37/15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아주 많이 아플 거고, 아주 많이 괴로워질 거예요. 이제 도망쳐도 되잖아요. 쉬어도 된다고요. 어차피 모두 행복하게 살았다는 결말 같은 건 멀어진 지 오래잖아요.
뭘 위해서 싸우는 거예요? 캐스트.
.....알고 있잖아. (당신을 내려다보다가도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입은 다시금 열렸다.)
그때의 대답에서, 변한 건 없어.
(전부까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가 시류에 휩쓸려 잊혀지고, 버려지지 않기를 바라니까.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으니, 마지막이나마 한 점이라도 위안을, 다시 일어나서 걸어갈 용기를 주기 위해서. 그뿐이다.)
(그것이, 제 삶의 의의였으므로.)
-..돌아올게.
(나직하나, 분명히 허상은 아니었을. 손에 힘이 들어가고, 공간을 분리하던 벽 하나를 밀어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4/42/16 |
굴림: | 4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5/37/15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84/42/16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난 살아있는 트루디 조디악이 아니라고. 그저 입력해둔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지. 걔가 메리안에게 부탁했고, 그 소원대로 날 되살렸지만…… 걔는 내가 살아났기 때문에 더 불행해졌어.
이쯤 되면 뭘 부탁하고 싶은지 알지 않냐? 난 내가 트루디 조디악이 아니라는 걸 알아. 그런데 빌어먹을 프로그래밍이, 걔를 소중히 여기도록 만들어서 걔가 더 고통받는 걸 보기가 싫어. 그리고 이건 나만의 의견도 아니고.
그때부터였을걸, 걔가 이상해진 게. 어쩌면 그 전부터 망가져 있었을지도 모르고. 아무튼, 걔는 스스로 안전지대의 관리자니 뭐니 하더니 반대하는 놈들을 하나씩 숙청해버렸어.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는데… 걔는 지금의 내가 봐도 걔가 아닌 것 같아.
(..힘이라. 당신에게는 결국 또 한번의 계기가 필요했을까. 극한에 몰렸던 당신에게, 손 뻗은 것은 자의인가 아니면 우연을 가장한 악의인가. 온갖 상념이 이어질 제 눈앞에 하염없이 쌓여 있는 것들을 바라보고) 그럼 이것들은-..
..달리, 생각해 두신 전략이라도 있으신지.
중앙 관리 체제에는 반경 1km 쉴드가 펼쳐진 상태라 그걸 부수려면 안전지대의 남쪽과 북쪽, 총 두 곳에서 쉴드의 약점을 파괴해야 해.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곧 지도 하나를 꺼내 펼친다)
민간인에게 방해받거나 목격되지 않는 곳, 그리고 탄환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곳은…… 여기.
기준치: | 83/41/16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우선은..당도한 과제부터 해결하자. 결론은 어렵잖게 내려졌으니, 문을 열고 조심스레 밖으로 나섰다.)
지금부터, 옥상에 다다를 때까지 상승 판정을 진행합니다.
1d8 롤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81/40/16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유토피아가, 소설 속의 공간으로써밖에 남지 못했던 이유는 분명히 있지 않겠어.
(그리 중얼인 뒤, 상념을 멈추고는 회의실을 나선다. 지체할 시간이 없음을 느낀 탓이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80/40/16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제 눈가 사이를 손으로 짚은 채 잠시 멈춰서 있다가도, 조용히 자료실의 문을 닫고는 밖으로 나온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따돌리고 위로 올라갑니다.
행운 +10 보정됩니다.
1d8 롤 굴려주세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5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따돌리고 올라갑니다.
행운 +10 보정됩니다.
1d8 롤 굴려주세요.
기준치: | 90/45/18 |
굴림: | 3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의 시체를 처리한 건 저였다고요. 분명히 죽은 걸 확인했는데, 그 시체에 불을 지른 것도 저인데!
바람에 날려버린 재가 아직도 손에 만져지는 것 같은데, 어떻게 살아난 거죠? 당신, 사람 맞아요?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기준치: | 79/39/15 |
굴림: | 7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라진 자리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결국엔 고개를 돌리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기준치: | 90/45/18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쩌면 이런 것들이 더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이젠 다 됐어….
소중한 사람만 있으면, 그 외의 것들은 어떻게 되든…….
(그럼에도..)
(신경과 감각을 집중된 상태로 끌어올린 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는 없었다.)
아니… 붙어보고 싶었다는 쪽에 가까울까.
...-우울해하는 것 같으면 몇 마디라도 해 주지 그랬어. (뭐-..'내'가 그랬을 리는 당연히 만무하지만....)
(실력이 동등하면 말재주도 거기서 거기겠지.. 트루디라는 사람이 조금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냥 조용히 끝내면 안 될까.. 하는 얼굴로 가만히 서서 보고나 있을 따름이다.)
.....뭐라고 대답할지는.. 알고 있을 텐데도.
얼음의 방패 - 에너미 대미지 다이스를 1d5 차감.
눈의 검 - 자신의 대미지 다이스에 1d5 추가.
캐스트-안드로이드 순으로 진행합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2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5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니.. 넌 너랑 똑같은 얼굴 보고 놀랍지도 않냐... (아니...됐다... 고개 가볍게 저어 보이고..)
5
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5
기준치: | 70/35/14 |
굴림: | 6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5 |
기준치: | 70/35/14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그냥 네가 피해주면 끝나는 일이 아닐까... (여전히 미련 못 버린 듯..)
3
기준치: | 60/30/12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6 |
2
기준치: | 70/35/14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 |
기준치: | 70/35/14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내건 말건...... 네가 언제부터 그런 거에 움츠러들기를 했다고.
1
기준치: | 60/30/12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3
기준치: | 70/35/14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67, 92, 13 |
+2: | 어려운 성공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피해: | 3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5 |
3
기준치: | 70/35/14 |
굴림: | 27, 64, 21 |
+2: | 어려운 성공 |
+1: | 어려운 성공 |
0: | 어려운 성공 |
-1: | 보통 성공 |
-2: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4, 10, 52 |
+2: | 극단적 성공 |
+1: | 극단적 성공 |
0: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2: | 보통 성공 |
피해: | 2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 |
1
기준치: | 70/35/14 |
굴림: | 96, 37, 81 |
+2: | 보통 성공 |
+1: | 보통 성공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1, 8, 20 |
+2: | 극단적 성공 |
+1: | 극단적 성공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피해: | 1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2 |
3
기준치: | 70/35/14 |
굴림: | 75, 78, 80 |
+2: | 실패 |
+1: | 실패 |
0: | 실패 |
-1: | 실패 |
-2: | 실패 |
안드로이드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저 사람들이 선택한 것을… 번복할 권리가 있나?
…꿈을 꾸는 세계가 어쩌면 비참한 현실보다 나을지도 모르지.
'네'가 정말 '나'였다면....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거야.
기준치: | 75/37/15 |
굴림: | 11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4 |
이미 만나봐서 알겠지만, 메리안은 너를 너라고 생각하지 않아. 나 역시 캐스트라고 인정받지는 못했다만…….
하나 묻자.
너는 내가 가짜라고 생각하겠지.
그렇다면 너는. 진짜라고 생각하나?
그건-..네가 정하는 거잖아.
저는 지구에 남았습니다만, 메리안 님에게 끊임없이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제 존재 자체가 메리안 님에겐 위협이겠지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또 다른 강자를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다면, 이 기기는 마지막 안드로이드가 회수해 당신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이걸 보고 있다면 저는 이미 죽었다는 뜻이겠죠. 그리고, 당신은 여전히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고 있고요. 그런 당신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입니다.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히 소원을 빌었습니다. 살고 싶다고, 죽고 싶지 않다고 외쳤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겐 육체가 남지 않았지만요. 그런고로, 그건 이룰 수 없는 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부순 악신은 사라져가며 당신의 소원을 들어주었습니다. 가장 끔찍한 형태로 말입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크리쳐는 아자토스에 의해 한순간에 기화했습니다. 그리고 대기로 흩어져 당신의 영혼체와 결합했죠. 그러니까, 당신의 육체는 크리쳐입니다. 크리쳐가 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이 된 크리쳐요.
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중앙 관리 체제. 그건 제가 직접 만든 시스템입니다. 재료는 방주와 아자토스의 찌꺼기였죠. 거기에 메리안 님의 눈을 사용해 메리안 님께서 힘을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메리안 님의 상태가 그렇게 피폐해져 있었을 줄은.
파훼된 아자토스의 찌꺼기가 메리안 님을 집어삼킬 줄은…….
그 이후로 메리안 님은 변했습니다. 제가 살해당한다면, 그 원인 역시 메리안 님이겠죠.
그리고, 짐작 가능한 범위 내인 것은……
그 장치가 가동을 멈추면 연결된 메리안 님 역시 죽어버립니다. 100년이나 흐른 지금, 체제와 메리안 님은 완전히 융합되었거든요.
미고는 넘치는 지식욕을 채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입니다. 저 역시 미고답게 제 욕심을 채웠을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제가 종족의 수치라거나 모자란 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처해서 이 거대한 흐름의 끝을 보고자 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뒤집힌 먹이 사슬도 참 재미있는 이야기지요.
덕분에 원하는 만큼 지켜보았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영웅의 일대기에 한 획을 그은 자가 될 수 있어 기뻤습니다.
당신들을, 당신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를 정말로 좋아했어요.
기준치: | 78/39/15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얼마나 지났을까.)
(프로젝터를 응시하느라 등이 둥글게 말린 채 바닥에 앉아 있던 몸이, 멈춘 시간 속에서 같이 정지한 것처럼만 보였던 신체가 미동한다.)
(총을 주워든다. 남은 한 손으로 무릎을 짚고 일어선다. 약간 벌어진 입새 사이로는 소리 없는 숨결이 흩어져 공중에 사라지니 주변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백색의 안개만이 그가 정상적으로 호흡하고 있음을 증명할 따름이다.)
(안경을 고쳐 썼다. 찢어지거나 너덜해진 군복을 덜어내거나 묶어 두고, 자세를 곧이 폈다.)
(그 어디에도 시선을 꽂지 않은 채, 전방에 둔 눈동자가 눈꺼풀에 가려졌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한 번의 깜박임에 한 걸음. 이윽고 다다른 것은, 철문 앞.)
(비틀린 강철 이음새가 신음하는 소리와 함께 틈 사이로 몸을 어렵잖게 집어넣었다.)
-쿵.
(또 하나의 막이 내린다.)
다음은… X제약 회사겠죠.
슬슬 지루하지 않도록 최종 보스가 등장할 시기인 것 같으니,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 곳에서, 기다리고 있겠어요.
약 하나가 굴러다닙니다.
캐스트, 체력을 완전히 회복합니다.
그 외, 저장된 다른 파일이 있습니다.
……아주 옛날, 켈라임과 트루디의 영상입니다.
크리쳐와의 전투가 끝난 뒤 다친 켈라임을 업은 트루디가 황급히 제약 회사 내부에 들어옵니다. 그는 미친 듯이 약을 찾다가, 켈라임이 결국 죽어버리자 괴로운 듯 옆에 주저앉습니다. 바보같아요. 어차피 켈라임은 다시 살아날 텐데.
두 사람을 보던 당신은 메리안과 함께하던 시절을 떠올립니다. 분명 어쩔 수 없었던 거겠죠. 그만큼 소중했으니까요. 켈라임과 트루디, 두 사람은 100년 간 정말 행복했을까요. 당신은 결코 알지 못할 이야기입니다.
그것이, 누군가의 '기억'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한동안 그 모습을 눈에 담다가도 영상을 종료시킨다. 이외에 더 볼 만한 것이 있나, 한 번 훑는 눈짓과 함께다.)
메리안.
-..네 정의는, 무엇이지.
네 세계에.. 나를 담지 말라고 했었잖아.
네가 정말 그것이 정의라고 생각한다면-.. 미안하지만, 나는 틀렸다고 말하는 수밖에는 없어.
(내가 기억을 되찾고 나서, 언젠가의 과거에서, 방주에서, 그리고 마지막의 순간에. 언제나 바랐던 것은 저를 위하는 것이 아니었다. 돌아보지 못하고 달려온 당신이 오롯이 자신만을 생각할 수 있기를. 누군가에게 흔들리지 않고 올곧이 살아가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당신이 묻어 두었던, 혹은 새로 발견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기를.)
(그뿐이었음에도...)
골 때리지.. 그거 하나를 가만히 두지 못해서 안달이니.
(그리 대답하고는 총을 고쳐 쥔다. 그 이후로는 어떤 말도 이어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무언가 다르길 바랄게요. 이젠 이것마저 지루해 미칠 지경이니까.
COC 기본 전투 룰을 사용합니다.
메리안-캐스트 순으로 진행합니다.
기준치: | 80/40/16 |
고장: | -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6 |
기준치: | 70/35/14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3
기준치: | 75/37/15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9 |
기준치: | 80/40/16 |
고장: | -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3 |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천국은 또 다른 형태의 지옥이요 감옥이라는 말. 들어본 적 있어?
기준치: | 60/30/12 |
굴림: | 69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7 |
기준치: | 80/40/16 |
고장: | -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피해: | 5 |
기준치: | 70/35/14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1
(정말, 그 순간 세상의 모든 이들이 널 등졌다고.. 널 버렸다고 확신할 수 있나?)
그렇기에 넌..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14 |
기준치: | 80/40/16 |
고장: | - |
굴림: | 7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4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4
언제까지고, 혼자서 쥐고 있을 수는 없어. 알잖아.
(네가 만약..조금이라도 사람으로서-.. 아니라면, 진정한 의미에서 '함께' 살아가고자 한다면.)
네가.. 거부하고, 원망해 마지않는 이들과 똑같아지지 마.
(보존할 것은 세계같은 거창하고 거대하고 무거운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기준치: | 75/37/15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19 |
(하아, 지루하다는 듯 숨을 내뱉는다) 아뇨. 어차피 저는 시작부터 혼자였어요. 시아도, 당신도, 다른 이들도 전부 사라진 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홀로 이 세계를, 영원히 쥐고 있는 것이 전부예요. 제가 틀렸다고, 옳은 일이 아니라고 말하려고 한다면, 저는 그조차 들을 여유가 없으니 그만 관두세요.
기준치: | 80/40/16 |
고장: | -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피해: | 9 |
메리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천국도, 지옥도 될 수 없어.
(걱정 없는 무한한 기쁨이란 열정에 대한 저주 같은 것.)
(동시에 인간이란 끊임없이.. 탐욕에 빠지나 동시에 그를 돌파할 빛마저 탐낼 수 있는 존재.)
(옳고 그름의 영역을 따지기에는..이미 너무 방대해졌고, 또 멀리 와버렸다. 그런 방향으로 설득시킬 마음은 없었다. 제가 한 말을 감당해야 했거니와.. 저 역시, 이곳에서 홀로 서 있었으므로.)
(언젠가는 등을 맞대었던, 당신과.)
기준치: | 75/37/15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피해: | 18 |
(그저.. 알아주길 바랐다.)
더 이상은, 다시 한 번-...
혼자가 아니라고.
기준치: | 80/40/16 |
고장: | -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피해: | 3 |
기준치: | 70/35/14 |
굴림: | 92 |
판정결과: | 실패 |
4
그리고.. 그 인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과거의 넌 다시 한 번 나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현재의 네가 어떤 방식으로든 사고하며 살아갈 수 있었지.
(감정의 방향은 정 반대일지언정, 설령 그 도중에 들어서서는 안 되었을 악의가 발을 내밀었을지언정.)
보아라.
(당신은 여전히 깊은 곳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보호하고자 했고, 비틀렸을지언정 정의를 추구했으며, 모든 것을 포기하느니 잘못된 방식으로라도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를 택했다. 오염되고 덮인다 한들 절대로 온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철혈을 닮은 의지를.)
(당신은, 여전히 지켜오고 있었다.)
(제가 당신에게 포기하라는 감히 종용하는 것은 그 의지가 아니다. 제게는 그럴 권리가 없다.)
(그는, 그저 당신을 단단히 둘러싼 그 껍데기를 조금이나마 들어올리고자 했다.)
(더 이상은 혼자서 감내할 필요 없다고. 홀로 어딘가에 남아서 억지로 길 아닌 곳에 길을 만들어가며 서 있을 필요 없다고. 제게까지 그 장벽을 세울 필요는, 없을 거라고.)
(그뿐이다. 한참이고 흔들림 없이 순수하고 곧은 시선은 당신을 피하지도, 해치지도 않았다.)
(찰나에 고개가 돌아가고, 탄환이 부서진 방패 안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메리안.
......후회해?
잘못했다고-... 네가 틀렸다고 말하려던 게 아니야. 다만...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다시 한 번 그 문장을 반복한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그 공허함을, 미약하게나마 채워주지 못해서. 그리고 저로 인해.. 당신이 다시 한 번 상처받게 만들어서.)
당신은 그저, 제 페이지가 멈춰있던 사이 수많은 이야기를, 기억을 빼곡히 써내려갔고.. 그랬기에 먼저 닫을 수밖에 없었던 것뿐이다.)
내가 말한 건 공식 같은 게 아니니까. 해석하는 건,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나아가는 건.. 당연히 너의 자유야. (당신을 그토록 막아섰던 이유는.. 그래야만 했던, 오롯이 당신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나아가야 했던 길에 그릇된 것이 개입하여 페이지에 까맣게 잉크가 퍼졌기 때문이었다. 그걸 감히 누구의 잘못이라 따질 수 있을까.)
그렇지만-.. 저들에게 동시에, 깨달음을 주었고.
완전히 행복만이 가득한 세상은.. 존재할 수 없어. 설령 그것이.. 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기적에 의해서라 하더라도.
(당신과 꼭 닮아 있었을 당신의 혈육을 생각해 본다. 그 옆에 서 있던, 강직하고 올곧은 이를 떠올린다. 그리고... 먼 과거를 파헤쳐, 한때 당신에게 하나의 세상이었을 이를 회상해 본다.)
재미없고.. 김 빠지는 결론이야. 그렇지?
(여기까지 달려왔는데, 쥐고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건. 한숨, 혹은 웃음을 닮은 숨소리가 허공에 퍼진다. 표정은 여전히 비어져 나오는 것이 없었기에 그것이 어느 쪽에 더 가까웠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기억하고 싶은-.. 잊지 않고 싶은 것이 있을까. ..-있었을까.
(그 짧고 긴 페이지 속에서, 당신은.)
(귓가를 울리는 물음에는 다시 시선이 바닥으로 향한다. 이제는 주워담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남지 않았고, 페이지는 전부 오염되었을 텐데. 온전한 것을 찾기란 꽤나 어려울 텐데. 수십 년을 담고 땅으로 추락한 책을 찾듯 손이 바닥을 짚어내고, 그대로 꾸욱 주먹을 쥔다)
…저는. (말문을 열어도 좀체 쉽게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잊고 싶지 않은 것. 자신이 무언가를 품는 것조차 과분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젠 전부… 옛날이에요. 어떤 것을 기억하든. (다만 그럼에도, 감히 무언가를 입에 담을 수 있다면.)
…… ……감히 제게 미래가 남아 있다면, 여분의 페이지가 남아 있다면. 그때는…… (버거운 듯 숨을 삼킨다) ……그때는, 곧은 방향으로 세상을 사랑하고 싶어요. 본래 제가 품었을 법한 정의를 품고. …그게 다예요.
(허나.. 동시에 그렇기에, 언젠가의 당신은 그를 딛고 더욱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희망에 가득 찬.. 어쩌면 천진난만한 소리같이 들린다 한들.. 어쩔 수 없었다.)
(그는 한평생 그런 이상을 안고 살아온 사람이었으니까. 그것이 그의 책에 지워지지 않을 잉크로 쓰인 문장이었고, 그렇기에 그가 그로서 건넬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으니까.)
(영혼, 육체, 진짜와 가짜.. 그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 자기 자신을 정의내리는 것은, 당연히 스스로이니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까.
그렇기에 그 우매한 이상주의자는, 마지막 순간에도 당신에게 미래를 이야기한다.)
-그거면, 충분해.
(제가, 가장 동경하고 또 이끌렸던 그 부분을.)
(당신이 잊지 않았으니, 그가 어찌 기껍지 않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 역시, 이런 건 너무 어렵네요. (끝내 흐려진 눈을 눈꺼풀로 가려낸다. 이 다음을 그리고 싶어지니까. 앞으로 제가 벌인 일을 전부 속죄하는 한이 있더라도 살아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망이었으니. 이를 억누르려 눈꺼풀을 단단히 닫아버린다. 나에게는 더 이상 써내려갈 펜도 종이도 없으니 더 이상 욕심을 부려선 안 된다.)
언젠가, 다시 만나면…… 그때도, (…, 숨을 삼킨다) 그때도… 친구로 지내줄 거예요? (참으로 바보같은 질문임에도 결국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어 당신이 마지막으로 건네온 질문에는, 시선과 시선이 마주한다. 돌고 돌아.. 결국에는 빛을 잃지 않은, 푸른 하늘을 닮았을 그 눈동자를 가만히 시선에 담는다.)
...네가 원한다면, 언제까지나.
캐스트, 너는 어때. 후회 없는 선택을 했어?
(그것이 저를 살아가게 했던 원동력이었고, 앞으로를 살아가고 또 나아가게 만들 근원일 테니까.)
주저앉을지언정, 절대 후회하거나 멈춰서지 않을 것이니.
……어쩐지… 굉장히, 졸리네. 지금 잠들면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아.
모든 기억을 가졌으나 외형은 틀림없는 기계 인형입니다. 메리안이면서 메리안이 아닌 그를, 당신은 예전처럼 부를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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